시월이 가네
짙푸르던 꿈 다 살라먹고
온몸 바알갛도록 바둥거리는 인연
사부작사부작 떨어 내리며
시월이 가네
아, 세월이 가네
이산 저산 붉게 물들이며
낯빛도 붉게 물들고 나면
서러움이려는 지 부끄럼이려는 지
가슴도 붉게 물들고 말레./ 졸 시 '시월이 가네' 전문
가을이 중문으로 들어서더니
썰물이듯 시월을 빠져나가려 한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고 한다.
그걸 되돌릴 수는 없는 걸까?
지구는 둥글다는데
돌고 돌면 제자리가 되는 걸까?
흔히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걸 영원이라 하지만
그게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비극은 시간과 공간의 어긋남에서 탄생한다.
같은 시간대에 있어야 할 사람이
시차를 달리해 존재한다면 슬픔이요
같은 장소에서 마주해야 할 사람이
떨어져 있다면 외로움일 테니까.
나의 마음은 푸르름에 머무는데
낙엽은 속절없이 떨어져 뒹굴고
밀물은 썰물이 되어 어디로 사라지고 있구나.
문명은 속도의 무한경쟁 속에 있고
시간과 공간이 한없이 축소되는
소용돌이는 어지러움이다.
나는 현재에 머무는가?
과거에 머무는가 미래에 머무는가?
그저 어지러움일 뿐이다.
몇 해 전 ‘시월애’ 란 영화가 이목을 끌었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時越愛) 이야기,
우체통을 매개로 한 사랑이야기였다.
우체통은 소통을 상징한다.
허나 시간과 공간을 좁혀주지는 못한다.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을 기억으로 치환해
가슴에 묻어두고 적당히 떨어져 살면서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펼쳐보는 삶,
그게 시공(時空)을 초월해 살아가는 지혜가 아니던가?
저 빨간 우체통에 오늘의 사연을 넣어두자.
그리고 어제의 사연들을 잠시 꺼내어 보자.
함께 넣는다면 사랑일 터요
따로따로 넣는다면 그리움이려니.
함께 꺼내어 본다면 사랑일 터요
따로따로 꺼내어 본다면 추억이리라.
갑진년 올해는 백 년만의 더위가 엄습하고 갔다.
산야도 몸살을 앓았던지 단풍다운 단풍도 없다 한다.
그래도 나에겐 빨간 우체통 하나 있느니
가는 시월을 바라보며 여기저기 헤적여본다.
첫댓글
시월이 가네요.
붙잡을 수 없는 시간
잡아 둘 수 밖에 없는 체념
처연해 지면서
마른 잎 구르듯이
마음을 부스럭 거리게 합니다.
고운 단풍잎처럼 있을 수 있다면
가을이 간다고 해도
서럽지 않겠습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모랫뻘 곁에,
느림 우체통 처럼
빨갛게 ...
그래도 노래한다는건 추억이 있기 때문이요
바람이 있기 때문이지요.
비록 갈무리 된게 적다면 바람이라도 해봐야 하겠습니다.
사진이 참 아름답습니다
2024년 10월도 추억속으로 사라져갑니다
멋진 11월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가는 세월은 가더라도
그래야겠지요.
제가 있는 여기나 계시는 그곳이나
여름이 길어서인지
가을이 후다닥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난주엔 활엽수 많은
동쪽으로 다녀오는 덕분에
압축된 가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저는 가을을 정사진으로 즐기는 거라면
마음자리 님은 동영상으로 즐기는 거라고나 할까요?
일은 일대로, 감상은 감상대로~
낙옆을 남겨놓고
시월도 가고
가을은 갔습니다.
남겨진 뒷 모습이
너무너무 예뻐서
아파트 주변 담았습니다.
늦은 나이에
고전무용 시작하고
버겁고 보람도 있고
내 손으로 연습복 제작도
하면서 행복을 느껴갑니다.
주변 경관이 좋은 모양입니다.
시간도 잘 활용하시는 것 같고요.
행복이 늘 이어지시길 바라요.^^
내용은 읽는 둥 마는 둥.
첫 번째 사진에 맘이 뺏겨 보고 또 보고
저장해 보려니 안된다네요.
여하튼 10월 마무리 잘 하고,
11월도 가을은 절반 일 테니
늦가을을 즐겨 보는 것도 ...
글이든 사진이든
관심 고맙습니다.
시월이 가기 전에 빨알간 우체통에서
'인연'이란 편지를 볼 수있어서
천만다행이예요. 선배님^^
늘 건강하세요.
네에, 그건 기억이니까요.
잘 지내지요?
언제 석촌호수에 한번 들려요.
'우체통은 소통을 상징한다.
허나 시간과 공간을 좁혀주지는 못한다.'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사람들에게
우표를 붙인 편지를 우체통에 넣던
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지금처럼 손전화가 없던 시절에
우체통을 보며 마음 설레곤 했지요.
그리운 사람과의 소통의 상징.
우체통.
시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대구에 있는 병원에 다녀오면서
영동에 있는 월류봉이란 곳도
다녀오고, 나름 뜻깊은 시월의
마지막 날을 보냈습니다.
석촌 님,
시월이 가네
잘 읽었습니다.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월류봉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정자사진을 올려봅니다.
다녀가셨군요, 고맙습니다.
달이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
사진을 신비스럽게 찍으셨네요..
빛내림 효과가 ~
11월은 겨울의 시작이라해도
될터인데,,
올해는 단풍이 1주일은 늦어지는거
같습니다. 11월 되니 숲속의 새 소리도
많이 줄어드네요^
이르면 11월 초에 눈도 내리니까요.
사진이 너무나 멋집니다. 이제 시니어들에게는 10월31일이 가을철 마지막 밤으로 여겨 술한잔하거나 놀러가는게 대세입니다. 젊은이들은 그날이 바로 할로윈 데이로 실컷 즐기는 날이 되었구요..
10월에 간 다음에 글을 읽었습니다 .
11월이 왔습니다 .
갈것은 가고 올것은 오는게 세월의
이치 인듯 싶지만 아쉽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