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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법칙(The Peter Principle) (왜 조직에서 승진할수록 무능해지는가?)
위계 조직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법칙. 미국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가 주장한 이론이다. 그는 직원들이 성과를 낼 수 없는 직위까지 승진해 결국 조직은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또한 무능의 단계에 이른 상관들은 부하 직원을 평가할 때 업무 성과보다, 태도나 단정함 등의 개인 성향을 높게 평가하게 된다며 이런 경향을 ‘피터의 도치(Peter's Inversion)’라 부르기도 했다. 피터의 법칙은 캐나다 출신의 미국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 1919~1990)가 제시한 것으로, "위계 조직에서 모든 직원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In a hierarchy, every employee tends to rise to the level of his incompetence)"는 것이다. 피터는 또한 이 법칙의 귀결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조직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무능한 직원들로 채워질 것이며, 하위직 직원들의 신조는 "나 살 길만 찾는 것(taking care of the molehill and let the mountain take care of themselves)"이 될 것이라고 했다. "능력 있는 상관은 '성과(output)'로 평가한다. 하지만 무능의 단계에 이른 상관들은 조직 내 부수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부하들의 등급을 매긴다. 그는 부하들이 회사 규칙이나 관례를 잘 따르는지, 별 말썽 없이 현재의 체제를 잘 유지하는지를 두고 능력을 평가할 것이다. 그런 상관들은 부하직원의 민첩성과 단정함, 상관을 대하는 태도, 내부 업무처리 능력 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 간단히 말해 그 상관은 '투입물(input)'로 평가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올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무엇이든 많을수록 좋다는 식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이처럼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큰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우리는 삶의 의미를 재평가하고 자신의 지능과 기술을 인류의 보존과 인간다운 특성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창조적 능력을 거대한 죽음의 덫을 만드는 데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창조적 작업 능력에는 융통성 있는 지적 능력이 요구되며, 천재적 수준의 지능은 오히려 창의성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아이큐 180 이상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영민함 때문에 새롭거나 색다른 것에 내재된 불확실성을 찾지 못하고 좌절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창조성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는 이것이 '피터의 법칙'과 같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마 주변에서 똑똑하지만 창의성은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고, 분석에 뛰어난 자질을 지니고 있다. 입사 첫 해에 그들은 업무 처리 능력을 인정받지만, 승진을 하면 더이상 그렇지 않게 된다." 올리버 버크먼(Oliver Burkeman)은 자신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더 많은 봉급과 명예 때문에 높은 자리를 받아들인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며, 더 끔찍한 일은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지 모른 채 그런 직책에 오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는 「무능하면서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Unskilled and Unaware of It)」이란 논문으로도 발표되었다.
코넬대학 심리학자들은 '지식, 지혜, 재치' 등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반면, 최고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은 오래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멍청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갖는 반면,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큰 의혹을 품는다는 것이다." 피터의 법칙은 부분적으론 기업의 합당하지 않은 격려 구조와 직원 승진 구조가 낳은 것이다. 즉, 승진이 격려의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승진하지 않더라도 임금 체계를 바꿔 낮은 직위에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다든가 하는 등급제도의 다원화가 해결책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피터의 법칙은 연고가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의 조직 문화에선 '법칙'이라고 할 것조차 없는 상식이 된 건 아닐까? 연고의 힘에 대한 보은(報恩)을 위해 승진할수록 무능해질 뿐만 아니라 평소 인맥 관리에 신경을 쓰느라 업무에선 무능해질수록 승진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게 아닐까? 군과 검찰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회사에서조차 후배가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사표를 쓰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는 한국의 조직 문화에선 등급제도의 다원화도 쉽지 않은 일이니, 피터의 법칙은 불멸의 법칙으로 군림할 수밖에 없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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