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쓴 이누야샤 편은 반응이 시원치 않더군요. 이번 거는 더 안 좋을지도... 저번에는 그래도 동의하시는 분이 한 분은 있었는데.^^
전 천방지축모험왕을 보면서 일본의 저력을 봅니다.
캐뱅 회원분들은 대부분 "천방지축 모험왕같은 가벼운 작품에서 무슨 일본의 저력을 느끼나?"하시겠지만 바로 가벼운 작품이기 때문에 저력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가벼운 작품에도 놀라운 작품성이 보입니다.
이 작품은 대교방송이 일주일에 다섯 번씩 방영해서 정말 지겹도록 본 작품이죠.
먼저 이 작품의 배경입니다.
여기 나오는 나라는 대개 실제로 있는 곳들입니다. 코코공주가 있는 나라는 이집트(하도 오래 전이라 기억이 안 나요), 카이야國은 일본, 칭카이國은 중국이죠. 이들 나라는 꽤나 깊은 역사를 갖고 있고 신화가 많다는 공통점이 보입니다. 그래서 등장인물이 대개 신화속 주인공들이죠. 실존인물도 있고요.
제스터와 함께 다니는 꼬마악마 잇큐(一休)는 일본 무로마찌 시대에 살았던 재미있는 스님이라죠? 만화책으로 '스님탐정 잇큐'도 나왔죠?
그밖에 제스터일행이 간 카이야國의 궁전에 있는 수로왕자와 주로왕자 형제 중 주로왕자(인드라신이 변신한 거지만)는 일본에 불교를 전파하려던 쇼토쿠태자를 연상시킵니다. 용왕의 누이 해라여신은 일본의 최고신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天照大神)라고 보면 문제 없죠.
칭카이國(중국)에 가서는 신선들도 만나고 푸타(불타)족도 만나죠? 푸타가(불교가) 중국에 오면서 신선들이 지옥에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근데 간단할줄 알았는데 내용이 엄청 많네요. 짧은 작품에 이런 내용을 축약한 작가가 경이롭습니다.
배경은 이쯤 하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제가 100%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요)을 정리하자면 '神들은 위선자다. 인간을 위하는 척 하지만 결국 인간을 갖고 놀려고 한다. 인간의 본래모습을 되찾자.'정도 될까요?
제스터란 인물을 보면 간사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도덕이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타락한 인간으로 나오죠. 권선징악적 이야기에서는 열두번은 지옥에 떨어져도 떨어질 인간인데 오히려 미륵(김필진 님)이나 태양신 프로테와 달의 신 바라바루나를 섬기는 무녀(역시 김필진 님)를 가르치죠. 항상 자기자신을 잃지 않죠.
제스터와 루베트가 각각 프로테와 바라바루나에게 시험을 받을 때 그들이 제스터와 루베트에게 자신들을 섬기면 안식을 주겠다고 하니까 제스터가 과거를 회상하며 "그래, 지지리도 운이 없고 힘든 인생이었어."라고 말하지만 곧바로 "그래도 그 불행까지 포함해서 나야!"하고 외치죠. 엉덩이에 무슨 문장을 새기고 사라지는 프로테...
이 메시지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관계없이 이런 내용을 별로 심각한 티도 안 내고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가 놀랍고, 이런 작품을 만드는 작가를 수도 없이 보유한 일본이 두렵습니다. 우리도 이런 만화가 많이 나와야 할텐데 하고 생각해 봅니다.
권선징악을 비틀고 신의 존재는 부정하다시피 하면서 결국은 휴머니티를 강조하는 작품이 많아진건 신의존재도 위안으로 삼을수 없을만큼 사회가 혼란하다는건가....아니면 전통깨부시기인가...ㅡㅡ펼쳐진 이야기는 많지만 제대로 마무리된건 없고 결론도 없이 흐지부지한 마무리가 좀 아쉽죠^^
첫댓글 제스터는 애초부터 정상적인 왕자에서 반을 떼어 놓은 거니까 사악함만이 남는 수밖에...
권선징악을 비틀고 신의 존재는 부정하다시피 하면서 결국은 휴머니티를 강조하는 작품이 많아진건 신의존재도 위안으로 삼을수 없을만큼 사회가 혼란하다는건가....아니면 전통깨부시기인가...ㅡㅡ펼쳐진 이야기는 많지만 제대로 마무리된건 없고 결론도 없이 흐지부지한 마무리가 좀 아쉽죠^^
흐지부지한 마무리란 게 제 글 말씀입니까, 천방지축 모험왕 말씀입니까? 제 글이 그렇다면 다듬어야겠군요. 제가 생각해도 좀 부족하네요.
아아 잘 읽었습니다만...눈이 아프네요...허허허허;;; 엔터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