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장종훈 송진우가 좋아 빙그레의 팬이 되었든, 작년에 감독이 좋아 이글스의 팬이 되었든 어차피 같은 자격(?)을 가진 한화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글스를 사랑했던 기간이 다를수야 있지만, 내가 지금 한화이글스를 좋아한다면 거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있으니까요.
팬심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 열명을 줘도 송창식 하나와 안 바꿀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송창식이 아니라 김태균 로저스 열명을 주어도 감독 하나와 바꾸기 싫을 수도 있겠죠. 누구를 더 좋아하든, 같은 사안을 두고 누구와 다른 시선으로 그 문제를 바라보든, 그것은 각자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투수 운용이 잘못됐다'고 말할 권리가 내게 있다면, '그래도 괜찮다. 믿고 보면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할 권리가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있으니까요.
저는 이제 김성근 감독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경기를 지켜보면서 믿음이 회복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를 믿으며 더 기다리고 싶지 않습니다. 손끝에 피가 돌지 않는 병이 생겨 5년이나 마운드를 떠나 있던 선수에게, 이미 입단 13년차의 경력에 팀이 어려울 때마다 보직과 타이밍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 늘 최선을 다했던 선수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저는 감독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내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회원이 제게 '그러지 말고 믿어봅시다' 라고 말해도 저는 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그렇다면 상대도 똑같겠지요. 김성근 감독을 믿겠다는 회원에게 제가 쫓아가서 "안돼요, 감독을 불신해야 합니다. 감독을 믿는 것은 나쁜거예요" 라고 말한다고 그 사람이 제 말을 들을까요? 듣고 안 듣고를 떠나서 '그것은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내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저는 그냥 내 생각만 얘기하면 됩니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그런 판단을 내렸다]는 개인적인 생각 말입니다.
야구 카페에서 야구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칭찬할 것이고, 또 누구는 날 선 비판을 하겠죠. 칭찬이 아니라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직접 비판글을 쓰면 되는 것이고, 비판이 너무 많으니 따듯하게 위로도 좀 해주자고 생각하면 본인이 직접 그런 따듯한 위로 글을 쓰면 그 뿐이겠죠.
야구 얘기 하기도 바쁩니다. 수년째 타이트한 페이스로 등판하는 송창식, 지는 경기에 자꾸 올라오는 필승조, 지난주에 4연투 하고 이번주에 또 4연투하는 젊은 불펜, 1-2군 오가며 2~3일 간격으로 공을 던져야 했던 미래의 선발투수들, 투수진 완전히 무너진 넥센도 하고 있는 5인 로테이션을 우리는 왜 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논의.....이런 얘기를 하는 곳이 야구카페 게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개의 팬은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 입 다물어라] 하는 얘기 말고 말입니다.
내 팬심이 소중하면 상대의 팬심도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상대의 팬심은 건드리지 말고 그냥 내 팬심과 판단에 따라서만 얘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팬들끼리 싸우면 뭐하겠습니까. 야구 얘기를 하려고 모였으니까 야구 얘기 해야죠. 그게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팬심에 대해 얘기하는 것 말고도, 할 얘기가 많지 않을까요? "어제 경기에서 왜 그렇게 했는지"가 중요하지, '어제 경기에서 그렇게 했는데 너라는 팬은 왜 다르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첫댓글 네 그렇습니다.
공감입니다
네 맞는 말씀입니다.
옳으신글 입니다.
공감합니다. 팬은 죄가 없죠. 김감독이 문제일 뿐입니다.
맞습니다 옳은 의견이십니다. 누구나 논거를들어 의견을 내고 비판할 권리가 있고, 저 또한 건전한 논쟁을 좋아합니다. 다만 제 생각은 논거가 아닌 특정한 성향을 가진 일부 회원들께 그런 성향을 표하시기 전에 한번만 생각해 주십사 역지사지를 부탁드린 것뿐입니다. 그분들은 의견도 내면 안된다 그런 뜻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봐오고 더 잘아는 감독님의 팬들이 예전에 이런 사례가 있었는데 결국 어떤 방향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셨다~ 식의 분석으로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건전한 토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공감합니다. 다들 다르겠지만 제 우선순위는 이글스의 승리에 관한 승리를 위한 이야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전 감독이 누구든 선수가 누구든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이글스가 이기는야구 재밌는야구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