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박경석 장군님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아침이 기쁜 일로 시작되는군요.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아내가 현관문을열더니,
"박경석 장군님이 예쁜 시집을 보내주셨어요."
고 하는 게 아닙니까? 달려나가 가슴에 안았습니다. 우선 장군님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져서 한참 그대로 서 있어 있었습니다. 裝幀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사모님의 빼어난 그림과 어우러지다 보니 장군님의 여든한 편의 시가 더욱 감동을 불어일으키리라 짐작합니다.
오늘부터 며칠간 拜讀하겠습니다.
여유 있게 더 보내 주신 力著 <귀향>은 母部隊 26사단 전우(사단장 양병희-신인호, 사단주임원사 이경진, 허수* 군악대장-15사단으로 옮김, 부사단장 윤성필)들에게 보내겠습니다. 1사단 12연대 과장이었던 심규* '이기자 부대' 군수참모 보좌관에게도--.* 표시를 한 전우는 현역이라 이름 전체를 안 밝힙니다.
지금 소설 한 편을 창작하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도 이만하면--'이라는 제목으로.
옛날 21년 동안 무료 노인학교를(매주 토요 오후) 운영하던 시절, 세 번에 걸쳐 4박5일씩 학생들을 각각 78, 30, 80명 인솔하여 대북 및 태국,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첫 여행 시 부부 학생이 같이 참여했는데, 이름이 김또출과 송또분! 세상에 이런 우연의 일치가 어디 있겠습니까? 李元雨라는 이름을 쓰는 문인이 셋입니다. 저는 소설, 대구의 이원우는 수필, 서울의 이원우는 詩--. 단 막내 이원우는 전주가 본관이고 저와 대구의 이원우는 같은 경주 이씨. 派도 같습니다.
부인의 이름이 '자(子)야, 옥아, 순아, 희야, 숙아'가 아니면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웃음)
윤석열-김건희, 이명박-김윤옥, 노무현-권양숙, 김영삼-손명순, 김대중-이희호(가운뎃자이긴 하지만), 박정희-육영수(신랑 육영수와 신부 박정희라고 주례가 소개했다는 일화), 전두환-이순자, 노태우-김옥숙, 이승만-이금순(프란체스카). 심지어는 내각책임제의 장면 총리의 부인은 김옥윤이었지요. 이명박의 부인 이름이 김윤옥인 것과 비교하면 웃음의 절로 납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예외입니다. 윤보선 및 최규하 대통령.
이런 예들을 들고 나서, 장군님과 문중섭 사단장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서술하겠습니다. 물론 허구도 섞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장군님의 墓所에 얽힌 역사를 들먹일 생각입니다. 그 앞에서 '현충일 노래'를 부르던 생각이 절로 납니다. 전쟁문학회 창립의 주인공이 두 분이셨고, 그 두 분이 咫尺에 누워(?) 계시던 때 제가 찾아뵙던 그 숙연한 심경! 그리고 전쟁문학상을 제가 받았으니, 두 분은 제 문학의 스승이기도 하십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기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경 자, 석 자로 이름을 지으면 나중에 장군이 될 확률이 높다는 가설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박경석 장군님, 장경석 장군님 (한 분은 제가 직접 뵙고, 취재도 했습니다), 또다른 장경석 장군님 , 서경석 장군님---. 서경석이라는 코미디언이 육사에 합격하고도 안 갔다는 얘기가 있습디다. 그가 합세했다면 서경석 장군이 둘인데--.(웃음)
존경하는 박경석 장군님!
저는 오늘을 그저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겠습니다. 내외분을 위한 기도도 드리겠습니다. 충성!(전진)
이원우 올림
첫댓글
소설가의 기지는 기회 포착에서 나옵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탁월한 소설가는 아무 것도 아닌 사연에서 월 척을 낚아냅니다.
이원우 소설가는 달인입니다. 그 기지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우 작가 가운데 이원우 작가를 눈 여겨 보면서 사랑합니다.
혹시 부인께서는 남편의 그 열정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부인께 부탁합니다. 부인께서는 최고의 남편과 살고 있다고. 시간이 흐르면 그 진가를 알게 됩니다.
두분 가정 위에 행복이 충만 하기를 기원합니다.
대전의 노병 박경석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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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의 친형 1사단장 역임 박영석 장군이 있고
박경석의 6촌 형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박원석 장군도 있습니다.
박경석 장군님께
전 경남도지사 김경수와 같은 이름을 쓰는 同名異人이 무려 91명입니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 자명자 이상민의 경우 112명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星州 이씨 시조 諱 이장경은 다섯 아들을 두었는데, 백년, 천년, 만년, 억년, 조년 등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더군요 .6남을 두었더라면 京年이었겠지요. 우연의 일치가 아닌 항렬에 따른 作名이었는데도 지금까지 회자 되고 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존경하는 장군님
아내와 저는 50년 전 한 학교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면사포를 제가 씌워주기 전 3년, 그후 3년! 이렇게 6년을 둘이서 부부 교사로 근무한 경우는 저희가 기록입니다. 오늘 장군님의 위 댓글을 보여 주었더니 굉장히 기뻐하면서도 답신은 어떤 경우에도 드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연금을 맏으니 궁색하게 살지는 않지만, 제가 24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데 내조하느라 아내는 고생이 많았습니다.
우연의 일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참 김경수 전 지사의 고향이 경남 고성군 '개천'면 '용안'리--.. 개천에서 용 난다는 얘길 하지 않습니까? 이 또한 억지로 갖다 붙이면 '우연의 일치'라 우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걱정 없이 풍족하게 사는 사람 가운데 부부 교사 가정을 꼽습니다.
두 연금 가정이고 의사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이죠.
어쩐지 우리 집 방문할 때 가지고 온 선물이 '비싼 과자' 이기에 걱정이 되었었는데....^^
부부 교사 가정,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