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여행길에 집어든 책
히가시노 게이고.
이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하구나.
엄청난 다작으로도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다작도 놀라운데, 재미도 빠지지 않으니 말이야.
지루할 틈이 없어 여행갈 때 틈틈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지난 여행길에 집어든 책 <악의>
너희들과 너희들의 사촌들과 노느라고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집중없이 읽어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
이번에는 재미있게 읽었단다.
악의.
나쁜 뜻.. 나쁜 의도...
어떤 나쁜 의도를 그린걸까?
지금부터 이야기해줄께.
1. 베스트셀러 작가의 죽음
이 소설은 소설 속 작가 노노구치의 수기와
형사 가가의 수사기록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단다.
즉, 개인의 기록들이라서 주관적이라는 것이지.
그리고 그 기록들이 반드시 사실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읽어야해.
참고로 형사 가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자주 등장하는 형사로
가가가 등장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을 <가가 시리즈>라고도 해.
...
소설의 시작은 베스트셀러 작가 히다카의 살해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해.
히다카는 5년전 첫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혼자 지내다가
한달전에 팬으로 만난 리에와 결혼한 상태였어.
그는 한동안 캐나다에서 글을 쓰기로 하고,
이틀 후에 떠나기로 했었는데, 그만 집에서 죽은 상태로 발견된거야.
그 죽은날 그의 친구 노노구치가 찾아왔었어.
노노구치도 동화작가여서, 노노구치는 그날의 일을 수기로 남기기로 했어.
노노구치의 수기에는 사건 당일의 기록이 이렇게 적혀 있었어.
노노구치가 히다카를 방문했을 때 옆집 아줌마가 그의 집을 얼쩡거렸는데,
이유는 히다카가 옆집 고양이를 죽였을거라고 의심해서 증거를 찾기 위함이었어.
그런데, 히다카가 정말 그 옆집 고양이를 죽였다는거야. 그러면서 시치미를 떼고 있는거라고.
그 옆집 고양이에 엄청 시달렸다는거야. 그래서 그 고양이를 몰래 죽였다는거지.
그 이야기를 노노구치에게 비밀이야기하듯 이야기했어.
노노구치가 히다카와 이야기를 할 때 후지오 미야코라는 여인이 방문하여
그는 히다카의 집을 떠났어. 오후 다섯시.
후지오 마야코는 히다카가 판화가의 자신의 오빠를 소재를 소설을 썼는데,
소설 속 오빠를 나쁘게 그려서 명예훼손을 했다는 이유로 항의하기 위해서 찾아온거야.
사실 후지오 마야코의 오빠는 히다카와 노노구치의 중학교때 친구인 후지노였고,
후지노는 중학교때 엄청난 불량배였던 것이야.
그가 나중에 마음 다잡고 판화가로 성공을 했다가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거든.
히다카는 그런 후지노의 중학교 시절을 소설속에 그대로 썼는데, 그걸 여동생이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한거야.
그의 방문과 함께 노노구치는 집으로 돌아와서 그들 사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몰라.
노노구치는 6시에 출판사 직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그때 히다카로부터 전화가 와서 급히 만나자고 해서, 8시에 약속을 잡고
8시에 집에 갔지만, 불이 모두 꺼져 있었어.
그날 히다카는 혼자 집에서 글을 썼고, 그들의 짐을 모두 캐나다로 보내서,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리에씨가 먼저 호텔로 갔대.
이상한 낌새를 챈 노노구치는 리에씨에게 연락을 해서 문을 따고 들어갔는데,
서재에서 죽은 히다카를 발견한거야.
2. 범인은 노노구치
최초 발견자이고, 죽기 전에 만난 사람이 노노구치니까 당연히 형사가 찾아와서 조사를 하겠지.
그 형사가 바로 가가 형사야.
그런데, 그들은 구면이었어.
노노구치가 동화작가이긴 하지만, 그 전에 학교 선생님을 했었어.
그리고 가가 형사는 십여년전에 잠깐 학교 선생님을 했었는데, 그때 같은 학교에 있었던 거야.
가가형사는 노노구치에게 사건 당일에 대해 물어봤고,
당일 있었던 일을 수기로 적었다고 해서 그 수기를 빌려달라고 했어.
그리고 앞으로 적는 수기도 보여달라고 했어. 노노구치도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어.
가가 형사가 추측하는 용의자는 노노구치와 후지오 미야코.
그런데, 조사한 바로는 그들 모두 거의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어.
그런데, 가가 형사는 노노구치가 쓴 수기를 보고, 그가 범인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되었단다.
수기를 너무 꼼꼼하게 썼고, 마치 자신의 혐의를 돌리려는 수단은 아닌가 생각을 했어.
그리고 그와 이야기하고, 수기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제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했어.
몇가지 단서들의 숨어 있었거든.
그 단서들을 노노구치에게 이야기하니, 노노구치는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어.
하지만, 노노구치는 범행동기는 이야기하지 않았어.
우발적으로 죽였다면서,
범행동기를 알아서 적어달라고 했어. 죄값은 치르겠다면서...
가가형사는 이제 범행동기가 무엇인지 밝여야 했어.
범인이 말해주지 않으면 가가형사가 찾아야겠지.. 범행동기를....
3. 범행동기
그런데, 노노구치는 암이 재발하여 병원에 입원을 했어.
병원에서는 재발한 암은 수술을 해도 완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노노구치는 범행을 자백했지만, 일단 병원 입원실에 있었어.
가가 형사는 노노구치의 집을 수사했어.
수많은 노트와 컴퓨터 파일들.
그런데, 그 노트와 컴퓨터 파일들에 적힌 이야기들이
죽은 히다카의 성공한 소설들와 스토리가 모두 일치하는 것이었어.
거칠은 내용은 마치 히다카 소설들의 초안같아 보였어.
가가 형사는 순간 노노구치가 히다카의 고스트라이터인가? 라는 생각을 했어.
히다카의 소설들은 사실 노노구치가 쓴 것들이고,
그것으로 인해 그들은 싸움이 일어났고, 그래서 노노구치가 죽였다...
일리있는 추리였어.
히다카가 죽은 서재의 컴퓨터에 히다카가 마지막으로 쓴 글도
노노구치의 집의 플로피 디스크에서 똑같은 내용이 발견되었어.
이 추측을 노노구치에게 이야기했더니, 노노구치는 강하게 부인했어.
자신의 실력을 쌓기 위해 필사한 것이라고 했어.
리에 씨에게도 이야기했더니 강하게 부인을 했어.
그 증거로 어떤 소설은 리에씨와 공동작업을 해서 썼다는 거야.
그래, 있었지. 그런 소설.
노노구치의 집에서 발견되지 않은 그 소설.
그런데, 그 소설은 다른 소설들에 비해 재미가 없었고, 성공하지 못했어.
가가 형사의 또하나의 가설.
독신인 노노구치의 집에서 여자의 흔적의 발견했어.
7년전 어떤 여자와 함께 가려고 한 여행신청서가 발견되었고,
스카프도 하나 있었고, 그리고 사진이 하나 발견되었어.
그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히다카의 전부인 하츠미였어.
가가 형사는 노노구치를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계속 설득을 했어.
그리고 결국 노노구치는 모든 것을 자백했어.
그러면서 하츠미의 명예는 지켜 달라고 했어.
노노구치가 한 이야기는 이랬어.
....
문학신인상을 탄 히다카를 찾아간 노노구치.
자신의 습작 소설인 '둥근불빛'을 평가해달라고 보냈대.
그것은 불꽃 장인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히다카는 봐주지 않았어.
그리고 두번째 습작소설도 보냈대.
어느날 히다카는 노노구치를 집으로 초대했대.
그리고 그날 노노구치는 하츠미를 처음 보았고, 첫눈에 반했대.
간혹 히다카가 집에 없는 날은 하츠미와 둘만의 시간을 갖기도 했대.
그리고 노노구치가 감기가 걸려 집에 꼼짝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 하츠미가 방문하여 밥도 챙겨주고 그랬대.
그러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대.
하지만, 둘은 윤리에 어긋난거라고 생각하고 곧 관계를 정리했어.
하지만 잊지 못하고, 히다카를 죽일 계획을 했다는거야. 끔찍하지.
하츠미가 수면제를 먹이면 노노구치가 그를 죽이고, 강도당한 것으로 위장하려고 했던거야.
하지만, 그들의 사이를 알아챈 히다카가 자는 척하고 있다가
노노구치를 제압했어. 노노구치가 사용한 칼을 빼앗았어.
그리고 현관문을 촬영한 CCTV 비디오 테이프.....
그곳에는 노노구치가 서재 창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그대로 찍혀있었어.
이후, 히다카는 그 살인미수를 약점으로 잡고,
노노구치의 작품을 수정해서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발표를 한거야.
그런 작품들 중에는 유명한 문학상까지 받게 되었어.
노노구치는 괴로웠겠지.
어느날 노노구치를 찾아와서 히다카는 그가 습작소설을 쓴 대학노트를 모두 빼앗아갔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자신의 고스트라이터를 하라고 명령했어.
선심쓰듯 수익의 40%를 주겠다는 말까지 하고 말이야.
노노구치는 모욕을 받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하츠미도 그렇고.
하츠미도 그 살인미수 사건 이후 괴로워하다가
달리는 트럭에 뛰어들어 자살을 했다는 거야. 교통사고가 아니고..
하츠미마저 죽고 나니 노노구치는 정신으로 너무 지쳐버렸대.
그래서 그냥 히다카가 하자는대로 했다는구나.
그런데, 히다카가 자신이 캐나다로 가면 이제 고스트라이터를 그만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는거야.
그러나 그날.. 히다카가 죽은날.
히다카는 다시 말을 바꿔, 앞으로도 계속 고스트라이터를 해야한다고 했어.
그 말에 화가 난 노노구치가 히다카를 우발적으로 죽였다는거야.
......
여기까지가 노노구치가 자백한 내용이란다.
노노구치가 이야기한 살인미수때 사용했던 칼도 발견되었고,
살인미수때 그의 모습이 찍힌 비디오테이프도 발견되었어.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보였지.
4. 숨겨진 진실
하지만 가가형사는 느낌이 이상했어.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든거지.
이 찝찝함을 그대로 두는 성격이 아니지...
가가 형사는 노노구치와 히다카의 과거를 추적해가기 시작했어.
그들이 함께 다닌 중학교때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초등학교 때 친구들도 만나고.. 진술을 받아냈어.
그런데, 어린 시절의 히다카와 노노구치의 모습이 매칭이 잘 되지 않았어.
초등학교 때 노노구치는 학교에 가기 싫어했는데,
히다카가 그를 설득해서 학교에 데리고 갔어.
그리고 히다카는 노노구치와 같이 놀아주었어.
같이 놀면서도 노노구치는 히다카를 좋아하지 않았어.
중학교에 되어서는 노노구치는 후지노의 졸개였어.
그리고 히다카는 후지노의 미움을 사서 왕따를 당했어.
노노구치도 후지노의 왕따를 당했었는데, 그것을 피하기 위해 후지노의 졸개가 되었지만,
히다카는 왕따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해도 굽히지 않았어.
노노구치는 히다카를 왕따시키는 쪽에 서 있었던거야.
이런 관계를 알게된 가가형사는 숨겨진 진실을 알게되었어.
그래 히다카는 어렸을 때부터 노노구치와 친하게 지내려고 한거야.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노노구치를 친구로 생각한 품성 착한 사람이었던거야.
그래서 노노구치를 출판사에 소개시켜주기도 한거야.
그런데, 노노구치는 어린 시절 숨었던 나쁜 감정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던거야.
그런 와중에 자신이 암이 재발하여 나을 기미없이 몇달 밖에 못산다는 판정을 받은거야.
그래서, 그는 작전을 세운 것이지.
히다카의 이미지를 안좋게 만들려고...
그의 성공한 소설들이 사실은 표절작들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거야.
그래서 그는 몇달사이 히다카의 소설들을 옛날 대학노트에 옮겨 적은 것이지.
그래서 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노노구치의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인 거였어.
그 굳은살을 보고 가가 형사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들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거야.
그리고 7년전 노노구치가 히다카를 죽이려고 히다카의 집에 침입했다가 찍힌 CCTV 비디오테이프.
그것도 가짜란 것을 불과 몇개월 전에 찍은 것이라는 것을 가가 형사가 밝혀냈어.
물론 히다카의 첫부인과 사랑했었다는 내용도 거짓말이고, 자살했다는 것도 거질말이고,
단순 교통사고가 맞는 것이었어.
그럼, 왜 노노구치는 그런 짓을 했을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자신이 암재발하면서 얼마 못살것을 알게 되고나서,
자신이 싫어하는 친구의 명예를 실추시킬 목적으로 그랬던 것이야.
정말 나쁜 사람이구나.
그 친구를 자신을 여전히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히가시노 게이고...
정말 천재작가인 것 같구나.
아빠가 그의 책들을 사두고 안읽은 책이 두어권 더 있는데,
그것도 재미하나는 걱정 붙들어매고 봐도 될 것 같구나.

책제목 : 악의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 양윤옥
펴낸곳 : 현대문학
페이지 : 355 page
펴낸날 : 2008년 07월 25일
책정가 : 14,000원
읽은날 : 2015.11.07~2015.11.10
글쓴날 : 2015.11.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