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구 한보광업소 1광구에서 포스터를 따라 어린이들이 신발끈을 묶어주고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 IC에서 들어가면 영월, 정선, 태백을 지나 동해로 이어지는 38번 국도를 만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정선의 삼탄아트마인과 태백의 구 한보광업소가 38번 국도에서 가깝다.
삼탄아트마인의 광부체험
삼탄아트마인은 고한읍을 지나 태백 방면 만항재로 오르는 414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1964년부터 38년간 운영하다가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한 문화 예술 단지가 삼탄아트마인이다. 이름에도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과 '예술을 캐는 광산'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옛 탄광에 예술을 입힌 탄광 미술관인 셈이다.
삼탄아트마인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옛 창고
삼탄아트마인은 중심 공간인 삼탄아트센터, 레일바이뮤지엄, 레스토랑 832L, 중앙 압축기실, 기억의 정원 등으로 나뉘며, <태양의 후예>는 삼탄아트센터의 마인갤러리4, 레일바이뮤지엄, 생태 체험관으로 거듭날 옛 창고 건물에서 촬영되었다.
[왼쪽/오른쪽]삼탄아트센터 마인갤러리4를 감상하는 여행객 / 삼탄아트센터 마인갤러리4의 조각상들
삼탄아트센터 마인갤러리4는 <아프로디테 거품의 비너스전>이 열리는 전시 공간으로, 강모연이 아구스에게 납치된 장면을 촬영했다. 마인갤러리4는 삼척탄좌 시절 광부 3000여 명이 석탄을 캐고 나와 샤워하던 곳으로, 당시 광부들이 거품을 내며 샤워하던 모습이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의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 전시 공간 내부에는 강모연이 납치되었을 때 앉은 의자가 있고, 빔 프로젝터를 통해 드라마 장면이 나온다.
삼탄아트마인내 레일바이뮤지엄
삼탄아트센터에서 연결 통로를 지나면 레일바이뮤지엄이다. 지하에서 캔 석탄을 모으던 시설로,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곳에서 우르크의 지진 장면을 촬영했다. 레일바이뮤지엄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사용된 비상구 표지판과 전등, 전선 등이 그대로 있다. 레스토랑 832L을 지나 맨 끝에 있는 옛 창고 건물에서 강모연이 유시진을 애틋하게 쳐다보는 장면을 촬영했다. 창고 입구에는 드라마의 메인 포스터가 있다.
태백 구문소의 전경
마지막 회에 나오는 텐트 장면은 덕산기계곡에서 촬영했다는 것도 살짝 귀띔해준다.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삼시세끼> 정선편을 촬영했고, 탤런트 원빈과 이나영이 비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 알려졌다.
[왼쪽/오른쪽]송중기가 머물던 삼탄아트센터의 아트 레지던스 / 송혜교가 드라마를 찍으면서 쉬던 곳
삼탄아트센터 4층 아트레지던스에는 송중기가 머무른 방, 레스토랑 832L에는 송혜교가 촬영하다가 추위를 녹인 곳을 따로 보존해 여행객에게 인기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삼탄아트센터 1층에 위치한 어린이 상상뷔페 미술관의 중세 귀족 체험, 광부복과 장비를 직접 착용해볼 수 있는 광부 체험장에 꼭 들러보자.
[왼쪽/오른쪽]사북탄광문화관광촌의 입구와 권양기 전경 / 사북탄광문화관광촌에서 전시된 석탄의 종류를 보고있다.
삼탄아트마인이 폐광과 예술의 컬래버레이션이라면, 하이원리조트 입구에 있는 사북탄광문화관광촌은 탄광과 광부의 삶을 직접 만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1962년부터 2004년까지 석탄을 캐던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인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의 흔적이다. 샤워실, 채탄 장비실, 세화실 등 다양한 전시관과 광산 장비, 광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폐광된 2004년 10월 31일의 흔적이 그대로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현장 체험으로 제격이다. 야외에서는 5월 1일부터 인차를 타고 직접 갱도로 들어가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왼쪽/오른쪽]태백 구 한보광업소의 낡은 저탄장 풍경 / 태백 구 한보광업소의 촬영지세트장으로 가는길에서 본 저탄장
<태양의 후예>에서 가상의 나라 우르크에 태백부대가 파병되었다. 태백 시내에서 통리 방면으로 가다 보면 또 다른 촬영지인 구 한보광업소가 있다. 한보광업소는 1공구와 2공구로 나뉜다. 1공구는 통동 읍내로 가기 직전 통리초등학교를 끼고 들어가는 통골길에서 만나고, 2공구는 동백산역 뒷길로 들어간다.
태백 구 한보광업소를 둘러보는 가족
1공구에서는 지진으로 발전소가 붕괴되는 장면, 드라마의 메인 포스터에 유시진이 강모연의 신발 끈을 매주는 장면을 촬영했다. 구 한보광업소의 사무 공간으로 쓰인 건물은 드라마 촬영 때 실제로 무너뜨렸다고 한다. 넓은 터에 당시 촬영한 장면을 사진으로 전시한다. 입구 관광안내소에서 군복을 대여해준다. 군복을 입고 드라마의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다.
[왼쪽]태백 구 한보광업소 2광구의 저탄장에서는 서대영이 유격훈련을 지휘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오른쪽]태백 구 한보광업소의 저탄장 가장 높은 건물에서 송중기가 레펠 하강으로 내려온 곳이다.
돌아 나와서 동백산역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가장 먼저 한보광업소 저탄장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서대영이 훈련병에게 지옥훈련을 지휘하는 장면, 유시진이 역래펠을 하며 서대영을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다. 오랜 세월 버려져 석탄으로 검게 그을린 시멘트 벽이 을씨년스럽게 남았지만, 그 느낌은 예사롭지 않다.
[왼쪽/오른쪽]태백 구 한보광업소의 촬영세트장 철거 후의 전경 / 태백 구 한보광업소 2광구에는 세트장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저탄장을 지나 한참 오르면 태백부대 주둔지와 메디큐브, 교회 건물이 들어섰던 세트장 부지가 있다. 안타깝게도 사전 제작 드라마라 촬영이 끝난 지난해 11월에 철거되었다. 세트장은 온데간데없고, 화면의 배경인 폐탄장과 이어지는 산세만 그대로 남았다. 바닥에 당시 쓰인 건물의 파편, 세트장 주변에 놓은 화분과 화초의 흔적이 간간이 보인다. 비록 세트장은 사라졌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태백시가 <태양의 후예> 세트장 건립을 위해 동서분주하고 있다.
태백 상장동벽화마을의 벽화
드라마 촬영지인 구 한보광업소와 연계한 탄광 여행지로 철암역 인근의 철암탄광역사촌, 태백 시내의 상장동 벽화마을도 추천한다.
태백 365세이프타운에서 심폐소생술을 체험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에서 나오면 길을 따라 가족 여행지로 손색없는 구문소,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365세이프타운을 차례로 만난다. 365세이프타운은 각종 재난과 재해의 가상 체험을 통해 교육과 놀이를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챌린지월드, 강원도소방학교로 구성되는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이다.
태백 365세이프타운의 설해체험관의 마지막에 눈이 내리는 장면
산불, 설해, 풍수해, 지진, 대테러 등 체험관 다섯 곳에서 재난 교육과 함께 3D, 4D를 활용한 영상을 보고 라이더를 탈 수 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재난 상황에 대해 배우고, 신나게 즐기는 체험 공간이다. 본관 지하1층에는 심폐 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을 배우는 상설 체험장이 있다. 애니메이션 등 영상으로 배우고, 심폐 소생술 마네킹과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체험한다
[왼쪽/오른쪽]태백 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 체험을 즐기는 가족 / 태백 고생대자연사박물관을 둘러보는 어린이들
태백에서 산출된 삼엽충
365세이프타운에서 3km 남짓 떨어진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아득히 먼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태백 지역은 5억 년 전 넓고 얕은 바다였다. 고생대를 대표하는 삼엽충은 물론 전기 고생대의 지층, 연흔, 건열 구조 등 지질과 화석의 보고다. 전시된 화석이 대부분 태백에서 나온 것이고, 박물관 앞 황지천 암반에는 삼엽충 화석이나 연흔 등이 있어 노천 박물관 역할을 톡톡히 한다. 황지천을 따라 내려가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태백 구문소 전기고생대 지층 및 하식지형(천연기념물 417호)이 나온다.
[왼쪽/오른쪽]태백 통리장의 곡물부 전경 / 태백 통리장에서 활어회를 떠주는 좌판
일정이 맞으면 통리장도 구경해보자. 촬영지 인근의 통리 읍내에서 끝자리 5일마다 독특한 10일장이 열린다. 평소 한적한 읍내지만, 장이 서면 경동탄광 사택 주변이 시끌벅적하다. 동해, 삼척, 정선, 봉화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라 산과 바다의 물산이 집결한다. 해발 7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문어를 삶고, 활어 회를 뜨는 모습이 이채롭다.
<당일 여행 코스>
태백시
<태양의 후예> 촬영지(구 한보광업소)→철암탄광역사촌→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365세이프타운
정선군
타임캡슐공원→사북탄광문화관광촌→삼탄아트마인→정암사
<1박 2일 여행 코스>
태백시
첫째 날 / 용연동굴→추전역→검룡소→황지연못→상장동 벽화마을
둘째 날 / <태양의 후예> 촬영지(구 한보광업소)→통리장→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구문소→365세이프타운
정선군
첫째 날 / 병방치스카이워크→정선아리랑시장→덕산기계곡→화암동굴, 몰운대
둘째 날 / 하이원리조트 곤돌라→사북탄광문화관광촌→삼탄아트마인→정암사
태백시·정선군
첫째 날 / 사북탄광문화관광촌→삼탄아트마인→정암사→만항재→태백(숙박)
둘째 날 / 상장동 벽화마을→365세이프타운→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구문소→<태양의 후예> 촬영지(구 한보광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