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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난 뒤에도 간혹 새누리당보다 한나라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유는 작년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온 나경원 후보 같은 경우, 새누리당 후보라는 표현보다 한나라당 후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과 같은 사례 등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 후보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 ‘한나라당’이라는 정당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남신당’이라는 정당이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여 ‘한나라당’이라는 정당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중앙선관위의 영남신당 중앙당 변경등록 공고 ⓒ중앙선관위 |
‘영남신당자유평화당(이하 영남신당)’은 2012년 3월5일자로 ‘영남신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영남신당’은 ‘한나라당’이라는 명칭을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현상을 살펴보겠습니다.
‘영남신당’의 ‘한나라당’ 당명 변경 가능한가?
혹자는 아니 어떻게 한나라당이라는 명칭을 다른 영남신당이 사용할 수 있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현행 선거법상 정당하며 선관위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으므로 당연히 정당등록은 물론 당명 변경공고까지 낼 수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정치적 도의를 운운하지만, 금배지를 향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기에 그런 말은 국민의 공감도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입니다.
단지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은 4.11 총선을 전후로 더는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 헌법재판소 판결
▷ 최근 4년간 선거 불참
▷ 득표율 100분의 2 미만으로 등록이 취소된 경우
부연 설명을 하자면 ‘한나라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정당이 득표율 100분의 2 미만으로 등록이 취소된 경우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그저 당명만 변경했기 때문에 ‘영남신당’이 ‘한나라당’ 당명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이 낮아 정당등록이 취소된다면 더는 어느 정당에서도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 자유평화당이 영남신당자유평화당으로 합당된 변경등록공고 ⓒ중앙선관위 |
‘한나라당’은 도대체 어떤 당인가?
‘영남신당’은 2004년 창당된 자유평화당(대표 이태희)과 합당하면서 ‘영남신당자유평화당’으로 당명을 바꾸었고 이번에 다시 ‘한나라당’으로 바뀐 정당입니다.
주요 지역기반은 영남신당이라는 이름답게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며 ‘지방정당’을 표방하며 나선 정당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강령을 보면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 ‘한나라당’의 강령 ⓒ중앙선관위 |
한나라당 강령에서 이념을 보면 ‘환인시대 환웅시대 단군왕검시대의 이념과 사상 계승, 하느님 사상 천부경 사상 한얼 사상 인내천 사상을 계승발전시키겠습니다. 한 많은 세상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고 사람들에게 소원을 성취시켜드리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단군사상을 이념으로 내세우면서 마치 종교정당과 같은 느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떤 정당의 이념을 놓고 옳다, 그르다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내세운 이념이 보통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쉽지 않으리라 봅니다.
‘한나라당’ 당명을 쓰면 유리한 점
도대체 ‘영남신당’은 왜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바꾸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남권에 있는 정치후보자를 규합하여 기존 한나라당 지지자로부터 득표율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한나라당(영남신당) 황정 대변인은 “이번 총선을 통해, 특히 지역 TK지역이 더 이상 한나라당이 막대기만 꼽아도 당선되는 곳이 아님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변인의 말처럼 사실 TK, 영남 지역은 한나라당 간판만 달고 나오면 당선이 보장되던 곳입니다.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낮아졌다고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나 부동표의 이야기이고 실제 한나라당 강성 지지자들은 누가 나오든 한나라당을 무조건 찍습니다. (제발 4.11총선에서는 이런 과거의 모습이 바뀌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 ‘영남신당’ 경북도당 창당발기인대회 ⓒ이용휘 시대소리 |
영남신당은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을 바꿈으로해서 이번 4.11 총선에서 군소정당으로 최소한 득표율은 물론, 운이 좋으면 당선자를 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꼼수이고 다른 방면으로 보면 아주 효과(?)적인 전략을 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총선 예비 후보자들의 등록정당만 비교해도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오해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도 합니다.
▲ 18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와 투표용지 ⓒ중앙선관위 |
예를 들어 선거벽보에 나오는 후보자 정당명에 ‘한나라당’이 선명하게 새겨질 것이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에도 비록 순번은 뒤에 있겠지만, 당당히 ‘한나라당’이라는 정당명이 인쇄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라는 정당명만 생각하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한나라당에 투표할 수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 기호는 국회의석 보유 정당 후보자 (다수 의석 순)→국회 의석 미보유 정당 (정당 명칭 가나다순)→무소속 후보 (성명의 가나다순)으로 결정됩니다. 이럴 때 정당이 있다면 이점이 있고, 여기에 ‘한나라당’이라는 정당명이 있으면 훨씬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영남권에는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무소속으로 나오기보다 오히려 ‘한나라당’이라는 정당명을 가지고 나오면 어떤가 손익계산을 따져봐도 정치 신인이나 공천 탈락자에게는 굉장히 유혹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갈 길은 먼데 발목 잡힌 ‘새누리당’
영남신당이 ‘한나라당’으로 바뀌면서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워졌습니다. 일단 그동안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을 그대로 썼던 일부 프로필이나 SNS, 온라인 계정 등을 빨리 바꿔야 합니다.
▲ 기존 한나라당 프로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 계정들 ⓒ트위터 화면갈무리 |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던 트위터 계정들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프로필을 하루빨리 바꾸어야 합니다. 여기에 기존 한나라당과 병행 표기했던 새누리당은 언론 보도자료를 정확히 새누리당으로 표기할 것을 기자들에게 요청해야 합니다.
선거는 갖가지 변수가 있는 전쟁터이고 조금이나마 위험요소를 사전에 막아내고 적은 표라도 자신의 표가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온갖 애를 써야 하므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한나라당’ 당명이 행여나 자신들의 표를 갉아먹지 않을지 고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 네이버에서 ‘한나라당’으로 검색어를 입력하면 나오는 새누리당. 이제 새누리당이 아닌 ‘영남신당’이 나와야 할 듯. |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에서 당명을 바꾸면서 네티즌들의 조롱과 비판을 감수해야 했으며 이제 과거 한나라당이 지녔던 오명을 씻는듯했지만, 한나라당이 생김으로해서 한동안은 그동안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악재가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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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네티즌이 추천하는 한나라당 당명을 살펴보니
그 나물에 그 밥, 새누리당 탈당자들이여 ‘한나라당’으로 모여라
영남신당이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네티즌들은 갖가지 의견을 내면서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 영남신당의 한나라당 당명 변경에 대한 네티즌들의 댓글들 |
네티즌들의 생각은 기존 한나라당이 보여줬던 모습을 비꼬는듯한 의견부터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이 보수우익의 표를 나눠 가져, 야권이 승리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시적인 표의 분산이나 한나라당 당명의 착각으로 얻을 수 있는 득표보다 바뀐 한나라당이나 도토리 키재기 정당들의 모습을 비판하고자 합니다.
▲ 박정희를 내세운 영남신당이나 박근혜라는 이름으로 난립하는 군소정당들 |
민주통합당에서 노무현이라는 이름과 이명박 정권심판을 외치고 있다면, 새누리당과 영남,TK 쪽에서는 박정희와 박근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실 공천신청부터 박근혜라는 이름을 예비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꼭 집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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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건친박연합’이나 ‘한나라당’, ‘새누리당’ 모두가 박정희와 박근혜를 전면에 내걸고 있습니다. 수많은 군소정당이 나오고 있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이념을 보면, 안보, 보수우익 등 옛날 박정희 시대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예 ‘한나라당’으로 당명이 바뀌었으니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이 ‘한나라당’으로 가서 새롭게(?) 시작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 새누리당 공천에서 제외된 유정현, 이동관, 신지호, 전여옥 의원 |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된 전여옥 의원은 ‘신문과 방송에서 현역 경쟁력이 높았다’면서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비난했습니다. 여기에 신지호, 유정현, 이동관 전 청와대 수석도 새누리당의 공천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인물들이 ‘한나라당’으로 입당해서 새누리당과 피 터지게 싸우면, 그 또한 4.11총선 관전에 아주 재밌을 요소가 될 수가 있지 않으냐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요새 민주통합당 당사 앞에도 공천 관련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고, 새누리당의 친이계 의원들은 자신들의 살길을 모색하느라 모두들 정신이 없습니다.
우리 유권자들은 정당을 떠나서 도대체 누가 어떤 일을 과거에 했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두 눈을 부릅뜨고 봐야 합니다. 정치에 최고의 선택은 없습니다. 그저 최선의 선택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런데 막상 4.11총선이 다가올수록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