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4 (금) 윤 대통령, 치안감 인사 논란… "중대한 국기문란, 어이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23일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대통령 재가도 나지 않고 행정안전부에서 또 검토해서 대통령에게 의견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인사가 밖으로 유출되고, 이것이 또 언론에 마치 인사가 번복된 것처럼 나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보직을 해버린 것”이면서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이것은 어떻게 보면 국기문란일 수도 있다”며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에선 마치 무슨 치안감 인사가 번복됐다고 하는데, 번복된 적이 없다”며 “저는 행안부에서 나름 검토를 해서 올라온대로 재가를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통제 권고안이 발표된 지난 21일 경찰 고위직 인사가 2시간 만에 번복되는 초유의 상황에 ‘경찰 길들이기’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무관함을 강조하며 경찰에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로 경찰 수사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경찰보다 중립성과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검사 조직도 법무부에 검찰국을 잘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치안이나 경찰 사무를 맡은 내각의 행안부가 거기(경찰)에 대해 필요한 지휘 통제를 하고, 독립성이나 중립성이 요구되는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헌법과 법률에 따라,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대규모 정기인사가 이뤄져 ‘총장 패싱’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선 “검찰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겠느냐”며 “우리 법무장관이 능력이라든지 그런 걸 감안해 제대로 했을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검사 인사권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저는 검사나 검찰에 대해 책임장관으로 인사권한을 대폭 부여했기 대문에 법무장관이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배현진, 악수 뿌리치고 어깨 툭… 비공개회의도 입씨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6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또 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9시께 이준석 대표가 최고위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있던 자주색 정장 차림의 배현진 최고위원이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배현진 최고위원이 내민 손을 이준석 대표가 애써 밀어내면서 민망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의 손목까지 잡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를 뿌리쳤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다른 회의 참석 인사들과 인사한 후 자리로 돌아오며 이준석 대표의 어깨를 툭 쳤지만, 이준석 대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장면은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등을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후 한기호 사무총장으로부터 48개 지역구에 대한 조직위원장 공모 결과 보고를 받는 중에 입씨름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조직위원장 공모와 관련해 공천 얘기를 꺼냈고, 이준석 대표는 조직위원장 임명과 공천은 별개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또 그러지 말고 그만 회의를 끝내자"며 중재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 두 사람은 당 혁신위 운영 방향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비공개회의에서 잇달아 충돌해왔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지난 6월 13일 비공개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직격한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한 이준석 대표의 반대를 두고 "졸렬해 보인다"(배현진 최고위원),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이준석 대표)라며 대립한 것으로 보도됐다.
두 사람의 충돌은 지난 6월 20일 공개 회의에서 비공개회의 내용 유출 책임을 놓고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면서 고조됐다. 당시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며 비공개회의 내용 유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배현진 최고위원은 "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철저히 단속해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얘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반발했다.
'한국의 케인즈'… 조순 전 경제 부총리 별세, 향년 94세
'한국의 케인즈'라는 평가를 받던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오전 3시 30분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1928년 강원도 강릉 학산출생으로 강릉중앙국민학교 졸업 후 평양중학교로 진학했다. 이후 경기고등학교의 전신인 경기중학으로 편입한 뒤 서울대 상대로 진학했다. 서울대 학군장교 출신인 고인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영어교관으로 발탁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육사 11기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보오든대를 졸업한 뒤에는 UC버클리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1967년 귀국해 모교인 서울대 상대 부교수로 부임했다. 1970년부터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있으며 '한국의 케인즈'라고 불리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안정과 균형성장을 강조한 고인의 학풍을 따르는 제자그룹은 '조순학파'로 불리며 한국 경제학계의 '빅3'로 불렸다. 정운찬 전 총리,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조순학파 출신이다.
◇ '한국의 케인즈'… 경제부총리·한은 총재 지내며 안정·긴축 정책 추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육사영어교관의 인연을 맺은 고인에게 부총리 자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끝내 고사했다. 그러나 선거로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제안은 받아들여 19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취임했다. 경제부총리로 약 1년3개월 동안 재직하며 긴축정책을 추진하고 이익환수제·토지초과이득세 등 토지공개념을 도입하려 하기도 했다. 경제부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뒤 한국은행 총재를 지내는 동안에도 고인은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금융정책을 폈고, 중앙은행 독립성 문제를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다 끝내 사표를 냈다.
1993년에는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계기로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두번째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안정적인 행정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통합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에도 도전했지만, 결국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단일화하며 대선을 완주하지는 못했다. 이후 합당 과정에서 직접 이름을 지은 한나라당에서 총재를 지냈다.
◇ 노환으로 입원 치료 받아와… 6월 25일 발인
고인의 유족으로 같은 강릉 출신의 아내 김남희씨와 장남인 조기송 강원랜드 사장을 비롯해 준, 건, 승주씨 등 4남이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6월 25일, 장지는 강릉시 구정면 학산이다.
"가격 못 올려 안달인데"… '4천원대' 편의점 도시락 비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던 도시락 인기가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일반 식당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상품으로 끼니를 때우려는 수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월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간편식품 관련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CU의 경우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9.6% 급증했다.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이다.
연령대로 보면 10대 4.9%, 20대 24.1%, 30대 26.5%, 40대 24.6%, 50대 14.5%, 60대 이상 5.4%로 20~40대 비중이 75.2%를 차지했다. 이외에 삼각김밥(35.1%), 줄김밥(26.7%), 샌드위치(24.9%), 햄버거(24.0%) 등 편의점 간편식 메뉴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이처럼 편의점 도시락이 직장인들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향상된 것도 편의점 도시락을 한 끼 식사로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메뉴 역시 선호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영양학적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다. 저칼로리, 저나트륨 등 건강까지 고려한 상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편의점 간편식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당분간 간편식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편의점업계는 합리적인 가격에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CU는 생산농가와 직계약을 맺어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점포수를 앞세워 식자재 대량구매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마케팅, 물류비 등 부가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생산량이 비교적 많은 제철 채소, 과일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GS25는 전국 약 9개 FF생산공장에서 구매하는 상품에 대한 원재료를 전국 단위 대량 규모의 매입을 통해 단가를 낮추고 있다. 쌀의 경우 전국 단위 약 3개의 농협과 사전 계약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균일한 품질의 미곡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량 구매와 사전 계약이 가격 경쟁력의 비결”이라면서 “레시피 개발 등 R&D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경쟁력 품질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향후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큰 폭으로 올라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밥상 물가가 올해 하반기 한 번 더 크게 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직장인들이 지갑을 닫고 식사 값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으로 발길을 옮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외식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치킨을 비롯한 자장면, 떡볶이, 칼국수 등 전체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다. 편의점업계는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과 더불어 물가인상 이슈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대폭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간편식 강화뿐 아니라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관련 마케팅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CU는 ‘득템시리즈’로 가성비 고객을 공략하면서 고물가로 대용량 장보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소포장 채소시리즈를 출시했고, GS25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자체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24는 6월 한 달간 1600여종의 상품에 대해 1+1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비빔면, 아이스크림 등 여름철 시즌 상품에 대해 행사상품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 식품카테고리 중심으로 초특가 상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장보기가 보편화되는데 맞춰 보다 많은 고객들이 가격부담 없이 간편한 장보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을 입지별로 다양화해 전연령층이 이용하는 생활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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