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생(諸生)들은 독서하는 데 사서(四書)ㆍ오경(五經)을 본원으로 삼고 〈소학(小學)〉과 〈가례(家禮)〉를 문호(門戶)로 삼으며, 국가의 인재를 진작시키고 양성하는 방법을 따르고 성현의 친절한 교훈을 지켜서 온갖 선(善)이 본래 내게 갖추어진 것을 알고 옛 도(道)가 오늘날에도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믿어서, 모두 몸으로 행하고 마음으로 체득하며 체(體)를 밝히고 용(用)을 적합하게 하는 학문에 힘쓰도록 한다. 여러 사서(史書)와 자서(子書)와 문집, 문장(文章)과 과거 공부 또한 널리 힘쓰고 두루 통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마땅히 내외(內外)ㆍ본말(本末)의 경중(輕重)과 완급(緩急)의 차례를 알아서 항상 스스로 격려하여 타락하지 않게 하고, 그 나머지 사특하고 요망하고 음탕한 글은 모두 원내(院內)에 들이어 눈에 가까이 해서 도(道)를 어지럽히고 뜻을 미혹하지 못하게 한다.
諸生讀書。以四書五經爲本原。小學,家禮爲門戶。遵國家作養之方。守聖賢親切之訓。知萬善本具於我。信古道可踐於今。皆務爲躬行心得明體適用之學。其諸史子集。文章科擧之業。亦不可不爲之旁務博通。然當知內外本末輕重緩急之序。常自激昂。莫令墜墮。自餘邪誕妖異淫僻之書。竝不得入院近眼。以亂道惑志。
● 제생들 가운데 뜻을 굳게 세우고 나아가는 길을 정직하게 하며, 사업은 원대한 것으로 스스로 기약하고 행실은 도의를 귀추(歸趨)로 삼는 자는 잘 배우는 것이고, 마음가짐이 비천하고 취사(取捨)가 현혹되며, 지식은 저속하고 비루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뜻과 희망이 오로지 이욕에만 있는 자는 잘못 배우는 것이다. 만일 성품과 행실이 괴이하여 예법을 비웃고 성현을 업신여기며 정도(正道)를 위반하고 추한 말로 친한 이를 욕하며,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법도를 따르지 않는 자는 원중(院中)에서 함께 의논하여 쫓아내도록 한다.
諸生立志堅苦。趨向正直。業以遠大自期。行以道義爲歸者爲善學。其處心卑下。取舍眩惑。知識未脫於俗陋。意望專在於利欲者爲非學。如有性行乖常。非笑禮法。侮慢聖賢。詭經反道。醜言辱親。敗羣不率者。院中共議擯之。
● 제생들은 항상 각자 서재에서 조용히 있으면서 오로지 독서에 정진하고, 의심나고 어려운 것을 강론하는 일이 아니면 부질없이 다른 방에 가서 쓸데없는 얘기로 시간을 보내어 피차간에 생각을 거칠게 하거나 학업을 폐해서는 안 된다.
諸生常宜靜處各齋。專精讀書。非因講究疑難。不宜浪過他齋。虛談度日。以致彼我荒思廢業。
● 까닭 없이 알리지 않고 자주 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무릇 의관과 행동거지와 언행에 대해 각기 간곡하게 권면하도록 힘쓰며 서로 보고 선(善)해지도록 한다.
無故無告。切無頻數出入。凡衣冠作止言行之間。各務切偲。相觀而善。
● 성균관의 명륜당에 이천(伊川) 선생의 〈사물잠(四勿箴)〉과 회암(晦菴) 선생의 〈백록동규(白鹿洞規)〉 10훈(十訓)과, 진무경(陳茂卿)의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을 써서 걸었는데 이 뜻이 매우 좋다. 원중에도 또한 이것을 벽에 게시하여 서로 타이르고 일깨우도록 하다.
泮宮明倫堂。書揭伊川先生四勿箴。晦菴先生白鹿洞規十訓。陳茂卿夙興夜寐箴。此意甚好。院中亦宜以此揭諸壁上。以相規警。
● 책은 문밖에 내갈 수 없고 여색(女色)은 문안에 들여올 수 없으며, 술은 빚어서는 안 되고 형벌은 써서는 안 된다. 책은 내가면 잃기 쉽고 여색은 들여오면 더럽혀지기 쉽다. 술은 학사(學舍)에 마땅한 것이 아니고 형벌은 유생의 일이 아니다.
書不得出門。色不得入門。酒不得釀。刑不得用。書出易失。色入易汚。釀非學舍宜。刑非儒冠事。
● 서원의 유사는 근처에 사는 청렴하고 재간 있는 품관(品官) 두 사람으로 정하고, 또 선비 중에 사리를 알고 조행(操行)이 있어서 여러 사람이 추앙하고 복종할 수 있는 사람 하나를 골라서 상유사로 삼되 모두 2년마다 교체한다.
院有司。以近居廉幹品官二人差定。又擇儒士之識事理有行義衆所推服者一人。爲上有司。皆二年相遞。
● 제생과 유사는 힘써 예모로써 서로 대하고, 공경과 믿음으로 서로 대우하여야 한다.
諸生與有司。務以禮貌相接。敬信相待。
● 원속들을 잘 돌봐 주도록 한다. 유사와 제생들은 항상 하인을 애호하여, 원(院)의 일과 재(齋)의 일 이외에는 누구나 사사로이 부리지 못하도록 하며, 개인적인 노여움으로 벌주지 못한다.
院屬人完恤。有司與諸生。常須愛護下人。院事齋事外。毋得人人私使喚。毋得私怒罰。
● 서원을 세워서 선비를 양성하는 것은 국가에서 문교를 숭상하고 학교를 일으켜 인재를 새로 길러 내는 뜻을 받드는 것이니, 누군들 마음을 다하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이 고을에 부임하는 자는 반드시 서원의 일에 대하여 제도를 증가시키고 그 규약을 줄이지 않는다면 사문(斯文)에 있어 어찌 다행이 아니겠는가.
立院養士。所以奉國家右文興學。作新人才之意。人誰不盡心。繼今莅縣者。必於院事。有增其制。無損其約。其於斯文。豈不幸甚。
● 동몽(童蒙)들은 수업을 받거나 초청한 경우가 아니면 입덕문(入德門) 안에 들어오지 못한다.
童蒙。非因受業與招致。不得入入德門內。
● 임시로 서원에 있는 생도들은 관례(冠禮)의 여부와 상관없이 정해진 인원 없이 재목을 이루어야 서원에 오르도록 한다.
寓生。不拘冠未冠。無定額。成才乃升院。
첫댓글 #교육
이산서원(伊山書院)은 1558년에 창건된 서원으로 경북 영주시 이산면 석포리에 있는데 서원철폐후 근대에 이건 복원되었다. 창건때 퇴계 이황(退溪 李滉) 선생이 만든 원규(院規)는 우리나라 서원 규약(院規)의 효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