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채권시장' 증권업계 올해 주린이 빈자리 채린이로 채운다
삼성증권, 연 5.30%(세전) 특판 채권 판매...대신증권은 완판
올초부터 10일간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9671억원
증권사들, MTS 거래 가능과 1000원 단위로 편의성 높여
여의도 금융가 (사진=핀포인트뉴스 DB)
시중금리가 안정화 추세로 접어든 가운데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채린이(채권 투자 초보자)가 늘고 있다. 이에 최근 증권사들은 특판 채권을 내놓는 등 채권형 상품 판매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한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앱 '모니모' 내에서 채권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개시 기념으로 10일부터 연 5.30%(세전)의 특판 채권을 모니모를 통해 1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2일 총 150억원 한도로 판매한 특판 채권 2종을 조기 완판하고 지난 6일부터는 100억원 규모의 특판 채권 상품을 선보였다.
회사채 수요 역시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LG유플러스(AA등급)가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2000억원을 모집에 3조2600억원이 모였다. 지난 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마트(AA등급)는 수요예측이 성공에 성공하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된 2000억원에서 3900억원으로 늘렸고,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KT(AAA등급)도 발행 규모를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수요예측을 진행한 포스코(AA+등급) 역시 회사채 발행 규모를 35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늘렸다. 9일 진행된 롯데제과(AA등급)의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1조655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의 강세는 정부 정책효과의 가시화와 회사채 투자 매력 부각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나타난 만큼 적어도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신용위험 회복과 정책효과 기대로 국고채 금리 상승 여부와 상관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들의 채권 사자 열풍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7조9955억원을 포함해 총 20조6113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직전년도인 2021년(4조5675억원)보다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올초부터 지난 10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도 9671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1조798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들이 채권시장으로 '머니무브(자산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채권 투자가 증가한 배경에는 고금리로 인한 주식 부진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통상 채권은 은행 예금과 같이 만기가 되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면에서는 같지만, 은행 이자보다 더 높은 확정금리를 받는다.
또한 최근 채권시장 경색이 완화되면서 시장금리에 연동한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낮아진 영향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평균 5.348%까지 올랐던 은행채(1년물 AA등급) 금리는 이달 6일 4.354%까지 내렸다.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채권 관련 이벤트와 투자 편의성 확대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예전에는 채권 거래는 대형 증권사 등의 창구에서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서 가능했고, 가입 한도도 높아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도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도 거래할수 있어 접근 편의성이 높아졌고 금액도 최소 1000원 단위로 낮춰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바꿨다.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도 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은 외환 채권을 중개하고 있으며, 일부는 지난해부터 애플 등 미국 기업 회사채와 신흥국 국채, 신종자본증권, 전자단기채권 등의 MTS 중개까지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채권은 시장 금리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있고, 예금자보험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부도날 경우 원금손실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회사채는 신용등급과 만기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며 "원하는 시기에 현금화가 가능한지도 계획한다"고 조언했다.
[핀포인트뉴스]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