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선하게 여기신 남왕국 유다의 왕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었습니다(1절). 열왕기서의 모든 기록이 연대순으로 기록된 것이 아니기에 히스기야가 병들게 된 것은 앗수르가 남왕국 유다를 침공하기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신실했던 히스기야에게 왜 이런 질병이 찾아왔는지에 대해서는 기록하지 않았기에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히스기야에게 발생한 병이 무엇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 7절에 나오는 “상처”라는 단어가 히브리어 원어에서 핫쉐힌(הַשְּׁחִ֖ין)이라는 단어가 염증이나 종기를 의미하는 단어이기에 아마 세균 감염으로 인한 급성 피부병일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 당시 히스기야의 나이는 대략 40세 정도였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히스기야가 죽게 될 것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뜻하지 않은 때에,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이나 고통, 죽음의 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히스기야도 그러했습니다. 아마 히스기야에게 발생한 질병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죽음의 위기 앞에서 히스기야는 얼굴을 벽으로 향하고 하나님께 하나님 앞에 신실하게 행했던 것을 기억하시고 살려 달라고 통곡하며 기도합니다(2절, 3절). 이사야 선지자가 히스기야의 죽음을 예고하고 궁을 떠났는데,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가 예루살렘 성을 벗어나기도 전에 이사야 선지자에게 임하셔서 히스기야의 질병이 낫게 될 것을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4절, 5절). 하나님은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신속하게 응답하신 것입니다. 앞으로 15년을 더 살게 해주실 것이며 앗수르 왕의 손에서도 구원하셔서 예루살렘과 유다를 보호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6절). 이사야는 무화과 반죽을 가져오게 하여 히스기야의 상처에 발랐고, 히스기야는 완전히 나았습니다(7절).
히스기야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완전하게 낫게 해주신 징표를 보여달라고 이사야에게 요청하였고, 이사야 선지자는 해그림자가 십도를 더 나아가게 할 것인지, 십도를 물러가게 할 것인지 택하라고 하였고, 히스기야는 해 그림자가 십도를 나아가는 것보다는 물러가는 것이 더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십도를 물러가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사야 선지자가 하나님께 간구하여 해시계의 그림자가 십도 뒤로 물러가게 하는 징표를 친히 보여주셨습니다(8절~11절). 해그림자가 십도 뒤로 물러갔다는 말은 시간이 뒤로 되돌아갔다는 말입니다. 지구의 자전이 멈추고 뒤로 갔는지, 혹은 움직이지 않는 태양을 비롯한 태양계가 움직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기적적인 일을 히스기야에게 보이신 것입니다. 십도가 뒤로 물러갔다는 것은 약 40분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는데, 히스기야를 위해 하나님께서 이런 이적으로 보여주셔서 히스기야의 질병이 낫고, 남왕국 유다를 지켜주시겠다는 징표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 예상치 못했던 불행한 사건, 위기, 고통과 고난이 닥쳐올 수 있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자연의 순리(順理) 속에서 그러한 일들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때로 이러한 위기와 어려움을 이기게 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자연적인 순리 속에서 겪게 되는 모든 어려움을 다 이기게 하시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일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기도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때로 은혜를 베푸신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은혜를 누릴 수 있는 축복을 허락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