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셀프 이발을 하였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이발소를 가지 않고 셀프 이발을 시작하였는데
어느덧 6년째 셀프 이발을 하고 있습니다.
셀프 이발은 다른 이발 기구가 없고
오직 가위와 손가락으로 이발을 합니다.
제일 먼저 뒷머리부터 손질하는데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을 잡고 가위로 자르기를 반복하면 뒷머리 손질이 끝납니다.
뒷머리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직 손가락의 감각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마지막으로 면도기로 마무리를 합니다.
면도기를 사용할 때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의 감각으로 손질합니다.
뒷머리 손질이 끝나면 옆머리를 손질하는데
옆머리는 눈에 보이기 떄문에 뒷머리보다 손질하기 쉽습니다.
뒷머리는 손가락을 사용하는 반면에
옆머리는 오직 가위로만 손질합니다.
가위로 머리 카락의 끝을 가지런하게 자르다보면
가위질이 반복 될수록 옆머리가 단정해집니다.
옆머리의 마지막 손질은
귀 부분의 라인을 따라 가지런히 자르는 일인데
가위의 끝 부분으로 자르면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양쪽 옆머리의 손질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윗머리를 손질하는데 윗머리는 뒷머리와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사용합니다.
머리 손질이 끝나면 셀프 염색을 하는데
이제는 비닐 장갑을 끼지 않고도 손가락에 염색약을 묻히지 않고 염색을 합니다.
염색이 끝나면 염색이 마를 때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변기를 비롯하여 욕조와 화장실 바닥을 구석구석 청소하다보면 염색약이 마르고
샤워를 하면서 머리를 감으면 셀프 이발이 끝납니다.
셀프 이발을 하면서
문득 거울에 비춰진 모습에 투영된 자화상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셀프 이발의 낯선 삶은
신앙을 비롯하여 사진과 영상과 말씀 묵상의 글을 쓰는 모습에 투영되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영상을 편집하며 글을 쓰는 체화된 삶은
셀프 이발을 하는 거울에 비춰진 미생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발사가 아니면서 셀프 이발을 하고
사진 작가가 아니면서 사진을 찍고 영상 전문가가 아니면서 영상을 만들고
작가가 아니면서 글을 쓰는 일상은 미생의 길이었습니다.
한가지 더 요리사가 아니면서 주방의 책임자로
매일 밥을 짓고 국을 끊이고 식사의 일체를 담당합니다.
셀프 이발처럼 모든 것이 서툴고 어색하지만
사진과 영상과 글을 쓰면서 요리를 하는 숙련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패셔널한 조건의 삶이 배제된 미숙한 삶의 자화상은
셀프 이발에 투영된 투박한 삶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