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3-79)> 한국교회음악의 선구자, 곽상수 교수 추모
40년 전인 1983년 부활절(復活節), 우리 내외가 연세대학교회(Yonsei University Church)에 처음 출석한 날이다. 당시 곽상수 교수(연세대 음대)는 교회 음악지도자 겸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2000년대에 필자는 교회 위원회의 선교분과위원장과 남선교회(男宣敎會) 회장으로, 그리고 내자는 봉사분과위원장과 여(女)선교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고 계남(啓南) 곽상수 명예교수 탄생 100주년 및 10주기 기념예식>이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 주최, 연세대 교목실과 연세대학교회 후원으로 어제(11월 18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연세대학교 루스채플(Luce Chapel)에서 열렸다. 루스채플은 연세대학교회가 매 주일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세대학교회 담임목사 곽호철 목사(연세대 교목/교수)가 집례한 기념예식은 전주, 입례송, 예식사, 찬송(하늘에 가득 찬 영광의 하나님), 기도, 응답송, 성경복독, 특별찬양(사슴이 시냇물 찾듯이), 말씀(경건과 찬양, 이계준 전 연세대학교회 담임목사), 찬양(삼위 일체 하나님, 시므온의 노래와 송영/곽상수), 회고(김명엽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기념영상(곽상수 교수의 일생, 아름다운 주의 성전), 학과장 인사(조성연 교회음악과), 인사말씀(가족대표 곽동순 연세대 음대 명예교수) 순으로 진행됐다.
고 곽상수(郭商洙) 명예교수는 1923년 4월 24일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하여. 어렸을 적부터 피아노를 열심히 쳤다고 한다. 그의 음악 세계 데뷔는 경기중학 3학년 때 합창단을 조직해 직접 반주하며 합창지휘를 했다. 동경제대 문학부 미학과 유학시절 일본 작곡계의 거장 모로이 사브로 선생에게 음악이론을 사사했다. 일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독일 출신 지휘자인 로젠스토크의 지휘로 Bach의 ‘마태 수난곡’ 전곡 연주에서 합창단원으로 참여했다.
귀국 후 곽상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로 전과하여 철학과 제1회 졸업생이 되었다. 철학과 재학 시 성종(聖鐘)합창단을 창단하고 지휘하는 일에 몰두했다. 곽상수는 일본에서 경험한 ‘마태 수난곡’을 우리말로 연주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당시 정동교회 오르가니스트(organist) 겸 이화여고의 음악교사 이영옥(李英玉, 이화여대 교수)의 오르간 반주로 한국 초연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1949년 정동교회에서 화촉을 밝혔다.
곽상수는 기독교방송국(CBS) 초대 음악과장으로 지내던 중 미국 장로교 선교부 장학금을 받고 Westminster Choir College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에서 합창지휘와 파이프오르간 전공으로 1957년 석사학위를 받아 한국 최초의 오르간 전공자가 되었다. 1958년 귀국 후 서울소년합창단을 창설하여 한국 초유의 ‘고운소리 발성’을 시작했다. 1958년 가을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귀국 첫 오르간 독주회를 가졌다.
1959년 곽상수는 연세대학교 종교음악과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당시 종교음악과는 신과대학에 소속된 것을 1964년 음악대학으로 독립하였으며, 곽상수의 제안으로 ‘교회음악과’로 변경하여 교회음악과 초대 학과장이 되었다. 그는 ‘합창’을 음악대학 정식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게 하였고, 한국 최초로 오르간 전공을 개설했다. 1983년 한국교회음악학회를 창립하여 회장을 역임한 후 고문으로 학회를 크게 발전시켰다. 1988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곽상수 교수는 새문안교회 음악지도자(Director of Music)로 있던 1975년, 연세대학교에 루스채플(Luce Chapel)이 완공되고 대학교회 이계준 목사의 요청으로 연세대학교회에 음악지도자로 오게 되어 2001년까지 26년간 헌신하였다. 그는 매 주일 예배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연세대학교회 음악지도자 직을 은퇴한 으듬 해인 2002년 곽상수 교수는 올바른 예배음악이 한국교회에 정립되기를 기원하는 그의 마지막 저서 ‘예배음악과 한국교회 – 나의 소원 나의 꿈’을 출간했다.
연세대학교회에서는 2014년 11월 23일 고 곽상수 명예교수 1주기를 추모하여 제60회 일요음악회에서 ‘저녁 찬양 예배 Vesper Service’를 가졌다. 이는 곽상수 교수가 1994년 연합신학대학원 교회음악 지도자과정 신설을 기념하여 드렸던 저녁 찬양 예배를 재현한 음악예배였다.
2017년 여름에는 교회음악과에서 고 곽상수 교수를 추모하며 가족(대표 곽동순 연세대학 음대 교수)의 기부와 교수 및 동문 모금으로 ‘곽상수 메모리얼 오르간’(프랑스 Garmoer 바로크오르간)을 루스채플에 설치하였다. 곽상수 교수님은 ‘한국교회음악의 아버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사진> (1) 고 곽상수 연세대 명예교수, (2) 탄생 100주년 및 10주기 기념예식 프로그램.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19 November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