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그래서 알아본 LPG 자동차 팩트체크
본격 연비 테스트
LPG는 가솔린보다 복합연비가 낮다. 차마다 다르지만 동급 모델로 비교했을 때 10~20% 차이가 난다. QM6의 복합연비는 2.0ℓ 가솔린이 12km/ℓ, 2.0ℓ LPG는 8.9km/ℓ다. 그런데도 LPG가 가솔린보다 유류비가 저렴하다고 하는 이유는 리터당 가격의 차이가 복합연비 차이보다 크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 가솔린 가격이 1532원일 때 LPG는 784원이다. 절반에 가깝다(9월 18일 기준). 실연비는 다르다고? 강원도 인제와 양양, 인천 영종도를 오가며 총 777km를 달렸을 때 트립 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8.3km/ℓ였다. 공인 복합연비보다 낮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인제에서 양양으로 가는 길에 한계령 산길을 넘은 탓으로 보인다. 유류비로 환산하면 약 7만3000원이 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제공하는 예상 연간 유류비를 보더라도 QM6 LPG는 144만2000원, 가솔린은 202만2000원으로 연간 68만원가량 차이가 난다(19인치 기준).
셀프 충전소가 없다
기름값이 오를수록 셀프 주유소를 찾는 알뜰족이 늘어난다. 하지만 LPG 충전소는 그럴 수 없다. 직접 충전을 하려 했다가는 안전관리원에게 혼난다. 가스안전공사가 주관하는 충전원 교육(2만3000원을 내고 5시간 동안 교육을 받는다)을 이수한 사람만 충전기를 조작하도록 한 법령 때문이다. 하지만 LPG를 충전하며 살펴본 결과 기름을 주유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가스 노즐에 충전기를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된다. 이미 호주, 캐나다, 독일에선 누구나 LPG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LPG차 구매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우리나라도 충전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셀프 충전이 허용되면 가격이 낮아질뿐더러 LPG 충전소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추우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그럴 수도 있다. 당신의 차가 15년 전 출시된 모델이라면 말이다. LPG 엔진은 크게 두 종류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료탱크에 액체 상태로 저장돼 있는 LPG를 엔진에서 연소 직전 기화시키느냐 시키지 않느냐다. 후자가 발전된 기술이다. 3세대 LPG 액상 고압분사(LPI)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최근 LPG 자동차 구매 규제가 풀리면서 4세대 LPDI 엔진의 상용화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둘 다 액상 분사 방식이지만, LPI가 흡입구에 액상 LPG를 분사했다면, LPDI는 연소실 내부에 분사한다. LPG 엔진은 출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QM6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ℓ 자연흡기 엔진이 2.0ℓ LPG 엔진보다 최고출력은 4마력, 최대토크는 0.7kg·m 높다. 운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심지어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1.4ℓ LPDI 엔진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오히려 최고출력이 10마력 더 높다.
뭐니 뭐니 해도 안전제일
“폭발하면 어떡해! 그 차 타지 마라.” 연비 확인을 위해 LPG차를 타고 강원도에 갔다 온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다. 지인들도 마찬가지였다. LPG차 이야기를 꺼내면 열에 아홉은 폭발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히 폭발할 수 있다. LPG뿐만 아니라 가솔린, 디젤 전부 말이다. LPG차가 폭발할 정도의 사고라면 가솔린차 역시 폭발한다. 물론 연료 특성에 따른 차이는 있다. 그래서 LPG는 연료탱크 용량의 80%까지만 주유하도록 설계됐다. 여유 공간을 둔 것이다. QM6의 도넛탱크 용량이 75ℓ지만 실제로는 60ℓ까지만 들어간다. 뒷좌석 등받이 뒤에 위치했던 기존 실린더 방식 탱크와 달리 도넛탱크는 탑승 공간보다 아래인 트렁크 하단에 있어 후방 충돌을 당하더라도 탑승객을 덮칠 염려가 적다. 만약 주행 중 가스 냄새가 난다면 차를 세우고 도넛탱크의 녹색과 적색 밸브를 잠가야 한다. 한 달 이상 차를 세워둘 때에도 밸브를 잠가두는 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