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3
[여울]
가을낙엽 길 위에 흐트러져 뒹굴고
세상살이에 찌든 가슴 부여안으며
계절이 가고 계절은 다시온다 하고
유리창 밖의 거리는 여울져 흐르고
가을끝자락 커피 한 잔 기울이면서
무심하게 계절이 가고 사람도 가고
그리고 계절이 다시 또 찾아오고는
신발에 비 적셔도 멈추지 않는다네
새록새록 마중하러 또 서두를 테지
kjm _ 2023.11.10
* 키워드 : 제2외환위기, 부동산 패닉, 금융위기, 경제위기, 공포, 험악해지는 세월과 삶, 잃어버린 시간들
2. 2022
[양아치와 검사와 풍산개]
사실(fact)과 주장(opinion)은 다르다고 말들은 하지만, 서로 얽혀있는 게 또한 사실이다. 사실관계를 논쟁(argue)으로 끌고가는 데 있어서 특화된 사람들이 이른바 검사들.
사실에 대한 판단이 각기 다른 주장으로 나타날 때 모두가 황당해 하는데, "김학의다", "김학의가 아니다", "잘 모르겠다"가 그런 경우다.
그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당구를 "친다"고 흔히 말하는데, 하얀 공으로 빨간 공의 왼쪽 옆구리를 치면 내 공은 왼쪽으로 튀고 빨간 공은 오른쪽으로 튄다. 그 움직임을 모두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살짝 빗겨친다, 혹은 벗긴다는 식으로 치면 움직임이 미세한 영역으로 달라진다. 그래서 공이 움직이지(이동하지) 않으면서 약하게 흔들렸다 해서 "맞은 게 아니라 뭍었다"는 식의 표현을 쓴다. 당구수가 높을 수록 흔히 이런 경우가 자주 생긴다. 기술적 영역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돈 내기 당구를 치는데, 내가 돈을 싹쓸이하고 있었다. 마침 공을 여인의 옷이 사르르 허물을 벗듯 살짝 뭍기만 했고 공은 미동 없이 흔들리기만 했다. 이때 한 놈이 안 맞았다고 우긴다.
시비를 거는 거다. 실실 웃으면서 안 맞았다고만 반복해서 말한다. 같이 치던 대여섯 명이 아무것도 못한 채 멀뚱대고만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게임은 파토가 났고.
이때 동생뻘인 한 놈이 나서더니 시비를 건 놈에게 대든다. "씨바 양아치야? 형 대접 해줬더니 ㅈ같네."하며 험악하게 밀어붙이고 꼼짝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나한테 "형 그만 들어가세요. 게임도 파장인데."라며 문까지 따라와 배웅까지 해준다. 마치 양아치짓 하는 검새와 때묻지 않은 열혈 후배 검사로서 비교되는 대목이다.
객관적 사실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동의'와 '인정'이 필요한 것이다. 실실 쪼개면서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우기면 끝나지 않는 논쟁과 정쟁으로 흐르고 만다. 정적만 흐르게 된다. 문제 해결은 뒷전이 되고 만다.
1년이 넘게 수사를 하면서, 김만배 남욱 정진상 등을 양아치 검사인 지들과 같은 양아치로 만드는 작업을 해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매우 강한 의심이.
사실관계를 논쟁으로 바꿔치기 해서는, 사실관계를 다투는 법정으로 가서는 실패할 것 같으니까, 자꾸 언론에 근거없는 진술들을 흘려서 언론플레이로 끌고가려는 것 같다.
풍산개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을 양아치로 판단한 것이고, 나중에 또 뭔짓을 꾸밀지 몰라 아예 미리 차단하시려는 것 같다. 어거지로 우기면 답이 없게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당했었으니까. 집필에 쓴다며 이명박에게 일부 자료를 가져가도 되냐고 묻고 그렇게 하라는 승낙을 받았지만, 결국 그걸 '불법 자료유출'이라고 우겨서 10명 넘게 수사해서 결국 돌아가시게 만들었던 것 아닌가.
양아치는 결국 양아치짓을 못 버린다.
우긴다는 건, 약속이나 상식같은 건 언제든지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다는 뜻이니까. 법도 우습게 여긴다는 뜻이니까. 빈정거리듯 "웃기고 있네"라는 식이니까.
3. 2022
[금리 이야기]
먼저, 완장 이야기
일본제국주의 침략으로 우리 영토를 점령하고 조선총독부를 두어 우리를 강제로 수탈하면서 친일파들을 이용했는데, 대표적인 게 이른바 "완장"으로 상징된다.
일본점령군이 팔뚝에 달아준 이 완장을 차고서 친일파들은 악랄할 정도로 수탈에 앞장섰다. 일본군은 우리가 농사지은 쌀은 물론 벼 한 톨까지도 싹쓸이 해 가져갔는데, 이 완장을 찬 친일파들은 밤낮 없이 수시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쌀독 뚜껑을 열어보고 쌀한톨까지도 가져갔다.
그 뒤의 상황은 상상이 갈 것이다. '완장'만 봐도 오금이 저렸을 터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는, 대들어봐야 소용 없다. 싸우다 같이 끌려가서 완장은 풀려나고 자기는 감옥에서 썩게 되니까.
첼리스트가 청담동 룸빠에서 "'태극기 뱃지'를 달아줬다"는 증언에서 바로 이 '완장'을 떠올렸는데 지나친 비약일까?
금리 이야기.
미국에는 수많은 자동차 딜러 회사들이 있다. 내가 본 닛산 자동차 딜러 회사의 영업 풍경을 한 번 그려보겠다.
건물은 2층 구조다. 왜 2층인가는 한 번 상상해보시라.
1층에는 영업 딜러가 있다. 차 가격이 5천만원이라 치고, 현찰 주고 사려는 손님한테는 안 팔고 내보낸다. 캐피탈 장사를 해야 하니까.
1천만 원 현찰 내고 4천만원은 이자 받고 빌려준다. 손님은 깎으려 하고 2백만원 정도 깎아준다. 손님은 기분이 째진다. 애인과 함께 왔다면 뿌듯했으리라. 나 이런 사람이야 하면서.
그런데 끝이 아니다. 영업 딜러와의 딜이 끝나면 파이낸싱 매니저를 또 거쳐야 한다. 그는 2층에 있다. 손님이 딜을 끝내고 걸어서 2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1층 영업 딜러는 2층에 전화해서 2백만원 깎아줬다고 알린다.
그리고 2층에선 금리를 조정하고 다루는 파이낸싱 매니저가 갖은 이유를 동원해서 금리를 0.5든 0.6이든 미약하게 올린다. 손님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최종 싸인을 하는데, 결과는 아래층에서 2백만원 깎고 윗층에서 다시 3백만원을 올린 셈이 되는 거다. 이른바 '조삼모사'~
금리와 환율을 다루는 건 한국은행이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현재 금리를 만지작대는 건 금융감독원, 즉 금감원이다. 그 금감원장에 검사 출신 이복현을 윤석열이 꽂았다. 이복현은 윤석열 사단의 막내다. 금융수사를 많이 해봐서 금융 전문가라고 윤석열이 썰을 풀며 낙하산으로 내리꽂은 것이다.
그 결과는? '김진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가 연이어 터졌다. 김진태발, 흥국생명발 채권시장 금융위기에 이복현이 깊이 관여한 것이다. 강원도부지사도 금감원과 협의해서 강원중도개발 기업회생신청을 했다 하고, 흥국생명도 금융위와 금감원과 협의해서 신종자본증권 미행사를 발표했다고 말했으니까.
윤석열 정부에서 내려보낸 낙하산들이 하는 짓들이 일제하의 완장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그 집 쌀독을 열어보는 짓들을 한 것과 뭐가 다를까?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으니, 김진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가 터진 것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역시도 같은 이유가 되겠다. 떨어진 지지율을 줏어올리려고 마약수사에 올인하다 보니 결국 대참사를 일으킨 결과가 됐다는 내 판단이다.
4. 2019
《시》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비가 부슬부슬 내려요
우산 속에 몸을 숨다가도 천둥소리에 깜짝 놀래죠
빗물 고인 길거리엔 바쁜 걸음들로 온통 분주해요
길 위에 뒹구는 낙엽들까지도 축축이 적시더니
세상살이에 찌든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 주네요
계절은 가고 계절은 다시 돌아온다고 말해주는듯
님 달은 아비들도 아이 달린 아낙들도 여울지듯 하고
유리창밖 거리는 네온 불빛 아래 어둠 속에 흔들리고
가을 끝자락에 커피 모듬으로 시키면 그 맛은 어떨까
계절이 가고 사람도 가고, 또 계절이 다시 찾아오고
어느새 새 마음이 새 계절을 마중나가려 서두르네요
마지막 가을비에 신발을 적시어도 멈추지 않길래요
가을 끝자락 / kjm
5. 2019
[딸, 힘들지?]
안 힘들면 어디 사람일까보냐
사는 게 힘들고 연애조차 힘들지
하늘님이 낙하산 타고 내려와
가끔은 기쁨도 던져 주지만
힘든만큼 감사한 거지
슬퍼도 힘들고 아파도 힘들지
소녀시대도 방탄소년단도 힘들었을거야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힘들어
힘드니까 울고 웃을 수 있는거야
안 힘들다고 말하는 건 가짜뉴스야
사람도 무척 부대끼며 힘들지
돈이 많아도 돈이 없어도 모두 다 힘들어
수험생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
부부로 살아도 혼자 살아도 어차피 힘들지
답을 모르고 사니 더 힘들지
대통령보다도 더 힘드신 게 하늘님이지
맨날 원망만 들으니까
미세한 먼지조차에도 힘드니
폭우와 폭설엔 감당키 어렵게 힘들지
세월호에 자식을 묻은 가족들은 너무도 힘들거야
이에 지치지 않는 이 있을까?
이 시를 쓰는 나도 힘들어
아무도 봐주지 않을까봐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을까봐
그러다 언젠간 지치겠지
딸, 너도 힘들지?
논문 쓰느라 많이 힘들지?
6. 2019
《시》
산더미처럼 가슴에 쌓아두기만 했던 말
사랑한다 좋아한다 그립다 라는 말
이젠 하염없이 쏟아져 나와
참지 못 해 막지 못 해 어쩌지 못 해
미처 발견 못 한 새로운 한 가지
심장이 뜨겁고 가슴이 아리고 입 안이 타는
너를 바라 볼 때마다 세상이 멈추어
눈앞이 젖어 오고 빗물이 그치질 않는데
먹먹해진 이 가슴이 말을 해
너를 원한다고 어서 말하라고 사랑한다고
사랑이라는 말 / kjm
K / 2025.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