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는 여유와 사랑으로
고전 3:6-9
지난번 추석엔 달구경하셨습니까? 어렸을 때는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달" 노래를 부르며 뒷동산에 달맞이 갔는데 이제는 아득한 옛날이야기가 되버린 요즘은 이제는 달을 쳐다볼 여유도 없이 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어느 시인은 달이 5개 뜬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하늘 위에 떠 있는 달,
둘째는 호수에 비치는 달,
셋째는 술잔 위에 뜨는 달,
넷째는 내 마음 속에 뜨는 달,
마지막으로 여인의 눈동자 안에 뜨는 달이라고 합니다.
하늘 위에 떠오르는 달만을 쳐다보는 이들은 달이 가져다 준 정보로 하루하루를 먹고사는 범인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달을 보며 그 날 그 날의 날씨를 알거나 오늘이 며칠이지 숫자를 꼽아보는 일로 만족하는 삶 말입니다.
호수에 비치는 달을 바라보는 이들은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본 이들이거나 번민과 씨름하며 밤을 녹여낸 아침의 파수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술잔에 떠오른 달을 쳐다보는 이들이야말로 인생의 의미를 밝혀보려던 철학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 안에 떠오르는 달을 쳐다보다 풍덩 빠져 허우적거려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사랑했다고 할 수 없는 자들입니다. 그리고 마음의 달이 차 오르는 것을 경험해 본 이들은 인생의 깊이와 맛을 아는 시인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 각박하게 사노라면달도 한번 쳐다보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달 속에 있는 계수나무와 토끼를 찾아보는 낭만과 여유가 있어지길 바랍니다.
사람을 만나도 느끼하지 않고 시원시원한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제일 못 견뎌 하는 사람이 잔머리 굴리는 사람과 느끼한 사람입니다. 왜 그런지 그런 사람들은 소화를 못 합니다. 제 약점이지요. 하지만 서툴러도 진실하고 깨끗하면 거기다 선이 굵으면 금방 친구가 되고 싶어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대할 대에도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서툴러도 진실하게 대하면 통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을 보고도 인생의 맛을 아는 여유와 낭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