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일의 즐거운 자리를 통해 얻은 좋은 여운을 안은채 오늘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낸다.
아침 일찍 숙소로 Pierre 교수님이 찾아오셔 어디를 가자고 하신다.
오랜기간 좋은 친분을 쌓고 있고 실력 있는 Domaine이라 꼭 소개시켜주고 싶다시며 Morey - st -Denis로 안내하신다.
Domaine Taupenot - Merme
Domaine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가문이 하나로 합쳐져(부르고뉴의 전형적인 승계 및 상속형태 중 하나) 지금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1960년 대 초반 Jean Taupenot 할아버지와 Denis Merme 할머니께서 결혼하시면서 두 가문이 하나가 되었다는...
메흠므 할머니의 가문은 당시 Morey - st -Denis에서 이미 7세대 이상을 이어내려온 유서깊은 포도재배농이었고,
또쁘노 할아버지의 가문은 Volnay 옆에 위치한 St-Romain 지역에서 와인을 양조해온 가문이라 한다.
메흠므 할머니의 형제가 어찌되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부르고뉴의 승계 제도상 가문을 이을 아들이 없었는지, 어쨋는지...
또쁘노 할아버지와의 결혼을 통해 가문의 전통을 이어내려 간 듯 하다.
그리하여 또쁘노 할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Morey - st -Denis에 정착하게되고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계신다.
젊은 시절의 또쁘노 할아버지와 메흠므 할머니
세월의 흐름을 가늠케 하는 사진한장이지만, 뭐라고 할까.... 두 분이 보여주는 여유로운 인자함은 변함없음으로 다가온다.
Jean Taupenot 할아버지
시종일관 별 말씀이 없으셨다.
이미 최일선에서는 물러나신 듯 아들과 딸이 도멘과 그들의 와인에 대해 설명하는동안 묵묵히 미소로 일관하신다.
여담이지만, 도멘을 떠날 때 WJ군이 한동안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할아버지도 별 말씀 안하시고 미소로 일관하시고...
후에 WJ군이 내게 말한다. "형~ 할아버지 손이 장난아니던데~
온통 굳은 살에 흡사 갑각류를 만지고 있는 듯한 딱딱함이 느껴져... 그래도 따뜻하더라~ ㅎㅎ"
딱딱하지만 따뜻한 손이라... "내 손은 어떻게 변해갈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Denis Merme 할머니
양조장에서 처음 뵌 할머니는 트레이닝 복에 굉장히 소녀스러운 느낌을 줄 정도로 밝은 모습이셨다.
하지만 일행들이 포도밭을 다녀온 사이 단정하게 거실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에 연륜이 전해진다.
그래도 사진을 찍으실 땐 장난끼어린 소녀스러움이 묻어나신다.
현재의 Winemaker 아들 Romain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또쁘노 할아버지는 여전히 고향을 소중히 생각하는 듯 하다.
아들의 이름이 출신지인 St-Romain 지역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테이스팅 한 첫 번째 와인은 바로 St-Romain의 chardonnay였다.
30대 후반의 이 젊은 양조가는 시종일관 집중도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아버지의 열정과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인상을 전해준다.
Domaine 관리 및 경영 부문에 참여하고 있는 딸 Virginie
할머니의 캐릭터가 연상되는 경쾌한 성격을 가지고 계신다. 형제지간에 사업하는건 위험부담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온 그 자연스러움에 이 상황들이 수긍이 간다.
Domaine의 라인이 이렇게 형성되어 있으니... 부르고뉴의 전형적인 가족 경영 중심 와이너리의 형상을 느낄 수있다.
소유하고 있는 밭의 규모도 13ha로 부르고뉴 생산자들의 평균 소유경지를 크게 웃돌고 있다.
[Domaine Taupenot - Merme cru 소유현황]
AOC
- Bourgogne Aligote / - Bourgogne Passe-tout-grain(2ha)
Village AOC
- Saint Romain(2.3ha) / - Auxey Duresses(rouge 0.5ha, blanc 0.5ha) / - Gevrey Chambertin(1.5ha)
- Chambolle Musigny(0.8ha) / - Morey-St-Denis(0.6ha)
1er cru AOC
- Auxey Duresses les Duresses(0.5ha) / Auxey Duresses les Grands Champs(0.4ha)
- Morey-st-denis la Riotte(0.5ha)
- Chambolle Musigny la Combe d'Orveaux(0.5ha)
- Nuits-St-Georges les Pruliers(0.5ha)
- Gevrey Chambertin Bel Air(0.5ha)
Grand Cru AOC
- Champs-Chambertin(0.7ha)
- Mazoyeres-Chambertin(0.8ha)
- Clos-des-Lambrays Ouvree(0.05ha)
- Corton-Rognet(0.5ha) : 04년까지 여타의 소작농이 관리를 했었지만 05년부터 인계를 받음.
05년이 도멘의 첫 시도. 테이스팅 결과는 이 후 포스팅에서 거론하도록 한다.
최군's story
그것이 어떤 것이든간에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그 가치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그것 자체가 타인에게 감동을 주고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는 매개체라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더욱 더 지켜지길 바라며 훼손되지 않길 바라게 된다.
그저 보통 사람이기에 느낄 수 있는 이런 작은 감동이 있어 지금의 난 행복한 듯 하다.
첫댓글 최군의 생생한 스토리 넘 좋다 땡큐
은식이형 따라갈려면 멀었네요...잘지내시죠??
질문 있습니다!!!! 0.05ha면 와인을 어떻게 만드나요?? 평소부터 궁급했던건데.. AOC그랑크뤼의 허용치는 35hl/ha인데 0.05ha면 175리터가 최대의 생산량일텐데.. 부르고뉴 오크는 228리터인데 오크 베럴 한통도 안나오잖아요??? 그냥 한 50리터 비워서 만드나요?? 꼭 답변좀...
이야...질문도 참.고급입니다.선배님..ㅋㅋ 조만간 시음회에서 메시겠씁니다. ^^
음... 우주선배 멋진 질문이네요~ 저도 궁금해서 파리에 계신 어르신께 여쭤 보았는데... 그분도 궁금하다시며 이번주 부르고뉴 초대 겸 취재 차 가시는 길에 확인해보신답니다. 저도 도멘에 접촉해보고 답변드리겠습니다. 잘 지내죠?
알아봐주시다니 감사요 ^^. 저야 잘지내죠. 한 8월쯤에 한번 들릴찌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