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림 (지은이)
어린 시절, 친구들과 시멘트 도랑 너머 숲에서 놀곤 했어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은 도랑을 건널 때마다 겁이 났어요. 도랑 아래 썩은 나뭇잎과 쓰레기 사이로 기어 다니는 생명체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언제나 숲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두려움을 이겼어요. 지금은 사라진 도랑과 숲의 생명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쓴 책으로는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은이의 손바닥』, 『괜찮아, 천천히 도마뱀』 등이 있습니다.
최근작 : <바늘 아이>,<2020 누리과정 의사소통 세트 - 전4권>,<맑음이와 여우 할머니> … 총 78종 (모두보기)
모예진 (그림)
한 걸음 뒤에서 달리고 뛰어오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모든 것에서 작은 틈새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그런 일이 종종 있지』, 『어디로 가게』가 있고, 『핫-도그 팔아요』, 『내 여자 친구의 다리』, 『왁자지껄 바나나 패밀리』, 『햄릿과 나』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2015년과 2016년 연이어 볼로냐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책소개
바늘 사람과 바늘 아이가 만나 꿈꾸는 새로운 세상
『바늘 아이』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던 바늘 사람과 아이가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모든 것을 잃고 죽은 듯 자고 있던 바늘 사람과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져 있던 아이가 서로 만나는 순간, 아이는 바늘 사람의 꿈을 보고 바늘 사람은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됩니다. 바늘 사람이 본 것은 어쩌면 이 작은 아이가 다시 자연을 살릴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겠지요.
『바늘 아이』를 읽고 더 많은 아이들이 자연 곳곳에 숨어 있던 바늘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를 바랍니다. 그 작은 희망들이 모여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그 변화가 죽어가는 우리 자연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으니까요.
인간의 욕망으로 상처받은 자연을 보듬고 치유하는 이야기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말’의 이중 의미를 활용하여 지혜롭게 말하는 것의 중요함을 알려준 『말들이 사는 나라』, 조용하지만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소통하는 선생님 이야기 ‘콩가면 선생님’ 시리즈 등 수많은 작품에서 일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윤여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입니다.
윤여림 작가의 작품에서 만나 온 작고 여리지만 자신만의 힘을 가진 주인공은 이번에도 등장합니다. 『바늘 아이』의 윤이는 또래보다 작고 겁이 많지만 용기를 냅니다. “도랑을 건너라, 두려움을 넘어라!” 마치 ‘코로나 시대라는 도랑’ 앞에 선 우리에게 전하는 듯이요.
윤여림 작가의 세계는 아이가 성장하듯이 이제 일상의 삶을 넘어 사회 및 자연으로 확장되면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 출발선에 있는 작품이 바로 『바늘 아이』입니다. 『바늘 아이』는 상처받은 자연을 보듬고 치유할 뿐 아니라 작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세상의 모든 ‘윤이’를 응원하는 그림책입니다.
세심한 연필선과 파스텔 터치로 그려낸 절망과 희망
윤이가 바늘 사람을 만나기 전과 후는 서로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 전과 후의 세계, 즉 현실의 세계와 판타지의 세계를 어떤 이미지로 표현하느냐에 이야기의 메시지가 달라집니다. 모예진 작가는 현실 세계는 세심한 연필 선을 통해 모노톤으로, 판타지 세계는 온갖 종류의 초록빛 색채감으로 풍성하게 구사했습니다. 그 결과 절망 속에서 희망을 길어 올리는 주제를 멋지게 구현했지요.
인물이나 디테일한 묘사는 수십 번, 수백 번 덧칠하여 연필 선으로 그려내고, 전체적인 색감이나 배경 묘사는 파스텔을 활용했지요. 아주 세밀하고 따뜻한 질감 때문에 마치 수채 색연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가가 공들인 터치 한 번, 또 한 번이 이뤄낸 결과이지요.
모예진 작가는 디지털 기법의 채색으로 진행하다 이야기와 맞지 않다고 여겨지자 처음부터 다시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두 번이나 등장하는 좌우로 펼쳐지는 큰 스케일의 그림에서 작가의 열정과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