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긴 하루였다. 어제 하루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피곤해서 집에 도착하고 씻자마자
잠들어버려 낮잠을 너무 오래 잔 게 화근이 되었는지 자정이 넘어도 잠이들지 못했다. 두 시간
정도 자고 새벽에 센터에서 체중을 재보니 1키로가량 늘어버렸다. 원래 체중에는 민감하지
않지만 써코니 이벤트 때문에 체중이 자연스레 신경이 쓰였다. 혹시나 근력량이 늘지 않았을
까 인바디를 재보려 했는데 선생님께서 한 말씀 하셨다. 이벤트 때문에 체중 따위에 신경 쓰고
있는 내 모습이 마음에 안 드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단돈 몇만 원 때문에 이 소중한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보낸다면 그것이 우매한 행동이 아닐까.. 당분간 체지방은 신경을
꺼버리고 근력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야겠다고 다짐했다.
점점 남산 산책은 스퍼트가 올라가고 있다. 이런 기세로 조만간 남산 걷기가 아니라 남산
돌파로 명명해야 할 듯하다. 체력이 좀 더 좋아져서 계단코스는 거의 풀로 두 칸씩 올라갈
정도는 되지만 죽을 듯 숨이 차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그 고통의
크기가 클수록 내 건강이 더 좋아짐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몸이 나에게
묵묵히 보여주고 있음을 나는 매일 듣고 있기 때문이다.
저질 체력으로 열심히 따라왔지만, 자라나는 의욕과 체력의 성장 속도의 차이가 양다리에
며칠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릎 안쪽 부분이 아파와서 내리막길 걸을 때와 달려갈 때
고통이 느껴졌다.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조금씩 더 아파왔고, 요 며칠 산책 스퍼트가
올라가면서 몸이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는듯했다. 스스로의 잘못된 진단으로 몸을 방치하고
있는 나에게 선생님께서 조언을 해주시며, 자주 가시는 한의원의 진료를 추천해 주셨다.
오늘 11시쯤 선생님께서도 진료를 받으신다고 그때 오라는 말씀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산책의 스퍼트가 올라감에 따라 자연스레 운동량은 높아지고 시간적 여유는 더 커졌다.
센터에 왔을 때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도 되지 않았다. 오늘 11시까지 진료시간을 맞추려면
근력운동 중 휴식시간을 최대 40초 이내로 잡고 집중적으로 실행하였다. 헐크형에게 아직
등과 이두 쪽의 운동법은 자세히 배우지 못해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 두 가지 정도를
최대한 해보았다. 전체적으로 몸의 근육들이 무게에 적응을 하여 근육통이 쉽게 오지 않아,
운동할 때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내기 위해서 파트너가 필요함을 자주 느끼고 있다.
진료시간을 맞추기위해 복근운동을 빠르게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간단히 씻고 한의원
으로가서 선생님을 뵌 후 원장님께 진료를 받았다. 대퇴사두근 중 내측광근 쪽에 힘을
줘보라고 지시하셨고 왼쪽과 오른쪽의 모양이 달라져 있었다. 왼쪽 다리 부위는 모양이
잡혔지만 오른 다리 쪽은 근육에 힘이들어가지 않은 상태였다. 원장님께서 오른쪽 내측광근이
망가졌다고 하셔서 조금 걱정이 됐지만 운동을 쉬지는 않을 것이다. 치료와 운동, 휴식을 병행
함으로써 꼭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니 정오쯤이였다.. 새벽이 긴 생활은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요즘은 정말 하루하루가 소중한 나날들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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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화이팅. 몸뭄게는 단지 숫자일뿐.. 줄이는건 쉽고 근육량 올리는건 어렵고^^ ;;
넵 정말 그렇네요.. 20대 초반때 헬스할땐, 근육 늘어가는게 보였는데 요즘은 더 열심히 해도 정말 근육량이 잘 안오르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방치한 몸이 아직 잘 못따라오나 봐요 ㅎㅎ
당장 앞의 일때문에 더 뒤의 일을 보지못하는 실수는 안할거라 믿어요....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도 열씸히~ 잘~ ㄱㄱㄱ
그럼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치료 잘받으셔서 꼭 좋아지시길 기원합니다!화이팅~
감사합니다. 모두들 목표를 이뤄서 다 함께 웃는 날까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