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지난 3월 19일 자 덕화만발 말미(末尾)에
아집(我執), 욕망(慾望), 탐욕(貪慾)
다 버린 지 오래 거 늘, 또 무얼 바랍니까?
아 아! 그런데 기다리고 기다리는
질긴 생명 언제나 끝이 날까요!
라고 썼다가 사방에서 격려와 질책이
쇄도했습니다
사람은 겸손하기가 참 어려운 동물이라고
여러 《경전(經典)》에 기록되어 있지요
매일 같이 발로 꾹꾹 밟아주지 않으면,
한여름의 잡초처럼 순식간에 웃자라 버리는,
그것이 잡초의 성질이고, 사람의 교만입니다
아마 어서 가겠다는 말도 교만(驕慢)인 모양입니다
평생을 머리 조아리며 말도 제대로
못 하던 사람이 돈 좀 벌었다고 거들 먹 대고,
작은 감투 하나에 큰 벼슬이라도 한양,
목에 빳빳하게 풀을 먹이고 우쭐대는 걸 보면
교만만큼 인간의 본성이 뚜렷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교만이 일만 악의 뿌리이고 패망의 앞잡이란
가르침이 끊이질 않지만, 인류의 역사는
달라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인류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교만의 악순환에서
비롯된 것인데 사람은 언제라야 겸손해질까요?
그보다 교만과 겸손을 구분하는 방법은
죽음에 대한 인식에서 좀 더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은 생을 살다 가는 것이 인생임을
아는 사람은 마치 천 년을 살 것처럼
나대지 않으니까.
말에는 묘한 힘이 있고 향(香)이 나는
말이 있습니다
라틴어에는
그러한 철학적 의미를 함의한 문장이 많이 있지요
특히 “메멘토 모리! 입니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오묘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말의 유래는 2000년 전 로마 공화정의
개선식(凱旋式)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개선식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였습니다..
백마 네 마리가 끄는 전차(戰車)를 타고,
개선 행진을 벌이는 것이지요.
영웅이 탄 마차가 연도를 메운
로마 시민의 환호 속을 헤치고 행진하는
장면은 장쾌했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금빛 마차에는 열광 속에 가린
숨은 그림 하나가 있습니다.
개선장군이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화답하는 동안,
장군 뒤에 탑승한 사람이 큰 소리로 계속 외쳐 대는
장면이지요
대중의 환호 소리가 커지면 커진 만큼
그의 목청도 따라 커지는 외침이 있었습니다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겸손하게 행동하라 승리에 도취한 장군을 향해
준엄한 하늘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지요
승전한 영웅 그대여! 영광의 이 순간에도
유한한 인간의 본분을 잊지 말지니!
교만한 인간의 관성(慣性)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장치 하나를 둔 것입니다.
메멘토 모리에는 세 가지 철학적 가치를
담았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라!
운명을 사랑하라!
현재에 충실하라!
이 세 경구(警句)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획 하나 가감 없이 들어맞는 처세훈이자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메멘토 모리와 함께 자주 인용되는
또 하나의 문장이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본래 이 말은
오만하지 말고 현재를 가치 있게 살라는 뜻으로,
오늘을 즐기며 살라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디엠은 언뜻 보면
다른 뜻 같아 보이나, 늘 함께 짝을 이루고 있지요
트로트 가수 김연자가 불러 유명한
아모르파티도 일맥상통합니다.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와 운명을 뜻한
파티’를 합성한 라틴어로
운명을 사랑하라, 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아모르파티,
모든 문장은
한결같이 겸손한 삶을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교만하지 말고, 매 순간 삶을
성찰하며 살라고 이르네요
그리고 너 가 죽으면 나도 죽게 마련입니다.
자연의 이치는
너 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옥수수 농장을 하는 한 농부가 일을 마치고
집에서 한가로이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졸음이 몰려오던 찰나 농부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기사가 보였습니다
새로운 옥수수 종자가 개발되었다는
내용이었지요
농부는 날이 밝자마자 종묘 가게로 달려가서
그 씨앗을 사들여 정성을 다해서 재배했고,
결과는 대풍작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웃 농부가 찾아와 새로운
옥수수 종자가 다 팔려 구할 수 없게 되었다며
자기에게 조금만 팔라고 사정했습니다
농부는 혹 경쟁력을 잃을까 하여
한마디로 거절했습니다
이듬해가 되었습니다
어쩐 일인지 농부의 농장 수확량이
작년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바로 이웃 농부의 옥수수밭에서 날아온
열등한 옥수수 종자의 꽃가루 때문에,
농부의 옥수수 종자가 열등한 종자로
바뀌었던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나의 우수 품종이 살아남으려면
옆집 것도, 같이 우수해야 합니다.
이것이 메멘토 모리이고,
우리가 함께 사는 법칙 아닌가요 !
흐르는 곡! Think Twice / Brook Benton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3.22 20:0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3.22 20:20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서방장님 반갑습니다
좋은 하루 돼십시오..
좋은글 추천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고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십시요..
정읍신사님 안녕하십니까.
올려주신 좋은글에 다녀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