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성령님께서는 우리의 소원도 변화시키신다는 말씀에 아멘 합니다.
제가 그 증인임을 확실히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큰둥했던 주님의 말씀이 마음에 콕 박히고
그 말씀대로 살기를 원하는 자가 되게 하시고
저의 품은 뜻이 주님의 뜻과 같이 되기를 기도하게 되었으니
바로 성령님의 역사입니다.
바빴던 주일의 모든 일을 순적하게 해 주심도 감사를 드립니다.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십자가 보혈을 의지합니다.
정결한 마음과 정직한 영을 허락하옵소서.
성령님께서 말씀을 조명하여 주실 때
나의 주님을 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 그 날 아하수에로 왕이 유다인의 대적 하만의 집을 왕후 에스더에게 주니라 에스더가 모르드개는 자기에게 어떻게 관계됨을 왕께 아뢰었으므로 모르드개가 왕 앞에 나오니
2. 왕이 하만에게서 거둔 반지를 빼어 모르드개에게 준지라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하만의 집을 관리하게 하니라
3. 에스더가 다시 왕 앞에서 말씀하며 왕의 발 아래 엎드려 아각 사람 하만이 유다인을 해하려 한 악한 꾀를 제거하기를 울며 구하니
4. 왕이 에스더를 향하여 금 규를 내미는지라 에스더가 일어나 왕 앞에 서서
5. 이르되 왕이 만일 즐거워하시며 내가 왕의 목전에 은혜를 입었고 또 왕이 이 일을 좋게 여기시며 나를 좋게 보실진대 조서를 내리사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이 왕의 각 지방에 있는 유다인을 진멸하려고 꾀하고 쓴 조서를 철회하소서
6. 내가 어찌 내 민족이 화 당함을 차마 보며 내 친척의 멸망함을 차마 보리이까 하니
7. 아하수에로 왕이 왕후 에스더와 유다인 모르드개에게 이르되 하만이 유다인을 살해하려 하므로 나무에 매달렸고 내가 그 집을 에스더에게 주었으니
8. 너희는 왕의 명의로 유다인에게 조서를 뜻대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을 칠지어다 왕의 이름을 쓰고 왕의 반지로 인친 조서는 누구든지 철회할 수 없음이니라 하니라
9. 그 때 시완월 곧 삼월 이십삼일에 왕의 서기관이 소집되고 모르드개가 시키는 대로 조서를 써서 인도로부터 구스까지의 백이십칠 지방 유다인과 대신과 지방관과 관원에게 전할새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언어와 유다인의 문자와 언어로 쓰되
10. 아하수에로 왕의 명의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을 치고 그 조서를 역졸들에게 부쳐 전하게 하니 그들은 왕궁에서 길러서 왕의 일에 쓰는 준마를 타는 자들이라
(본문 주해)
1~2절 : 아하수에로는 하만을 처형한 날 그의 집을 왕후 에스더에게 넘겨 주었다. 죄인 하만의 모든 소유는 당연히 왕의 것이 되는데, 왕은 그것을 에스더에게 준 것이다.
하만의 집은 가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만의 모든 재산을 말한다.
그리고 에스더는 모르드개와의 관계를 밝히고 또 왕은 모르드개가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은 이미 알고 있기에 모르드개가 왕 앞에 나아가게 된다. 모르드개가 왕 앞에 나오니 하만에게서 거둔 반지를 빼어 모르드개에게 주고, 또 에스더는 모르드개에게 하만의 집을 관리하게 한다.
그러나 아직 완성이 아닌 것이다.
하만이 왕의 칙령으로 명한 유대인을 죽이는 날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3~6절 : 에스더가 다시 왕 앞에 나가서 왕의 발아래 엎드려 구하니 왕이 에스더를 향하여 금 규를 내민다.
하만이 처형되고 없지만, 유대인 학살에 관한 조서는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 효력이 유효했기에 에스더는 그 조서를 철회하여 달라고 왕에게 구한다.
7~10절 : 왕의 사인이 난 조서는 취소할 수 없지만 무효화 시킬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또 다른 조서를 반포케 함으로써 전 조서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즉 조서로 조서를 철회케 하는 것이다.
그러자 모르드개의 주도하에 새로운 조서가 쓰여졌다.
하만이 유대인 학살을 위한 조서를 반포한 것은 페르시아 달력으로 1월 13일, 에스더가 왕에게 하만의 음모를 고발한 때는 1월 16일, 모르드개에 의하여 다시 조서가 반포된 것은 3월 23일이었다.
이렇게 모르드개가 시키는 대로 서기관이 조서를 쓰고 아하수에로 왕이 통치하는 인도로부터 구스까지의 127 지방 유대인과 대신과 지방관과 관원에게 전한다. 각 민족의 언어와 유대인의 문자와 언어로 써서 역졸들에게 전한다.
(나의 묵상)
유대 백성들을 죽이라고 반포된 조서는 아직 효력 발생 중이었기 하만은 죽었어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이에 에스더가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다시 왕 앞에 나아가 구하니 새로운 조서로써 앞의 조서를 철회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에스더는 자신과 모르드개뿐만 아니라, 유대 민족 전제의 생명을 구하는 인물로 쓰여진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말하는 모르드개 앞에서 왕 앞에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말했던 에스더가 이제는 점점 더 담대해지는 모습이다.
한 번은 그렇다 치고 두 번째로 또 왕이 규를 내밀게 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왕의 마음을 주장하고 계시는 동안은 모든 것이 순적하다.
에스더를 보면 늘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
결혼 후 교회는 다녔지만 누구보다도 세상적으로 살던 나를 믿음 좋은 동료교사 한 분이 너무도 안타깝다는 식으로 나를 불러 훈계했던 사건이다. (에스더서를 대할 때마다 나는 이 사건을 사람들에게 자주 말했었다.)
당시에는 학교에서 전세 버스를 이용해 1박 2일, 2박 3일로 교사들 단합대회를 자주 갔었는데 거기서 누구보다도 신나게 노는 내 모습을 그 선생님이 유심히 보셨던 것 같다.
다음 날 수업이 없는 빈 시간에 매점에서 잠깐 보자고 그 선생님이 말했다. 워낙 진지한 양반이라 대하는 것이 어렵고 재미도 없는 분이지만 꼼짝없이 걸렸기에 끌려가다시피 매점 한 구석 자리에 마주 앉았다. 선생님이 조용히 입을 떼셨다.
‘문 선생님, 에스더...아시죠?’
‘아, 예? 예.....’(나는 에스더가 누군지 뭔지도 몰랐지만 아는 척 얼버무렸다.)
그렇게 입을 연 선생님이 내가 에스더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인데....로 시작해서 여러 가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길게 하셨다. 수업 끝나는 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떠들면서 매점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때 선생님이 매우 근엄한 목소리로 ‘기도합시다!’ 했다. 그 기도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이들 앞에서 그런 모습으로 있었던 것이 너무 민망하고 창피해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픈 마음뿐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게 그런 말을 하기 전에 그 선생님이 하나님께 틀림없이 기도했을 것이고, 그때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기도해 주셨던 그 기도 내용이 지금은 비록 생각나지 않지만 그것이 얼마나 간절한 기도였을까를 생각하면 울컥하는 마음과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것은 어느덧 내가 그 선생님의 심정으로 영혼들을 대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그 기도는 응답받기까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것 같다.
명퇴하시고 목회자 길을 가시다가 지금은 돌아가신 그 선생님의 진지하고 열렬했던 목소리와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도구로 쓰임 받는 에스더의 자리로 나도 나아가길 원하고 또 원한다.
죽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대로 죽겠노라고 두 번 씩이나 왕 앞에 나아간 에스더처럼, 나도 주님과 함께 죽기를 원한다.
두 번이 아니라, 백 번, 천 번의 순간에도 십자가에 연합되는 자 되길 소원한다.
새로운 조서로 유대 민족을 살리는 것처럼 복음으로 생명을 살리는 자 되길 기도한다.
(묵상 기도)
주님,
세상 속에 희희낙락하다가 영원한 멸망에 빠질 코스가 정해진
저를 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40년 전의 그 기도가 저를 살리는 기도였음을 생각합니다.
저도 누군가를 위해 그런 기도를 할 수 있게 되길 원합니다.
복음을 전함으로 생명을 살리는 자,
에스더와 같은 도구로 쓰임 받게 하옵소서.
성령님,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