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내 손목에 시계가 처음 채워진 날을 나는 기억 못 한다.</p><p style="text-align: start;">초중고는 물론 대학 때 까지도 시계를 가져 본 적이 없기</p><p style="text-align: start;">때문이다.</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그러니까 시간을 어림잡아 헤아려 밥을 먹고 학교를 가고</p><p style="text-align: start;">잠을 잤던 셈이다. 어떻게 그 시절엔 그게 가능했을지 지금</p><p style="text-align: start;">생각하면 희한할 지경이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하여튼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뭔가 손목에 차고</p><p style="text-align: start;">다녔을듯 하긴한데 그것조차 전혀 기억이 없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그런데, 확실한 건 결혼할 때 예물로 받은 시계다. </p><p style="text-align: start;">때는 1983년 시계와 반지를 받게 되었는데~</p><p style="text-align: start;">장인어른이 잘 아시는 남대문 시장의 어느 시계포에서 </p><p style="text-align: start;">오 xx라는 시계를 구입한 것이다. 해서 몇 년을 손목에</p><p style="text-align: start;">차고 다녔는데 어느 날 보니 와이셔츠 소매 부분이 푸석</p><p style="text-align: start;">푸석 뜯어지고 있었다.</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원인은 오 머시기 시계줄인듯했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 아니~ 여보 와이셔츠 손목이 왜 이래? </p><p style="text-align: start;">이거 혹시 시계줄 때문 아닐까?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글쎄 그게 시계때문인것 같기는 한데~</p><p style="text-align: start;">뭔가가 잘못된 모양이구려!"</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시계줄이 뭔가 마감이 덜 된 건지 내 와이셔츠  손목부위가</p><p style="text-align: start;">잘못된 건지 정확하지는 않아서 사실 시계가 문제라고 단정</p><p style="text-align: start;">지을수도 없는 것이었는데, 하여튼 그렇게 되어 시계는 더</p><p style="text-align: start;">이상 내 손목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96년도에 유럽으로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아내의 권유로</p><p style="text-align: start;">스위스에서 론 x 이라는 시계를 원품으로 구입했다. 아내는</p><p style="text-align: start;">문제의 그 오 머시기 시계가 늘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그러나 기분 좋게 차고 다니던 론 머시기 시계도 핸드폰의</p><p style="text-align: start;">등장과 함께 시계를 손목으로 볼 일도 적어지고 또 손목에</p><p style="text-align: start;">뭘 차고 다니는 게 애당초 불편했던 나로서는 그것도 장롱으로 </p><p style="text-align: start;">들어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 되고 말았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시계뿐 아니라 반지도 내 취향이 아닌지라 끼지 않은지가</p><p style="text-align: start;">수십년도 더 지났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그렇게 시계를 잊고 살기를 한 20여 년~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그 사이 유행 따라 론 머시기 시계줄도 금줄에서 가죽으로</p><p style="text-align: start;">바꾸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시계를 어디다 두었는지 조차 몰라</p><p style="text-align: start;">아무리 찾아도 행방이 묘연하길 또 몇 년~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까짓거 못 찾으면 어때! 차고 다니지도 않을걸~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그런데 아내가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이번에 집에 돌아왔다.</p><p style="text-align: start;">1년 반 방치되었던 집안을 여기저기 정리하며 예전에 그토록</p><p style="text-align: start;">찾고자 했지만 못  찾은걸 이번에 우연찮게 찾고야 말았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아내는 매우 기뻐했지만 시계는 고요히 잠을 자고 움직일 줄</p><p style="text-align: start;">을 모른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 이게 뭐야? 이거 손목에 차고 흔들면 가는 게 아니었어?"</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헌데 두께도 얇고 크기도 작은 마치 여성용 시계 같은 이</p><p style="text-align: start;">녀석은 아마도 내장용 배터리가 들어있는 모양이다. 그런데,</p><p style="text-align: start;">시계 수리 공구 세트를 마련한 아들이 아무리 해봐도 이건</p><p style="text-align: start;">뒤판을 열 수가 없단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아내는 기억을 더듬어 그 한참 옛날에도 남대문에서 시계포</p><p style="text-align: start;">아저씨가 잘 못 열어 다른 가게에 부탁해서 열었던 것 같다고 </p><p style="text-align: start;">말한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문제의 남대문을 여전히 아내는 애용하고 자주 다녔었던 것</p><p style="text-align: start;">이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저 얇고 작은 시계를 다시 내 손목에 차고 다니는 게 나은가?</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나는 자문자답해 본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시계는 결국 열었고 배터리도 새로 구입해 넣었다. </p><p style="text-align: start;"> </p><p style="text-align: start;">허긴 핸폰으로 시계 보는 것도 이제 할 만큼 해 봤으니 도로</p><p style="text-align: start;">손목으로 돌아가도 괜찮은게 아닐까? </p><p style="text-align: start;">시간이 궁금할때 슬쩍 손목을 보면 되니까 그것도 꽤 편하긴</p><p style="text-align: start;">하니 말이다. </p><p style="text-align: start;"> </p><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Left"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YUPy/5dd4ca235144d7fa87d40abb439c1a0ff831a53b" class="txc-image" width="500"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YUPy/5dd4ca235144d7fa87d40abb439c1a0ff831a53b" data-origin-width="4000" data-origin-height="3000"></div><p style="text-align: start;"> </p><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Left"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YUPy/b88c66e496ec75554a6a43d5a449078c5c59c8fd" class="txc-image" width="300"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YUPy/b88c66e496ec75554a6a43d5a449078c5c59c8fd" data-origin-width="1280" data-origin-height="1280"></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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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저도 시계를 안 차고 다닌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저도 몸에 부착되는 악세사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래도 오랜 투병 끝에 집에 돌아오신 아내분의 성의도 있고 또 그 시계에 담긴 사연도 있으니 저 멋진 시계는 꼭 차고 다니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마론 님의 글을 읽으면서 옛날 생각을 해봅니다. 시골마을에서 자랐기에 시계를 구경해 본 적이 없었는데 시간을 어떻게 알았을까 싶습니다. 거의 자연현상에 의지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예물로 오갔던 시계. 귀한 시계가 옷을 갉아먹었군요. 다시 마련한 시계. 또 다시 찾은 귀한 시계 손목에 차고 다니시면 좋겠네요. 옛날에는 시계를 잘도 차고 다녔는데 이제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는 게 습관이 되어서 손목시계를 못 하겠습니다. 이른 아침에 손목시계에 대한 추억의 글 잘 읽었습니다.
첫댓글
멋찐시계
차고 다니시요
예!!
그럴려고 합니다~
와이셔츠 손목 부위가 망가지는 거는 시계 때문이 분명 합니다
내 경험 입니다
나는 핸드폰이 생긴 이후에는 시계를 안 찹니다만
요새도 손목시계를 차는 분들이 있습디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지가 쭈욱 그랬었는데~
갑자기 시계를 찾고 배터리를
넣고 하니 이젠 폰 대신 시계를
좀 차볼까..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결혼 예물로 장인께서
좋은 선물 하셨네요.
그때는 시계를 참 귀히
생각한 시절인 것 같네요.
지금은 시간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사람 따라 몸에 부착되는 장신구를 즐겨하는 사람과
마론님처럼, 가치를 두지 않는 분들도 계시죠.
이제는 메이커가 좋다고 하여도,
시계 글자판 보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냥 스폰으로 보는 게 습관화 되었습니다.
그게 참 핸폰 등장과 함께
시계방이 밥줄이 끊긴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원체 뭐 차는걸 안좋아해서 몇십년간
시계를 거들떠도 안 봤는데,
요즘은 시계를 차도 괜찮아서
차고 다닌답니다.
학창시절에 어려웠던 모양입니다.저도 마찬가지지만요.
허나 장가는 잘들었던 모양이고요.ㅎ
전엔 시계가 신분의 상징처럼 여겨졌는데 이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유물이 되어버린거 같습니다.
뭐 그시절엔 다들 좀 어려웠지요.
시계는 물론이고 라디오 하나도
제대로 가지고 있기 힘든 시절~
시계가 이젠 구시대 유물로 전락한
느낌이지만, 다시 차 보니 그것도
편한점이 있더라구요!!
모양도 세련되고 무겁지 않고 가벼워 차고
다니시면 멋 있을 것같아요.
강추예요^^
그래서 요즘 열심히
다시 차고 다닌답니다.
시간 보기도 편하고~
그러고보니 저도 시계를 안 차고 다닌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저도 몸에 부착되는 악세사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래도 오랜 투병 끝에 집에 돌아오신 아내분의 성의도 있고 또 그 시계에 담긴 사연도 있으니 저 멋진 시계는 꼭 차고 다니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매일 차고 다닙니다.
시계가 2개가 되어 번갈아 가며
손목에 차는데,,
예전과 달리 이전 불편하지
않네요^
80년대 즈음엔 전자시계도 잠시 유행했었지요.
정장에 시계는
패션의 완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시계인데 사용하지 않으시면 아까워요.
맞아요!
세이코 시계가 아주 유명했는데,
카시오 도 있었고!
본전이 아까우니 열심히
차고 다녀야죠!! ㅎㅎ
마론 님의 글을 읽으면서
옛날 생각을 해봅니다.
시골마을에서 자랐기에
시계를 구경해 본 적이 없었는데
시간을 어떻게 알았을까 싶습니다.
거의 자연현상에 의지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예물로 오갔던 시계.
귀한 시계가 옷을 갉아먹었군요.
다시 마련한 시계.
또 다시 찾은 귀한 시계
손목에 차고 다니시면 좋겠네요.
옛날에는 시계를 잘도 차고
다녔는데 이제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는 게 습관이 되어서
손목시계를 못 하겠습니다.
이른 아침에 손목시계에 대한
추억의 글 잘 읽었습니다.
80년대만 해도 시계는 기본,
반지도 필수~
핸폰 등장으로 수십년간 시계를
대체했는데,
핸폰도 시간을 보려면 주머니에서
꺼내어 지문을 대야하고 등등
그것도 번거롭더라구요^
당분간은 시계를 애용해 볼까
합니다^^
오래전에 고도(高度)까지 나오는, 당시로는 아주
좋은 시계를 차고 지리산을 걷다가 잃어버렸는데
얼마나 아깝던지요.
지금이야 핸드폰이 시계를 비롯한 모든 기능을
대신하지만 추억은 쌓이지 않지요.
아이쿠,, 이런!!
그런 귀한 시계를 잃어버리면
정말 속이 많이 상하지요.
제가 아는 어느분도 정말 고가의
시계를 화장실에서 잠시 손닦는다고
벗어놓았다 그냥 나오며 분실했다는데
그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잠시 핸폰시간은 젖혀두고 시계를
애용할까 합니다.
누구나 손목시계의 아련한 추억내지는 경험담을 갖고 있을겁니다. 며칠전 잠실로타리사는 제친구와 커피한잔하며 아버지의 시계얘기를 했고 그걸 지금도 돌아가신 아버지유품으로 갖고 있답니다. 작년에 별세한 우리나라서 알아주던 바람둥이 최원석회장이 젊어서 친구아버지가 창업자 아버지 측근으로 상무로 근무할 당시 유럽여행가서 선물로 사온 스위스 최고급시계였답니다. (이름을 듣고도 잊어버립니다.) 최원석모친은 워낙 절약하고 철저해서 집안에 백색전화쓰면 요금 100원을 돼지저금통을 옆에두고 넣어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아~ 네에,,
로렉스 아니었을까요? ㅎㅎ
근검 절약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요.
중학교 하숙할때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가 방을 나갈땐 반드시
전등을 끄라고 해서 오랜 습관이
됬는데,, 요즘은 흐지부지 합니다.
시계가 재산의
일부였던 시절
60년대 초
고등학교 들어가
기차통학할 때
누님께서 스위스제
중고에x카 시계를
사주셨는데
소래바다에
게 잡으러 갔다가
잃어 버리고 오고....
다시 일제 시x즌인가 신품을
차고 다녔는데
대학때 학비?가 모자라
시계방에 팔고,
군 제대후 스위스제
라x 차고 다녔는데
약혼식때
로x스 받으며
처남에게 주었고,
(친구들이랑 쓴 것 같습니다)
로x스시계는
휴대폰을 갖고다닌 이후로
장롱서랍에 있다가 손주가
놀라더니
골동품으로
보관하겠다고
합니다.
이 것이 저의 시계에 얽힌 사연인데
지금생각하면
과시할 처지도 아닌데
실용적이지도 못하고 너무 낭비인것도
같습니다.
시계 처럼
저의 인생도
낭비적이지 않았나
재삼 생각해 봅니다.
시계에 얽힌 사연이
정말 구구절절 대단하십니다.
꼭 과시라기보단 원체 비싸고
귀한 물건이기도 하다보니 소장용
으로 가지고 계신분도 많을듯 합니다.
제가 스위스 여행 가서 당시 중국인들이
겁도없이 로렉스를 퍽퍽 사는걸 보고
햐~ 저 놈들은 돈도 많네!! 했던걸
기억합니다.
어차피 시계는 자기 만족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마론 님
답댓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학교다닐 때는 새벽부터 기차통학하는 것이 안쓰러워
누님께서 적은 봉급 쪼개서
할부로 사 주셨고,
결혼할 때는 장인어른께서
과분하게 사 주셨습니다.
누님이나
장인어른께
미안하기만한 일이지요.
어머니와
네 동생들을 위해
고생하신 누님께는
단독주택
한 채로
보답해 드렸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