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little fox(리틀 팍스)
내가 커다란 영어 로고-Little Fox-를 단 노란색 학원 전용차를 본 것은
산복도로 주행로왕복 4차선 시원스레 뚫린 도심의 하이웨이를 기분 좋게 달리던 때였다.
그 때 막 커브를 돌아 서서히 본길로 접어들던 그 학원차가 눈에 뜨이면서
그 차체에 인상적으로 달라붙은 글귀 그것이 문제였다. 그것은 분명히 little fox(작은 여우)였다.
이솝우화에 간사한 사람의 비유로 등장하는 동물 1호가 바로 이 여우지 않은가?
그것도 작은 새끼 여우, 영리하고 간교하고, 꾀와 술책이 많으며, 능수능란한 변신의 귀재이고,
어떻게 보면 미우리만치 영특하게 앙증맞은 뉘앙스를 풍기는 바로 그 작은 여우.
성경에도 등장하는 작은 여우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 곧, 나서기 좋아하고,
전하기 좋아하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여우속성이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학원 이름을 ‘작은 여우(little fox)’로 지었을까?
내가 리틀 팍스에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리틀 팍스는
-(주)리틀 팍스는 '멀티미디어 동화에 의한 영어교육'을 지향하는 영어교육 전문회사입니다. -였던 것이었다.
영특한 이미지를 주는 리틀 팍스는 마치 ‘징그러운 쥐’를 생쥐로 희화(戱畵)화시켜
크게 성공을 거둔 월트 디즈니의 작품 ‘미키마우스’처럼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고, 상전(桑田)이 변하여 벽해(碧海)가 되는 것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인 좋은 이미지로 변신시키는 놀라운 임기응변,
그것은 처세의 달인이요, 난세의 호걸이요, 치세할 수 있는 영걸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플래시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이 홈페이지 전면에 등장하는 ‘책 읽는 작은 여우’의 모습은
‘little fox’가 어떠한 설립 이념을 가졌고, 또 추구하는 가치는 어떤 체계이며,
그리고 지향하는 교육의 목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를 단적으로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 그림은 ‘나무 등걸을 의자로 하여 노란색 작은 여우 한 마리가 책을 들고 앉아서,
커다란 귀와 눈을 가지고 꼬리를 한 번씩 들었다 놨다 하는 반복 동작을 하며,
가끔씩 눈을 끔벅거리다가도 머리도 기둥시계의 추처럼 좌우로 진자(振子)운동을 하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꼼꼼히 살펴보면 작은 여우의 동작 하나하나는 나름대로 다 뜻과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여 진다.
우선 꼬리를 놨다 들었다 하는 반복동작을 통해서 ‘학문하는 즐거움’에 대한 암시처럼 보인다.
책 읽는 재미가 너무 좋아서 거기에 몰입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는 그런 형국이다.
다음으로 책을 들고 있는 자세이다. 얼마나 힘 있게 파지(把持)하고 있는지
책을 절대로 손에서 놓지 않을 그런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일평생 독서하는 재미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강고한 의지의 표상처럼 보인다.
뒤를 이어 눈을 끔벅거리는 형용은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서책에서 얻을 때 느끼는 희열
곧 그 즐거움이 전기스파크처럼 반짝거림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것은 진리의 분변,
혹은 그 응용방법을 익힘으로 사리분별력이 더욱 증대되어 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더 깊은 지식의 세계로, 더 넓은 진리의 바다로 항해할 때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강한 호기심으로 머리가 시원해지고 끄덕거려지는 것이다.
여하튼 리틀 팍스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요,
이 시대의 기대에 부응하여 자생적 혹은 필요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작은 여우인 것이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변해가고,
생활 형태는 산술급수적인 상황에서 모든 매스미디어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뀔 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그 추이(推移)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무한도전과 경쟁의 시대에 생존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틀 팍스’의 타이틀로 세계화의 도구와 그 첨병이 될 새싹들을 키우고
영재교육에 힘쓰는 일이야 말로 참으로 가치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모든 선입관과 굳어진 기존의 관념체계를 긍정적으로 바꿀 때
우리의 앞날에 서광(瑞光)이 비칠 것이요, 작은 여우의 몸짓은 사랑스럽고 귀여울 뿐인 것이다. 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