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은 피부가 건성이다.
벌레나 모기가 물어도 자국이 별로 커지지 않는 걸로봐선
알러지 체질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겨울철이 되면
몸 군데군데에 가려움 증이 있어 괴롭다.
어찌된 일인지 올 겨울은 특히 심한듯 했다.
목욕을 하고 난 뒤 보습제를 꼭 바르라며
아내는 늘 신신당부를 하였지만,
사실 농사꾼은 얼굴이든 몸이든
뭘 바르는 걸 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건너 뛰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해는 유달리 몸이 가려워
몇 년 전, 자연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보습제라며
조카가 사준 보습제를 듬뿍 발라봤다.
그런데 별 효과가 없었다.
사용기한을 보니 2018년이었다. ㅎㅎ
옆구리부터 갈비뼈 부위가 특히 가려웠다.
예년의 경우는 좀 가렵다가 괜찮곤 했는데
계속 가려워 혹, 대상포진이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병원에 가기로 했다.
주변에 피부과가 있는 병원이 있는가 검색을 해보니 의령에 있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과를 보니 내과와 정형외과 밖에 없었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데 내과에서 오란다.
대머리인 의사가 마스크를 하고 앉아 있는데
꼭 산에 주로 계시는 분 같은 인상인데,
환자 진료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는지
전화를 받기도 하고 또 걸기도 했다.
그러다 볼일을 다 봤는지 어찌왔냐고 물었다.
가려워서 왔다고 하니 가려운 곳을 보여달라했다.
배를 히뜩 까서 보여주니 "발진이 좀 있네요, 보습제 잘 발라요!"하곤
주사맞고 약을 좀 먹어란다.
진료를 받고 나와서 사무 보는 사람에게 따졌다.
병원 소개에는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데 왜 진료과가 없냐고..?
그랬더니 피부과 전문의는 오후 5시반에 응급실에 출근한다 했다. 속았다~!
신뢰가 깨졌으니 주사도 맞지않고, 약도 먹지 않았다.
분한 마음으로 곰곰히 피부과 있는 병원을 생각해보는데
수 년전, 가 봤던 마산 내서에 있는 한센병원이 생각이 났다.
조카딸 결혼식에 좀 일찍 나서며 한센병원에 들렀다.
그곳엔 피부과 전문의만 5명인데 3명이 거의 매일 진료를 보는
그야말로 피부과 전문병원이다.
의사가 농사꾼의 피부를 보더니 전형적인 건성피부염이라며
목욕할 때 때를 과하게 밀지말고 비누도 사용하지 말란다.
세월이 갈 수록 증상은 더 심하게 되니
미리 미리 보습제를 잘 바르라고 했다.
14일치 약과 피부연고제 두 종류를 줬다.
심한 곳에 바르는 것과 덜 심한 곳에 바르는 것이었다.
약국에서 약을 타며 보습제도 큼직한 걸로 하나 샀다.
큰집 형수님도 결혼식에 모시고 가려고 큰집에 들렀는데,
아내와 오면서 혹시 큰형님도 가려움증이 있을지 모르겠다라 했는데,
역시나 큰형님도 온 몸이 가려워 앉지도 못할 지경인 상태로
가려움 증을 참고 있었다.
갖고간 약이며 보습제를 몽땅 형님께 드리고 결혼식장으로 갔다.
이제 내 가려움증의 원인을 분명히 알았으니
한편, 마음도 편했다.
지난 봄에 채취해서 말려서 먹고 있는 어성초가 있는데,
이 어성초가 아토피 피부염 따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어디서 본 기억이 났다.
그래서 어성초물을 몸에 바르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아내가 갖고 있는 보습제를 발랐다.
가려움증이 나오면 어성초 물을 바르고 보습제를 발랐다.
그랬더니 가려움증이 제일 심했던 옆구리 부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형님께 약을 드릴 땐, 농사꾼은 병원에 다시가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과 같은 상태면 안 가도 될 것 같다.
나이들어 가려움증이 심하신 분들 참고해보세요! ㅎㅎ
첫댓글 답답하시더라도, 건조한 겨울에는 가벼운 로션 크림이라도 꼭 챙겨바르세요....! 그냥 냅뒀다간 갈라져서 피부염이 생길 수 있어요.
이모! 이모부 마유크림 좀 발라주세요 ㅋㅋ
이모 걱정하세요~~ ㅋㅋ 몸 챙기세요!!
그래 이제부터 잘 바를거마! ㅎㅎ
옆구리가 가려운게
옆구리가 시린 것 보단
수월할까?
겨울이면 특히 더 심해지는 건
서로 비슷한데.
ㅎㅎ 닭살은 본시 그렁가..!
글고, 화백 일로 이문이 마이 남습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