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었다.
지난 9월에 다녀온 여행 후기를 지금 쓰려니 많이 쑥스럽다.^^
사실 세부에서 돌아온 직후 바로 쓸까했는데 같은 기간 여행을 했던 <까만딘두>님의 연재소설(?)의 위력에 눌려 멈칫 한 것이 벌써 두 달이 지났다.
하긴 딘두님의 후기가 워낙에 자세하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흠뻑 빠져 있어, 잊고 지냈다고 해야 맞을 거다.^^
암튼, 난 이미 7년 여 전부터 세부만 6번을 다녀왔다.(요거 쓰려고 어제 여권에 스탬프가 몇 개 찍혀 있나 확인 했지요^^)
그리고 금년 5월엔 싼 맛에 패키지로 다녀온 뒤로 싼게 비지떡이요, 세상엔 절대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이곳 굿필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특히, 세부 퍼시픽의 프로모션...^^ 요거 엄청 군침 땡긴다는 거지요^^)
사실 결론에 쓰려고 했는데 세퍼 프로모 얘기를 하고보니까 입이 근질근질해서 못 살겠네요 ㅎㅎ
이번 9월에 세퍼 프로모로 다녀온 뒤로 다음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중 라파공주님의 바람같이 빠른 정보 제공으로
내년 5월 일정으로 세퍼 프로모 득템 했습니다.(공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제 다시 불어닥친 내년 6월 이후 프로모.....바람...
헌데...이번엔 실패 했네요 ㅠ.ㅠ(나중에 조금 올린 가격으로 프로모 할 땐 그땐 연일 제쳐두고 매 달릴 계획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행 이야기를 하렵니다.
이번 여행은 막탄을 벗어나 한국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휴양과 필리핀 서민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같이 느껴볼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세부가 처음인 처제 가족이 합류 하게 되어 뒤죽박죽이 되었지만요.
애초 계획은 세부 도착 첫날 마르코폴로 호텔에서 느긋하게 일어나 보홀로 들어가는 11시35분배를 탈 계획이었으나 선박회사의 사정(?)으로 그 배가 취소되어 9시30분배를 타는 바람에 도착 첫날부터 쉬지도 못하고 서둘렀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긴 하네요.
(사진 기술이 별로라....선명하지 못하네요. 죄송합니다^^)
암튼, 어찌된 노릇인지 보홀로 가는 배에 올라타는데 좌석이 2층이라고 올라가라고 하네요?
처음엔 2층 버스처럼 2층 좌석은 전망도 좋고 시설도 좋겠지 하는 생각으로 올라가는 순간!
아!~ 우리나라 포장마차?
사방은 뚫려 있고 비닐 포장 같은 것이 비올 때 내릴 려나? 둘둘 말려져 있고, 덥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현지인들의 세부아노인지? 따갈로그인지? 시끄럽고...
처제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는 순간 미안하긴 했지만,
사실 나의 여행 컨셉에는 안성 맞춤 이었지요. ^^
암튼, 이렇게 1시간50분을 달려 보홀에 도착하였습니다.
(보홀로 가는 선상에서....스크류가 만들어 낸 힘찬 뱃 자욱)
탁빌라란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어메이징쇼에서 만난 듯 한 보홀섬 일일 가이드와 조우 ㅎㅎ
목이 아플 정도로 얼마나 열심히 설명을 하는지, 제가 좀 쉬라고 했어요.
그리고 남들 다하는 로복강 투어, 점심 먹고 원주민 마을 들어가서 사진 찍고...
그곳에선 배가 저만치 멀어져 갈 때까지 춤 추어대던 6살 남짓 어린 여자 아이의 눈망울 속에 배어난 삶의 그림자가 지금도 내 가슴속에 남아 있답니다.
(배가 멀어질 때까지 나무 사이에서 저러고 춤을 추더군요)
다음은 세계10대 불가사이중 하나인 쵸코릿힐 오르기....아!~ 헌데 비가 오네요....
다행히 지난 5월에 경비행기 타고 찍은 사진이 있네요.^^
다음은 안경원숭이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사지 받고 망고사고...
드디어 어둠이 내리지 시작한 저녁 무렵 가장 기대했던 보홀비치클럽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 날 저녁은 에너지 축적을 위해 숙소 내 식당에서 거하게 때려 먹었습니다^^
정말 편안히 쉬었습니다.(참고로 룸 컨디션은 슈페리어 비치사이드)
둘째 날 : 파라다이스의 아침을 열다
쵸코릿 힐이 새로이 이곳 리조트 마당에 생기려나, 엄청난 물건이 떨어지는듯한 ‘쿵쿵쿵’ 소리에 잠이 깨어
방문을 열고 내어다 보았다.....
아~~~~
탄성이 절로난다.
참 아름답다. 말로 어찌 형언하리오.
(내 숙소 바로 앞 마당의 커다란 나무에서 무언가 커다란 열매를 잘라낸다.)
(바로 요놈....^^)
사진에는 담아오지 못했지만 보홀비치클럽은 보홀에 있는 리조트 소유의 비치 중 제일 길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1.5Km...)암튼, 일어나자마자 비치를 아내와 함께 마냥 걸었습니다.
때론 유치하지만 “나 잡아 봐라....” 요런 것도 하며^^ 걷다가 힘들면 나무 그늘에 들어가 쉬다가.....
이 넓은 리조트에 사람이라곤 간간히 청소하러 다니는 직원 몇 분뿐이고 손님도 밥 먹을 때만 몇 사람 보았을 뿐입니다.
더 더욱이 한국인이라곤 우리 일행뿐이었지요^^
내년 5월엔 이곳에서만 며칠 쉬었다 올 예정입니다.
(상황 봐서 누드로 비치에서 놀아도 될것 같더군요ㅎㅎㅎ : 참고로 내년엔 저희 부부 25주년,,,,몸매 볼만하겠죠?ㅋz)
그리고 어두워지면 알로나비치로 가서 저녁 먹고 술도 한잔하고 놀고...^^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레이는군요?^^
다시 세부 시티로 나가기 위하여 딱빌라란 항구로 이동...
체크인 후 항구 대합실에 들어가니 역시 필리핀답게 흥겨운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 소리가 들리더군요.
헌데 실내임에도 모두 검은색안경을???
자세히 보니 앞을 못 보는 분들이었어요....
그래서 죠기 앞에 있는 기부함에....쬐끔^
세부 시내로 돌아왔다
첫 날 묵었던 마르코폴로 호텔로....
(이 몸매입니다.....볼만 하겠지요? ㅎㅎ)
다음 날부터 괜시리 바빴다.
벌써 돌아갈 날이 걱정이 된다. 이제 이틀 남았나??????
빨리빨리....서둘러야지.....
그래서, 어메이징쇼, 마사지, 호핑투어...열씸히 다녔다.
어메이징쇼.... 참 예뻤다. 정말이다.
더욱이 한복을 입고 나와 부채춤을 추는데....
난 숨이 멈추는 줄 알았다. 아내가 주책 이랄까봐 몰래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가 흔들려서인지? 움직이는 사람을 찍어서인지? 내 마음속 환상의 여인(???)이라서 인지 사진이 저렇게 나왔다.
흐릿한 사진 속임에도 내 눈은 아직도 아름다움을 또렷이 기억한다.
나 아무래도 상사병 걸린것 같다. 필리핀 여인(?)에게....ㅎㅎㅎ
호핑투어 하는 날이다.
이곳 굿필을 알고 난 직 후 몇 달 전부터 필리핀식 영어발음을 위하여(??사실 핑계고...싸니까...ㅎㅎ)필리핀 원어민 전화 영어 수업을 했다.
내가 세부에 간다니까, 사랑하는 제자를 만나기 위해 마닐라에서 세부로 날아왔다.
만나고 난 직후부터 선생님과 제자가 아니라 아빠와 딸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 호핑투어도 같이 했다.
(필리핀 딸이 내 자리 대신에 서서 브이를 그리고 있다^^)
(바닷물 참 맑다^^)
(돌아오는길, 챠오킹에서 먹어본 할로할로와 중국식 만두)
드디어 돌아오는 마지막 날 아침!~
나는 아내와 내 딸과 함께 산토니뇨 성당에 가서 아침 미사를 드렸다.
이 곳 산토니뇨 성당은 2006년 첫 방문 이후 몇 차례에 걸쳐 나를 필리핀을 제2의 고향인양 인연을 만들어 준 곳이기도
하다.
처음 몇 차례의 방문 때는 올 때마다 몇 주씩 이곳에서 사제들과 함께 숙식을 같이 한 적도 있다.
매번 방문 때마다 미사에 참례하지만 이날은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미사 전 잠깐 한 장...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제대 뒤 장식이 화려하다.)
성당의 정확한 이름은 "BASILICA DEL SANTO NINO" Church이다.
(이 곳 산토니뇨 성당의 이름이 붙여지게 된 “산토니뇨” 성상이 유리관 안에 보관 되어 있다.
사실 비밀인데....진품은 성당 어딘가에 깊숙이 보관되어져 있다.)
이렇게 세부에서의 공식적인 4박5일 일정은 미사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성당에서 나오는 길에 노숙하고 있는 한 가족을 만났다.
나이 들어 보이는 여인이 간난아이의 젖병을 들고 있는데 맹물이다....
또 가슴 한 구석이 무너진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별, 만나자 마자 이별이라고 필리핀 딸과의 이별도 이 곳 성당 앞에서 했다.
헤어지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아내가 그런다.... 나이 먹으면서 주책이라고...
사실 요즘 난 점점 주책 바가지가 되가는 것 같다.
자꾸 요리와 설걷이가 하고 싶고 TV를 혼자 보다가 눈물을 찔찔 흘리는 회수도 많아진다.
또 아내가 말한다.
당신 요즘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 졌다고....????
그리고 자기는 자꾸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 남성 호르몬이 많아진 것 같다고....ㅎㅎㅎ
나 아무래도 필리핀에 와서 살아야겠다.
나를 상사병에 걸리게 한 환상의 여인을 찾아........고고싱!~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했는데....
뻬뻬로데이라고 어제 필리핀 딸이 이메일로 선물을 줬다....^^
내년 5월.....
보홀섬을 점령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꾸뻑^^
첫댓글 이거 초특급 비밀을 알려주시네요^^
산토니뇨상의 오리지널은 성당어딘가 깊숙한곳에 숨어 있다니... 놀랍습니다!!!
컬처님의 필리핀사랑이 보이는글이네요~
필리핀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네요^^
제대 주변 아래쪽으로 들어가면 선종하신 사제들의 납골묘도 수십기도 있답니다. 들어가면 엄숙해지죠.
영감님께는 필핀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내년...세부 프로모 두개 끊어 놓구.
하나는..보홀로 가나 어쩌나 고민중인데..
사진을 보고나니 가고 싶긴 하네요..ㅋㅋㅋ 잘봤습니다~
조용한 비치에서 휴식을 원하신다면 보홀 비치를 강력 추천 드립니다.
전 글 하나하나 읽으면서 삶이 느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잘 봤습니다
좋은 느낌으로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아디가 나와서 저도 감사합니다 성당앞 애기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결혼 25주년쯤 되면 저는 남성적으로 울신랑은 여성적으로 변할까요 아직 십년남았는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기의 수명에서 반은 남성으로 살고 반은 여성으로 살 수있다면 어떨까???
참 엉뚱하지요?^^
그래서 제 아내가 저한테 주책 바가지라고 하는가 봅니다 ㅎㅎㅎ
야자수에 어찌 저리 잘 올라갈까요,,,,,,,,,,흠,,,,,,두건은 왜 썼을까,,?? 궁금하네요
나무 줄기 몇 군데에 올라갈 때 밟을 수 있도록 홈을 파 놓았더군요....^^
두건은 제 생각에 과일을 딸 때 떨어지는 개미 같은 곤충으로 부터 머리와 얼굴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잔잔하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생생한 여행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너무 제 주관적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처음 가족과 함께했던 2007년4월 보홀비치클럽에서의 시간들...
한국인이라곤 우리밖에 없던 긴장감과 너무나 한적하게 우리가족이
전세냈던 비치...
정말 좋은곳입니다...그립네요...
기억합니다^^
<일체유심조>님의 여행 후기가 제게 보홀을 찾게된 동기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보홀비치클럽의 화이트비치는 다시봐도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