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
현리
현등사입구(08:43)
운악산(11:51)
노채고개(15:03)
원통산(15:30)
387도로(16:15)
길매봉(17:41)
길마고개
청계산(18:44)
청계저수지(19:56)
일동
의정부역
◈ 산행거리
18.32km
◈ 산행시간
11시간 13분
◈ 산행기
의례 그러듯 현등사 가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청량리에서 첫 좌석버스를 탔지만 정보와는 달리 현리까지만 가는 차이고 만석으로 답답한데, 옆자리 노부부의 그치지 않고 소곤거리는 대화는 귀에 거슬리고, 직장에서의 문제로 서너 번 짜증을 내며 통화를 하다가 결국은 대성리에서 편하게 기다리며 버스 타지 않은 것을 내내 후회하고는 2시간 걸려 현리에 도착해 택시로 현등사로 간다.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밧줄과 철 난간들이 줄줄이 걸려있는 암 능을 지나 전망대에서 아기봉 능선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시고 맞은편의 현등사와 눈썹바위와 병풍바위를 품은 청룡능선을 줄곧 눈에 담으며 위험 안내문이 서 있는 현란한 바윗길을 올라간다.
주 능선으로 붙어 힘없는 다리를 채근하며 운악산 동봉(934.6m)과 단체 등산객들로 붐비는 서봉(934.7m)을 넘어 한적한 나무계단 따라 암 능에 추모비가 놓여있는 애기바위를 지나 바람 시원한 바위에 앉아 시나브로 힘이 빠져가는 자신을 생각하며 남은 막걸리를 조금씩 마신다.
험준한 871.5봉을 왼쪽으로 길게 도는 우회길을 3번이나 넘고 반대로 한북정맥 종주 때의 기억에 남는 암 봉으로 올라가 위압적으로 펼쳐지는 운악산의 전모를 바라보고 줄줄이 이어지는 암 능들을 힘겹게 넘어 굴곡 많은 능선을 한동안 따라가지만 지쳐서인지 예전보다 시간은 많이 걸리는데 원통산은 금방 나오지 않아 맥이 빠진다.
거리가 둘쭉날쭉한 이정표들을 보며 용화사로 이어지는 흐릿한 노채고개를 건너고 진땀을 쏟으며 얼마 전까지 멀쩡했었던 나무 벤치가 쓰러져있는 원통산(566.2m)에 올라 남은 간식을 먹고는 더 뚜렷해진 산길 따라 신 노채고개인 387번 도로로 떨어진다.
성하의 무성한 잡초들을 뚫고 산으로 붙어 군 참호들이 길게 파여있는 능선을 한동안 지나고 본격적인 바위 지대들을 만나 줄줄이 걸려있는 철 난간들을 잡으며 봉우리들을 통과해 낯익은 정상석이 반겨주는 길매봉(733.2m)을 넘어서 앞에 솟아있는 청계산을 바라보며 양쪽으로 밧줄 난간들이 걸려있는 험한 암 능을 긴장해서 통과하다 세찬 바람에 날아가 바위에 걸린 모자를 간신히 찾아 온다.
길마고개를 지나고 길게 철 난간들이 이어지는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돌탑 봉을 넘어서 완만해진 산길 따라 청계산(849.0m)에 올라 전에도 신세 졌던 바위에 앉아 남은 간식과 술을 다 털어먹고 아직도 훤한 여름철에 감사하며 100여 미터 되돌아가 제3코스로 들어간다.
짧은 지능선을 지나 미끄러운 사면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 예보보다 일찍 떨어지기 시작하는 비를 맞으며 최근의 가뭄으로 물기가 사라진 지저분한 바위들을 한동안 밟고 서둘러 하나둘 켜지는 식당의 불빛들을 보며 멍석갈비 안내석이 커다랗게 서 있는 청계저수지 상부로 떨어져 처마에서 굵어지는 비를 피해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일동 택시를 기다린다.
▲ 현등사 일주문
▲ 연인산 능선
▲ 백호능선
▲ 아기봉
▲ 청룡능선
▲ 지나온 백호능선
▲ 운악산 정상
▲ 우회한 암봉
▲ 원통산 정상
▲ 신 노채고개
▲ 운악산
▲ 길매봉 정상
▲ 청계산
▲ 길마고개
▲ 뒤돌아본 길매봉과 운악산
▲ 청계산 정상
▲ 청계산에서 바라본 귀목봉과 명지산
▲ 멍석갈비
첫댓글 다행히. 비가. 않왔네요
남쪽에 갔다 쫄딱했어요 ㅠ.ㅠ
ㅎㅎ 저녁부터 비 왔구만...오늘은 비도 없이 바람도 시원하고 햇볕만 쨍쨍. 지리산 갔었나...?
한북정맥 한 구간이나 다름 없습니다
예~~추억의 한북정맥입니다. 멋진 구간이지요...
무박산행 수준입니다.
작년 가을에 원통산 가는 길에 느타리버섯이 엄청 많았습니다.
머나먼 길 수고 많으셨습니다.
엄살도 느셨네요.ㅋㅋ
ㅎㅎ 나이들면 뭐래도 늘어야지요...^^ 집에 와서 운악산-원통산 구간 소요 시간 봤더니 큰 차이는 없더군요. 단지 더 힘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창리행 타고 운악산 휴게소에서 시작하면 8시전에 할 수 있었을텐데요. 무척 더운날씨에 오르내림도 심하고 멀리도 가셨네요. 제발 살살하세요 ㅋㅋ
요새 휴게소에서 몇번 올라갔습니다. 백호능선이 땡겨서 갔는데 예전의 감흥은 안 나더군요...^^
더운날 바우타느라 고생하셨네요~ 이짝은 덕수니가 읍서서리 사양 ㅎㅎ
우리집 덕순 아가씨는 요새 잘 크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윗길이 별로네요...
운악산 가는 교통편이 별로 좋지 않아 선듯 나서기가 어려운 산입니다.가을 단풍 좋을 때 가고 싶은 산입니다.
단풍 들 때 병풍바위 쪽 경관이 대단하지요. 하여튼 명산입니다. 전철 타고 대성리 가서 청량리에서 출발한 버스 기다리는 게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