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서식하는 경비대원 괴롭히는 신종 모기 발견
국립생물자원관이 생태환경의 중심 역할 톡톡히 해내
김명자 장관이 김대중대통령에게 건의로 자원관건립
독도의용수비대에 근무했던 김영복대원은 “양말을 두 켤레, 세 결레를 신어도 깔따구가 뚫어서 무는데 한 번 물리면 한 달, 두 달 가도 안 낫는다. 깔따구가 워낙 많으니까 대쑥을 뜯어 말려서 불을 피워도 소용없다. 일반 모기떼가 아니다. 한번 물리면 오래간다"고 증언한바 있다.
그 깔다구가 신종모기임을 밝힌 국립생물자원관은 독도에 서식하는 깔다구로 알려진 흡혈성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으로 확인되어 ‘독도점등에모기(Culicoides dokdoensis)’로 명명했다.
수돗물 깔다구 파장이 일면서 2021년에는 제주 강정정수장에서도 신종깔다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배연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진은 2022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독도점등에모기’를 파리목(Order Diptera), 등에모기과(Family Ceratopogonidae), 점등에모기속(Genus Culicoides)에 속하는 신종 곤충으로 확인했다.
이 종은 깨알만 한 크기(몸길이 2~3mm)로 눈에 잘 띄지 않아 그동안 깔따구로 오인되어 왔다.
하지만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깔따구와는 달리 점등에모기의 성충은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고 산란기의 암컷은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이빨로 찢어 나오는 혈액을 흡혈한다.
연구진은 독도의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이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에게 독도,울릉도에 서식하는 생태조사를 하여 발표해 달라는 주문을 한바 있으나 신종이 발견되는 이외의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한편, 지난 2020년에는 오대산국립공원 대산 습지 등 주요 생물서식지를 중심으로 생물조사를 통해 19종 중 신종은 3종, 미기록종은 16종을 발견하기도 했다.
정식 국명이 없는 신종 3종은 딱정벌레목에 속하며, 깍지벌레잡이과 1종과 밑빠진벌레과 2종이다. 이들은 산림 내에서 화분 매개, 유기물 분해, 식물 해충의 천적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태연구가들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동,식물 및 곤충등을 체계화하여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조성되고 국립공원이 자료연구조사를 본격화하면서이다.
그러나 학계에서 생태학이 퇴화되면서 전문연구자들의 배출에는 실패하여 분류학자와 생태조사가 빈약한 것도 현실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우리나라 학자들이 양성되기 시작했지만 당시에 새롭게 발견된 신종들은 모두 다 일본학자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어 생태학 분야에서는 여전히 일본의 지배하에 놓여 있다.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지만 선비와 유생들이 지어놓은 꽃 이름이 있으면서도 국제적인 학술지에는 우리나라 꽃이면서도 우리 이름이 없다. 대부분의 식물들이 창씨개명을 한 것과 진배없다.
1992년 생물다양성협약(CBD)이 체결되었고, 2010년10월 나고야의정서가 발휘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제야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이 처음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현재까지 관련된 분류사적 연구가 없다)한반도에는10만종의 동식물이 서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종은 3만7천종(국립생물자원관, 2010)으로,생물자원 경쟁시대의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손으로 밝혀지지 않은 종들을 조속히 발굴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는 유전자 전쟁을 하고 있다. 제3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기 이전인 2011년 국립생물자원관은 한반도에 서식하는 자생생물에 학명을 최초로 붙여준 저자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6%에 불과하고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6천여종 중 개나리를 비롯한 2천여종이 일본인에 의해 발표되었고, 13종만이 국내 학자에 의해 발표되었다는 초라한 현실을 고백한바 있다.
한반도자생생물종의 최초발표자는 19세기까지는 주로 서양인,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이 대부분이었으며,한국인에 의해 종의 발표가 본격화된 시점은 광복 이후이다. 일제강점기 이전(1909년도까지)발표된 1만7천종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 분포하여 다른 나라에서 채집되고 발표된 후에 한국에서 분포가 확인된 종이 대부분이며 주로 유럽과 미국 등 서양학자에 의해 발표되었다.일제강점기(1910∼1945)에 신종으로 기록된 6천여종 중 일본인이 한반도고유종 398종을 포함한 2천여종(30%)을 발표한 반면 한국인이 신종으로 발표한 종은 회양목 등13종에 불과 하였다. 당시,석주명(나비),조복성(곤충),정태현(식물)등의 한국인 학자들이 신종 13종을 발표하였으나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종은 3종에 불과하다
나고야의정서 이후 우리나라 생물의 총 본산으로 국가적인 활동을 하는 국립생물자원관의 탄생도 김대중 정부시절 김명자장관에게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가 ”북한에도 국립자원관이 있는데 한국에는 국립자연사 박물관이 없다.“라며 자원관 신설을 건의하고 김명자장관이 즉각적으로 대통령에게 건의하여 이뤄진 값진 결실이다.
독도에서 발견된 신종모기가 흡혈귀로 해로운 곤충이긴 하지만 미기록종이 발견되여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한다는 점에서는 값진 또 하나의 성과이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신찬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