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랑탕, 내 영혼의 숨결이 뜨거웠던 —
……………………………………………………………………………………………
NEPAL National Park No.1
2014—HIMALAYA LANGTANG-GOSAINKUNDA TREKKING
▶ 2014년 9월 21일 (일요일) * [제13일] <귀국길> 카투만두→ 방콕공항
* [카투만두 삼사라호텔의 정원] — 따뜻한 환송례, 아쉬운 작별
☆… 오늘는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다. 오전 8시, 우리를 환송하기 위해, 아스트렉(ASTREK)의 툭텐 사장이 오고, 아직 굼중(Gumjung)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마일러와 시르다르(선임) 셀파 리마, 그리고 두 명의 포터가 함께 찾아왔다. 호텔 정원의 잔디밭에서 조촐하면서도 따뜻한 환송례(歡送禮)가 베풀어졌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5CE485461B2BF18)
☆… 먼저 마일러가 사비(私費)로 준비한, 하얀 실크의 카타(Kata)를 우리 대원에게 일일이 걸어주었다. 장장 10여 일 동안 우리와 동행하며 때마다 식사를 준비하며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쿡 마일러, 그 동안 정든 마음의 표시를 한 것이다. 워낙 심성이 착하고 부지런하여 모든 대원들이 늘 감사하고 감동했던 친구이다. 이 대장은 그에게 별도로 100달러를 주었고, 어떤 대원은 운동화와 배낭을, 어떤 대원은 마일러 부인이 입을 의류를 5점을 선물로 주었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같이 동행한 호산아도 등산용 양말과 등산복 몇 벌을 선사했다. 오늘 우리가 떠나는 자리에서 그가 인정어린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FCD485461B3850E)
☆… 아스트렉의 툭텐 사장도 특별히 준비한 카타를 우리 대원들에 목에 일일이 걸어주면 악수하고 환송의 인사를 건넸다. 툭텐 사장이 준비한 카타는 네팔산악연맹(NMA, Nepal Mountaineering Association)에서 제공하는 것이었다. 사실 NMA의 카타는 산악사에 남을 만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기념비적인 등정을 하는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걸어주는 것인데, 영광스럽게도 랑탕밸리와 고사인쿤도를 트레킹한 우리에게 이 카타을 걸어준 것이다. 툭텐의 형님이 NMA 회장인 관계로 특별히 제공한 것이었다. 오전 10시 30분, 그들의 환송을 받으며 삼사라호텔을 출발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59B485461B38B1D)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429485461B38D1C)
* [귀국 길, 카투만두 트리부반공항] — 오후 1시 30분
☆… 오후 1시 30분(네팔 현지시각, 한국시간 4시간 45분), 타이항공(TG120)편으로 카투만두 트리부반공항을 이륙했다. 비행기의 창밖으로 카투만두 시가지라 멀어져가고 멀리 히말라야 설산이 눈높이로 시야에 들어오기도 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DD93D5461BAC301)
공항으로 가는 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9DA3D5461BAC508)
네팔 카투만두 트리부반공항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E574F5461B4A3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5FC435461B7AD1D)
비행기에 내려다 본 카투만두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BDF3D5461BAC705)
* [귀국 길, 방콕국제공항] — 부산대원들과의 작별
☆… 태국의 방콕공항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태국 쌀국수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
오후 11시 30분(태국 현지시각, 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호산아가 먼저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TG656)에 올랐다. 이상배 대장을 비롯한 부산의 대원들은 한 시간 후, 김해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이다. 그 동안 고락을 함께 했던 대원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울산의 송기섭 회장은 먼저 떠나는 호산아를 위하여 탑승구 앞까지 따라와서 배웅해 주셨다. 따뜻한 배려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8614F5461B4A625)
방콕공항터미널 안에 설치된 조형물, 설화 <우유바다 휘젓기>
☆… 비행기 탑승하기 전, 이 대장이 따라와 공항 내 CIP라운지(lounge)에서 술 한 잔을 나누었다.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산과 인생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상배 대장은 태생적으로 산과 인연을 맺고 태어났으며, 산의 정기로 성장하여, 산을 통하여 자신의 자아를 실현한 산악인이다. 그는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위치한, 경상북도 문경군 산북면 운달산(雲達山)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고, 부산(釜山)에서 와서 공부를 했고, 지금은 양산(梁山)에서 산악문화 창달을 위해 살고 있으니, 산(山)이 아니고는 그의 인생(人生)을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D9A4F5461B4A836)
CIP Lounge
▶ 2014년 9월 22일 (월요일) * [제14일]방콕공항→ 인천공항 <귀국>
* [인천공항에 안착] — 장장 14일간의 히말라야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 아침 6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 귀국했다. 인도차이나반도와 남중국해의 밤하늘의 어둠을 가르고 날아왔다. 지난 9월 9일 밤, 추석 차례(茶禮)를 모신 다음 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장장 14일 동안 네팔의 히말라야 랑탕밸리와 산중 호수가 있는 고사인쿤도(Gosainkunda, 해발 4,380m)를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랑탕지역은 1976년 네팔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 [에필로그] — “산이 거기 있으므로(Because it is there)”
☆… 지금 네팔은 몬순(6~8월의 우림지역의 긴 장마)이 막 끝나가는 무렵, 3,000~4,000고지의 산장은 밤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밤새 쏟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씻은 듯이 원색의 하늘이 열리고 순도 100%의 눈부신 햇살이 얼굴을 찔렀다.
☆… 그리하여 날이 새면 걷고, 밤이면 한 마리의 누에처럼 침낭 속에 들어가 선잠을 잤다. 거기 히말라야는 ‘큰 산이 큰 산을 품고 온 산이 온 산을 업고’ 첩첩이 이어지면서, 네팔과 티벳의 경계를 이루는 장엄한 설산거봉의 장관이 파노라마(panorama)처럼 펼쳐지는데, 가까이는 앞뒤를 가로 막는 거대한 산들이 압도하는 거기, 청산거봉이 하늘을 우러르고, 설산예봉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곳, 그리고 산이 하얀 구름으로 무색하게 얼굴을 가리기 시작하면 느닷없이 폭우가 쏟아지는데, 밀림의 찰거머리가 날아드는 천년 원시림 속을 강행하는 여정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아, 뜨거운 땀방울, 거친 숨결로 내딛는 발걸음이었다.
☆… 강진콤파(Gangjincompa)에서도 그랬지만, 고사인쿤도를 오르는 초랑파티에서부터 하늘 가까운 해발 3,000미터 이상의 고지에서 만나는 고소증(高所症), 머리가 띵하게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고 숨이 턱에 차올라서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처럼 무거운 길… 그것은 인간에 신에게 다가가는 길목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래도 행복한 건 — 하늘과 자연이 내리는 본연의 생명, 온몸을 휘감고 도는 알 수 없는 황홀감… 하루 하루의 목숨이 은혜로운 나날이었다. 아아, 세상의 오지를 헤매다가 돌아온 자의 마음에 차 오르는 것은 ‘눈물겹도록 아픈 사랑'…
☆… “당신은 왜 산을 오르는가?(Why do you climd the mountain?)”라는 기자의 질문에,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했던 조지 말로리는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Because it is there)”이라고 말했다. 산(山)으로 대표되는 대자연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순수함 그 자체이다. 자연(自然)은 말 그대로, 저절로 그렇게 되었고 저절로 그렇게 되어 감으로써, 자연의 순환적 원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살게 하는 것이다. 육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자연은 사람의 마음속에 내재된 아름다운 성정을 살려내어 참다운 삶을 살게 한다. 그러므로 말로리의 말한 ‘거기’에는 바로 하늘의 뜻이 대지의 순수한 생명으로 숨 쉬고 있는 곳이다. ‘거기’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선 겸허해야 하고 ‘거기’를 통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 산의 정기가 맑은 영혼으로 에너지를 충전한다.
☆… 예로부터 산은, 속세를 떠난 고요함 속에서 수행을 하거나, 자연의 원초적인 생명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과 주변 환경의 세계를 연결하려 했던 선지자들이 찾는 곳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고행(苦行)과 수행(修行)의 경건한 의식이었다. … 멀고 먼 나라 네팔의 오지(奧地),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 험난한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사서 한 고생’이었지만 영혼은 순수한 그 무엇으로 가득 채워진 느낌이다. 고행의 땀방울을 통하여 나의 생명을 자각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충전한 것이다. 산이 거기 있어서 누릴 수 있는 청정한 행복이었다. …♣ <끝>
첫댓글 긴여정무사히다녀오심을다시
한번축하인사드립니다
덕분에네팔을진경처럼잘
보고 느끼고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사히 다녀오심을 축하드립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달픈 길고긴 여정길이지만
가슴에 차 오르는 그 무엇은 가보지 않고는 전혀 느끼지 못하겠지요...
긴여정 만큼이나 길고 긴 주옥같은 대 서사시의 산행기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하오며 내내 건승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트래킹의 긴여정은 인내로,
자연의 아름다움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멋진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