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을 첫번째 김치, 초롱무김치입니다.
늦여름이 시작되면서 걱정거리도 늘었습니다. 불볕더위기간이 상당히 길었던터라 농작물에 영향이 컸으리라 여겼습니다. 가까운 가로수만 보더라도 가물어서 잎이 말라 타들어가는것이 보이는데 단기수확작물들은 큰 영향을 받을테고 특히나 초가을에 수확하는 작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리라 예상하는 건 어려운일이 아니였습니다.
여름장터를 돌아다녀봐도 한창 나와야하는 여름김치거리들이 기운차게 생기질않고 양도 유난히 적고 많은곳에서 판매하지도 않았습니다. 키워서 내다파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가물어서 잘 자라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봄가뭄이 심했다면 올해는 늦여름가뭄이 상당히 심했습니다. 장마보다 더 무서운 것이 '가뭄'인듯싶습니다. 볕은 맹렬하리만큼 강한데, 자기몸을 조절할수 있는 수분은 거의없으니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탓에, 어쩌면 좋을꼬 고민하다 추석명절도 너무 이르게 잡혀있고해서 이번주에 김치를 얼릉 담가버리자하고 여기저기 김치거리를 둘러봤습니다. 그나마 한여름채소들은 잘 버티어주었기때문에 '늦여름용'으로 키워내는 '초롱무'를 염두에 두고 파는곳을 찾아가 사왔습니다. 당연히 가격은 작년보다 비싸리라 예상했지만 막상 가격을 들으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분명 어떤날씨였는지 알면서도 그리고 재배하기 어려운시기였음을 잘 알면서도 비싸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비싸다'는 말은 터무없는 가격일경우 하는말이고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했을때 이렇게 만나는 것만해도 어디냐싶더군요.
연일, 방송미디어에서 '물가폭등'을 떠들고 있지만, 정작 피눈물을 쏟고 가슴앓이는 하는곳은 농가이리라. 재배현황이 어려워서 최선을 다해 키워내도 수확량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는데 가격보장은 안되어 농가는 울고, 수확량을 작고 소비하는양은 정해져있으니 가격은 당연히 올라갈터라 소비자는 그 가격앞에 웁니다.
더 속상한건, 앞으로 매해 늦여름과 초가을시기는 이러하리라는 겁니다. 여기에, 더많은 변주가 가득한 날씨탓에 울며불며 살아야하는 농민들과 생산되는 먹거리로 삶을 채워내는 우리들도 날씨장단에 울며불며 살아내야 합니다.
방송미디어가 조금만 생각하는 품을 들인다면, 지금의 채소물가에 요란떠는 기사거리를 자극적으로 내놓기보다는 '지구온난화'의 파장이 우리들삶 곳곳을 지배장악하는만큼 그것의 심각성에 마음을 쓰고 '지구온난화'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우리들일상과 삶을 돌아보게하고 사회적책임과 방도를 내오는데 신경써야 합니다.
가뜩이나 주머니사정 어려운 우리들에게 '높은 물가'의 자극으로 얻을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더군다나 생계가 걸려있는 농가는 죽을맛인데 그 높은가격이 농가에 고스란히 가는것도 아니잖습니까! (차라리 높은가격이 농가에게라도 도움이된다라면 '위안'삼기라도 하련만 폭등한가격의 이윤은 도대체 누구손에 쥐어지는 것일까를 파고드는건 어떻습니까!)
그래서, '물가폭등'이니 '물가비상'이라느니하는 소리에 민감해하기보다는 먹거리의 재배환경이 어떠했고 앞으로 우리들 먹거리습관들은 어떻게 다듬어야겠는지를 곰곰이 들여다봤으면 합니다.
몇해 제철찾기여정을 하면서 지켜보니, 초가을시기가 유난히 자연환경영향을 많이 받아 작황이 들쑥날쑥합니다. 또 여기에는 '추석명절'이라는 특수한기간이 겹쳐져서 더더욱 들쑥함의 간극이 상당합니다. 이시기에 어떻게 먹을것인가에 대한 조금 냉정한 고민들이 필요치않을까싶습니다. 매해 그 간극의 크기는 다르지만 거의 똑같은 무게로 우리들삶을 조여옵니다. 좀더 멀리 내다보면서 앞으로의 초가을시기에는 어떻게 먹을것인가 (식단을 짜고 밥상을 차려야할까)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어찌되었든, 이런저런 고민으로 늦여름부터 신경써서 초가을식단을 짜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글을 참조하세요!
초가을김치거리로 '초롱무'를 선택한건, 여름용으로 재배하는 것이라 그나마 유난했던 여름기온을 잘 이겼으리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해 이맘때 초가을김치로 손꼽아두었던터라 파는곳을 찾아가서 사왔습니다. 조금 거리가 있는터라 무겁게 안고 사왔습니다.
보편적으로 여름에 재배한 무는 매운편에 속합니다. 특히나 가물었을때는 더더욱 심해집니다. 매운무는 잘 익혀먹으면 오히려 더 맛이 좋아집니다. 그런것을 고려해서 잘 익혀(숙성시켜) 먹으면 될듯합니다. 초롱무는 아삭함과 시원함이 좋은 무인데 이번건 매운맛이 다소 강했습니다. 하여, 평상시 먹던 익힘보다 조금더 세게 익혀서 먹고 있습니다.
담근지, 반나절후에 꺼낸 것인데요. 아직 매운맛이 가시질 않았어요. 하여, 반나절 더 익힘을 더 했어요.
초롱무는 총각무에 비하면 크기가 우람한편이라 한입에 배여먹기가 곤란해요. 어슷하게 썰어서 내놓아야 합니다.
담글때 어떻게 썰어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요. 어쨌건, 추석도 끼어있고해서 후다닥 담갔구요. 물가가 요란히 춤추는 추석기간까지는 무난하게 먹을수 있을듯 합니다. 추석기간이 끝나봐야 조금 여유있게 가을김치 고민에 들어갈듯 합니다.
다들, 어수선해서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듯 한데요. 추석전에 담글김치로 참고하심 좋을듯 합니다.
보통 여름무는 단단합니다. 그에 비하면 초롱무는 연한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아사삭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식감인데요.
시원한맛까지 담고 있어서 초가을밥상에 아주 잘 어울립니다.
항상 김치는 든든한 음식입니다. 만들기는 쪼매 번거로워도 만들어 두기만하면 그어떤 음식보다 든든해져옵니다.
초롱무파는 곳에서 기본 손질(다듬기)를 해놔주어서 '집으로 가져오는 수고'만 해내면 되는터라 그다지 어려움없이 담갔습니다.
지금시기가 꼭 초롱무만 김치거리는 아니니, 가격도 확인해보고 어떤김치가 좋겠는가도 고민해봐서 적절한 것으로 선택하면 될듯합니다. 더위와 찬바람이 공존하는 시기라서 더위에 강했던 식재료로 김치를 담그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열무나 얼갈이도 괜찮습니다. 통무같은 경우는 크기가 작고 단단한편인데요 매워요. 참조)
초롱무김치
재료: 초롱무2단, 쪽파1000원어치, 양파4개, 사과(홍로)1개,
찹쌀풀: 물1컵, 찹쌀가루1과1/2큰술+물3-4큰술
절이기: 굵은소금1컵+물 3리터, 웃소금 반컵
양념: 고춧가루 1컵, 멸치액젓1/4컵, 새우젓1/4컵, 다진마늘3큰술, 다진생강1큰술, 포도청1/2컵
초롱무김치는요,
크기가 큰 총각김치라 여기면 됩니다. 보통의 무난한 여름이였으면 거의 동치미용무만한 크기로 선보이기도 해요.
생긴건, 무아래쪽이 동그랗습니다.
총각무처럼 2-4조각내어 담가도 되고, 통으로 담가도 됩니다. 절이는 시간을 단축하자면 또 먹기에도 수월하자면 조각내어 담그는것이 수월합니다. 참조
김치는 기본공정은 손질하기, 절이기, 양념만들기, 버무리기, 숙성하기입니다. 총각김치를 담가봤으면 특별한 문제없이 무난하게 담글수 있습니다.
주의할건, 올해는 유난히 매운맛이 강하니 숙성시기를 길게잡고 푹 익혀먹을것을 감안하면 됩니다.
초롱무 생김새입니다. 이미, 파는곳에서 잔칼로 뿌리와 줄기사이와 무 겉표면을 정돈해었습니다. (이곳은 이렇게 안해놓으면 안사간답니다. 흠...우리동네시장은 절대 안그럽니다. 거기다가 초롱무는 팔지도 않아요..) 어쨌든, 발품들이고 어깨를 혹사?시켜 사왔습니다. (가격은 1단에 6500원. 2단에 12000원으로 1000원 깍아주셨습니다. 참조)
보통 초롱무는 총각무에 비해 지져분하지않습니다. 뽀얀하얀살을 자랑삼아 판매대에 있곤 합니다.
그래도 잔손질을 해야하는데 잘 해놓으셔서 찹쌀풀만 먼저 후다닥 쑤어놓고 절이기부터 했습니다.
(김치재료 손질전에 '찹쌀풀'을 먼저 쑤어놓고 시작합니다. 생각보다 '찰쌀풀은 쑤기가 수월하기때문에 버릇들이면 좋습니다. 자세한건 아래글에서 하겠습니다.)
크기가 총각무에 비하면 우람하지만 반만 갈랐습니다. 먹을때 퉁퉁 썰어내면 될듯해서요.
차곡차곡 담아놓습니다.
절이기는 굵은소금1컵에 물3리터를 김치대야에 붓고 잘 섞어줍니다.
소금물에 풍덩 담갔다 건져 다른 김치대야에 차곡차곡 담으며 웃소금을 살살 뿌려 담기를 반복해줍니다.
그리고 남은소금물은 체에 걸러 깨끗하게 부어줍니다.
(김치를 담다보면 알게되지만, 절일때에는 소금물이 안보이지만 다 절여지면 소금물이 김치재료위로 살짝콩 올라옵니다. 그 차이를 알아내면 절이기도 능숙하게 판단해낼수 있습니다. 참조 )
다른김치대야에 물을 담아 위에 척하고 얹어줍니다. 이러면 절여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렇다고 초고속은 아니니깐요. 절여지는 속도는 소금물농도와 날씨가 가장 크게 좌우해요. 참조)
찹쌀풀은 재료손질전에 해두고 한김 식혀놓습니다. 찹쌀가루1과1/2큰술에 물3-4큰술을 섞어두고 가스불위에 작은냄비올려두고 물1컵 붓고 팔팔 끓여줍니다. 물이 끓기시작하면 찹쌀가루푼물을 쪼로록 따라내며 저어주면 됩니다.
투명한 색깔과 걸쭉한 농도가 되면 불을 끄고 그대로 식혀두면 됩니다.
쪽파는 초롱무살때 1000원어치만 달라고 해서 가져왔습니다. 이미 다듬어져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지금한창 맛있는 '홍로'로 준비했구요. (사과는 일본품종이 많은데 '홍로'는 국산품종이여요. 참조) 양파도 준비합니다.
기본양념은 고춧가루 1컵, 멸치액젓1/4컵, 새우젓1/4컵, 다진마늘3큰술, 다진생강1큰술, 포도청1/2컵을 섞어줍니다. 그리고 양파와 사과를 갈아넣어줍니다. 즉석에서 강판에 갈아넣었어요.
씻어헹구기 전에 양념준비는 완료해주세요!
보이죠? 소금물이 꽤 올라왔죠? 만져보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느껴져요.(끝이 살짝쿵 휘어집니다) 대략 3시간정도였는데요. 시간보다는 부드러워진 상태를 확인하는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잘 절여졌다싶으면 물로 깨끗하게 두세번 헹궈냅니다. 맑은물이 나올때까지 헹구면 됩니다. 언제나 절인후 헹구는건, 재빠르게 해야합니다. 절여진 소금기가 헹구면서 빠져나갈수 있기때문입니다.
채반에 받쳐둡니다. 어느정도만 빼줍니다.
김치대야에 물기 적절하게 뺀 초롱무를 담고 준비한 양념들 넣고 쓰윽 버무립니다. 줄기가 엉켜있어서 살살살 해야 합니다. 아래쪽에 손을 쑤욱 넣고 위로 들어올려가며 섞어줍니다.
보관통에 담고 하루 또는 하루반 정도 숙성시켜줍니다.
폭 익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익혀주어야 매운맛이 가십니다.
자~
반나절뒤 꺼냈습니다.
잘 익었나 볼까 하고 꺼냈습니다. 아사삭한 식감은 끝내줍니다. 매운맛은 살짝쿵 납니다. 조금만 더익히면 될듯합니다. 하여, 반나절더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초가을김밥에 꺼내 첫시식을 했는데, 아주 맛있었습니다. (덜익었다며 더 익혀먹자는 의견이 강했지만요.)
초롱무는 써는 느낌이 가볍습니다. 이맘때 무는 단단한편에 속해 썰자면 힘이 꽤나 들어갑니다. 물론 김치로 담가내면 그 써는 무게감이 다소 줄어들기는 합니다만, 도마위에서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내는데, 아사삭 시원한 소리가 전해져옵니다.
당연히, 입안에서도 그러합니다. 여리디 여린무가 아샤샥 하는 소리라고 할까요? 그 소리만큼이니 맛도 시원합니다.
걱정투성이인 초가을밥상에 '안심'을 시켜주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걱정한가득일터인데, 그나마 이번주가 김치담기기에는 적절할듯 싶어요.
참고해서 맛깔난 김치하나로 든든한 초가을밥상 챙겨보세요!
작년가을김치를 모아봤어요. 정말 많이 담갔네요^^ 올해는 그럴런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