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섬진강 따라 걷기, 4차...

[이빛]

1월 30일 아침 휘문산 자연휴양림을 나서니 어제 내린 눈이 제법 '눈 왔다!' 소리 할만큼 하얗다.

아침 8시반에 휴양림을 출발하여 11점 반쯤에서 정상을 오르다.
그리고 625 전후로 이곳에 묻힌 국군과 빨치산들의 영혼을 달래는 묵념을 1분.
하산을 시작한지 40 여분에 '빨치산전북도당사령부' 아지트 형적을 보면서
가슴으로 아픔을 조금 느끼다.


휴양림에서 자동차로 강진읍으로 가다.
거기서 '태복장' 중국집에서 점심으로 잠뽕국물과 탕수육 한접시로 빼갈을 들다.
이제 강가를 걸으려면 강바람이 찰텐데 몸을 술로 약간은 데워야한다.


강진교에서 강은 아직도 맑다.
모래무지도 놀고 있을텐데 오늘은 추워서
모두 제 집에 틀여박혀 있는가보다.
다리를 거느니 건너편 장동 마을 뒷산이 참 조그마한게 이쁘다.


저만치 앞서 가는 사람들은 역시 젊은가 보다. 난, 좀 숨이차네.
눈밭에 쓴다고 12발 짜리 '아이젠' 과 무릎까지 덮는 '스펫치', 스키 스틱크...
뚜꺼운 깃털모자 까지 넣었으니 베낭은 한짐.


강은 얼음을 안고 있다. 오후의 햇살에 녹으면서 내는 울음소리가 "쩌엉~쩌엉~!" 울린다.
강따라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국도 27번으로 들어 선다.
바로 거기에 덕치 파출소가 있다.
이곳은 625 때, 낮엔 국군이 밤엔 빨치산이 사용했다는
돌로 쌓은 망루가 있다. '남부군' 소설을 생각하다.




국도를 걷다가 다시 강가를 따라 1시간 여를 걸으니,
김용택 시인의 고향마을'장산(長山)을 만난다.


"그대가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저무는 강으로 갑니다.
소리없이 저물어가는
물 가까이 저물며
강물을 따라 걸으?lt;br> 저물수록 그리움은 차올라
출렁거리며 강 깊은 데로 가
강 깊이 쌓이고
물은 빨리 흐릅니다."

- 땅에서 -





장산 마을 앞 강을 따라 그냥 한시간 여를 아파오는 발바닥을 이식하며
하마는 오늘의 종점이 올까...터덕터덕 걷는다.
그러다가 어느 틈엔가 예전 천담분교였던 '청소년수련원'에 닿다.
이곳, 5년전 '우리얼' 여름 켐프에서 만났던
김용택 시인과의 하룻밤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멱 감던 그 맑은 물은 여전하구나.


곧 천담 마을이다. 여기서 이날 걷기의 종점.
자동차로 강을 따라 10여분,
석전 마을에서 'x바우' 를 보는 것으로 오늘의 행사를 끝 맺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