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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저씨… 아니 아버지에게 이끌려 집의 구조를 익혔다. 부모님의 방은 나와 루이엘과 마찬가지로 2층이었는데 나의 방은 루이엘의 방 바로 옆이었다. 나의 방은 나의 요청에 의해 나무가 많이 보이고 또 아래에 인공 연못이 바로 내려다 보여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무엇보다 도시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라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하녀들의 도움으로 실크 드레스로 옷을 갈아입었다.
예전 성녀 의복만큼이나 까다로운 드레스였다. 하지만 내부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착용감도 가볍고 편해서 시간이 지나면 적응 될 것 같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는 내가 목에 걸고 있는 룬-크리스와 어울리는 푸른 계통의 드레스인데 그냥 집에서 입는 용이라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았으나 그렇다고 절대 초라하지도 않았다.
“감사해요, 세뉴렌님… 덕분에 친 부모님을 찾았어요.”
그리고 나는 성으로 돌아가려는 세뉴렌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세뉴렌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나라 제일의 공작영애이자 재상이 될 분입니다. 함부로 고개를 숙여 보여선 안 됩니다.”
“에이, 그래도… 제가 정말 감사해서 그런 거 에요. 이제 더 이상 여행을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라곤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게다가… 꿈에서 그 아이가 당신을 노린다고 했으니깐 부디 몸조심 하세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시고요.”
나는 걱정되어 그러는 건데 세뉴렌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저는 오히려 로실리아님이 걱정이군요. 로실리아님도 무슨 일 있으시면 바로 연락 주세요.”
“…… 네.”
세뉴렌의 말에 나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세뉴렌은 안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돌아서려다 아차 하며 말했다.
“아. 곧 댄스파티가 있으니 거기서 뵙겠군요.”
“엑… 하지만 전 그럴 시간이…….”
“아니요. 그런 데에 참여를 하셔야 다른 귀족들에게 당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습니다. 벌써 다른 몇몇 귀족들 귀에 당신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갔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귀족들은 아직 윈더프 가에 자제가 없는 줄 아니까.”
“아아, 그렇군요. 네, 그럼 그 때 봐요.”
“네.”
하긴 나도 이제 귀족이니까 그런 사교계가 엄청 중요하겠지. 나를 무시하던 세레니카 폰 드리엘 공작영애가 생각난다. 내가 윈더프 공작가의 사람으로 나타나면 깜짝 놀라겠지? 아, 그런데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인데… 어떻게 하지. 아버지에게 가서 물어 봐야겠다. 나와 같은 사명을 가진 자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아무튼 나는 세뉴렌의 마차를 배웅해 준 뒤 아리스와 함께 나의 방으로 돌아 왔다. 나의 요청에 의해 아리스도 나의 방에 살게 해 주었다. 방은 넓으니까 침대 하나쯤은 더 둘 수 있으니. 아무튼 우리는 밖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베란다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하아, 이제 여행이 끝나고 정착생활이네요.”
“그렇군요.”
“음, 그럼 저는 아버지와 여러 이야기를 좀 하고 올게요.”
“네.”
나는 방을 나와 아버지의 방을 가기 전 문득 나보다 더 안쪽 방인 루이엘의 방이 생각나 고개를 돌려 그녀의 방문을 바라봤다. 꾹 닫혀 있네. 그러고 보니 아까 여기 왔을 때부터 그녀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잠깐 들려보기로 할까?
-똑똑
“…… 들어오세요.”
방문을 노크하자 안에서 루이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나는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방에서 차를 마시며 공부를 하고 있던 그녀는 놀라 얼른 일어나 내게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해요. 숙제하느라 인사드리러 가지도 못 했어요….”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제가 더 신참이니까. 그리고… 우리 이제 자매잖아요? 서로 말 놓기로 해요.”
“하지만 저는….”
“괜찮아요. 저, 옛날부터 외동이라 형제가 있었으면 좋다 생각했었어요. 그러니까… 잘 부탁드려요.”
정말이다. 페릴 때에도 외동이라 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에카를 친 동생처럼 대해줬었다. 리프크네 언니도… 진짜 친 언니라 생각하고 따랐었는데. 지금은 모두 죽어 없지만…….
아무튼 나의 말에 루이엘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네! 하지만 말은 높이게 해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언니에게 반말하는 것은 제 마음이 놓이질 않아요…. 대신 언니는 말 놓으세요.”
“으으음, 알았어.”
루이엘이 싫다는데 구지 계속 강조하는 건 좋지 않겠지. 아무튼 새 동생이 생겨 정말 기쁘다. 나는 아버지에게 가야하는 것도 깜빡 잊고 루이엘과 많이 대화를 나누었다. 루이엘은 나와 같은 날 태어났으나 나보다 5분 정도 늦게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더 언니라는데… 루이엘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나보다 더 일찍 나왔어도 내가 언니가 됐을 거라고 한다.
“그런데 언니. 그 목걸이는 뭐에요?”
“아, 이건 룬-크리스란 검을 봉인해둔거야.”
그런데 잠시 대화하던 루이엘은 나의 목걸이를 보더니 살짝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고 나는 그녀의 질문에 나 역시 목걸이를 살짝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그러자 루이엘은 눈을 살짝 크게 뜨며 룬-크리스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곧 품에서 흑수정 목걸이를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건……?”
“예쁘죠? 제가 태어날 때부터 손에 꼭 쥐고 있었던 거래요. 어쩐지 그거랑 비슷해 보여서…….”
“태어날 때 쥐고 있었다고……?”
태어날 때부터 쥐고 있었다니… 그럼 엄청 특별한 거 아냐?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룬-크리스에선 밝은 흰 빛이, 그리고 그 흑수정에선 전에 세릴을 감쌌던 것과 비슷한 검은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고 나와 루이엘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이건……?!”
그리고 빛을 뿜던 그 둘은 자동으로 무기의 형태로 모습을 바꾸었다. 검의 형태의 룬-크리스. 그리고… 핏빛의 초승달과 같은 날카로운 날을 가진 창, 룬-세피라. 나는 그것을 보며 설마 하는 눈으로 루이엘을 바라봤고 루이엘 역시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루이엘, 너 설마…….”
“언니, 설마…….”
그리고 루이엘에게 물어보려던 나는 루이엘이 나와 같은 말을 하자 놀라 말을 멈추었고 루이엘 역시 눈을 크게 뜬 채 조심스레 말했다.
“언니가… 페릴이세요?”
“그럼 네가… 바바라?”
이거… 뭐야. 나… 바바라랑 자매란 말이야?
우리는 서로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어이없어 서로 피식 웃었다.
“뭐, 뭐야 이거-.”
“풉, 그러게요….”
이거 뭐… 내 저주에 내가 걸린 것도 어이없는데 바바라랑 자매라니…. 정말 사람 일이라는 게 어찌 될지 모르는 거구나.
“그런데… 너는 어떻게 기억을 되찾은 거야? 나는 내 동료를 구하려고 힘을 원하는데 되찾았거든.”
“저는… 어떤 분을 구하려 하다가…….”
“어떤 분?”
나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름은 듣지 못 했어요…. 다만 눈부신 은발에 아름다운 푸른 눈을 가진 남자였죠. 맞아, 언니와 꼭 닮았어요!”
“뭐어?! 그 사람, 어디서 만났어!! 얼마나 되었고?!”
그 사람, 분명 슈렌이다. 확신한 내가 벌떡 일어나 외치자 루이엘은 놀란 듯 얼른 대답해 주었다.
“얼마 전에 좀 답답해서 도시를 벗어나 조금 멀리 나갔었어요. 그 때 몬스터와 싸우고 있기에 도와주려다가…….”
“…… 몬스터가 강했니?”
뭐야… 그 정도에 기억을 되찾다니! 나는 엄청 힘들게 되찾았는데……. 몬스터가 엄청 강한 몬스터였나?
“아니요. 하지만 저는… 마법이나 그런 거 배운 적이 없어서 약한 몬스터라도 이길 수 없거든요……. 그런데 이 구슬이 갑자기 창의 형태로 바뀌더니 저에게 기억과 힘을 부여해 주었어요.”
“…….”
슈렌이 아닌 건가? 슈렌은 강하니깐 약한 몬스터였다면 도움을 구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그 사람… 약했어?”
“아니요. 분명 그 분 혼자서도 그 몬스터를 물리칠 수 있었을 거 에요. 그런데… 그 분, 무척 아파 보였어요. 그래서… 꼭 구하고 싶단 생각에…….”
말하는 루이엘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설마… 루이엘, 슈렌에게 한눈에 반한 건가? 하기야 슈렌은 정말 예쁘게 생겼으니까… 게다가 엄-청 착해 보이고. 하지만 나는 슈렌에겐 ‘친오빠’ 이상의 감정은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물론 슈렌도 나를 친동생처럼 여기고 있겠지…….
아무튼 뭐야… 나는 정말 힘들게 기억을 찾았는데… 루이엘은 뭔가 너무 쉽게 찾았잖아. 아니 뭐, 찾았으면 됐지……. 하지만 루이엘이 슈렌과 만났을 줄은……. 그런데 왜 슈렌이 이곳에 와 있었던 거지? 라곤이 보낸 건가…….
“혹시… 그 사람에게서 뭐 다른 특별한 것 없었니?”
나의 말에 루이엘은 잠시 그 때를 떠올리다 곧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아! 그 분의 흰 망토에 피가 좀 많이 묻어 있었어요…….”
“에엑?!”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그 분의 피가 아닌 듯 했어요…. 외부에서 튄 듯한…….”
외부에서 튄 피라니… 설마… 설마 라곤이 슈렌에게 누군가를 죽이게 시킨 건가……?
“그런데… 혹시 언니, 그 분이 누군 지 아세요?”
“…… 응, 슈렌 루네문이라고… 내 친오빠 같은 사람이야.”
“그랬군요…!”
“음… 루이엘,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알았지? 갑작스러울 수도 있지만…….”
“네.”
아무튼… 나와 같은 사명을 가진 자는 루이엘이 틀림없어.
빛의 조각 룬-크리스. 그리고 어둠의 조각 룬-세피라. 둘이 모였으니 나르실리온을 만들 수 있어. 그러니깐 루이엘도 모든 걸 알아야겠지.
“너는 바바라의 기억을 갖고 있으니깐 ‘라곤’이라는 악마를 알고 있겠지?”
“!!”
나의 말에 루이엘의 표정은 순식간에 얼음처럼 굳어 버렸고 나는 예상 외로 너무 심한 그녀의 반응에 고개를 살짝 갸웃 거렸다. 그러자 그녀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자가 아직 살아 있군요….”
“역시 알고 있구나.”
“당연하죠. 그 자는… 바바라 때 저의 아버지인 걸요.”
“뭐어?! 하, 하지만 넌 공주였잖아……!!”
무슨 그런 말도 안 돼는… 바바라가 라곤의 딸이었다고?
“어머니가 여왕이셨기 때문에 공주였던 거 에요. 어머니께선… 라곤이 왕 위를 노릴 수도 있단 위협감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런 것을 택한 모양이에요. 그래서 저는 공주였지만… 별로 대접 받진 못했었죠. 오직 오라버니와 어머니만 저를 잘 대해 주셨어요.”
“…… 그랬구나.”
“뭐, 라곤을 아버지라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라곤은 왜……?”
“아. 지금 그는 아마테라스를 나와 대천사의 돌을 이용하여 나다네델의 힘을 찾으려 하고 있어. 나다네델이란 아주 먼 옛날의 괴물로 빛과 어둠의 힘을 모두 쓸 수 있다 전해지지……”
“그런… 그럼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란 거네요. 라곤이 빛의 힘까지 쓸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최강이 될 거에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룬-크리스를 들어 루이엘에게 보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옛날에 그 괴물이 이 세상을 파괴하려 할 때 빛의 신 샤이로렌스, 그리고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가 이 룬-크리스와 룬-세피라를 ‘나르실리온’이란 무기로 만들어서 물리쳤데. 그러니까… 우리가 라곤을 물리치기 위해선 그 신들처럼 룬-크리스와 룬-세피라를 나르실리온으로 만들어야 해.”
“그렇군요. 그런데… 어떻게 만드나요?”
“…….”
생각해 보니 만드는 방법을 모르네. 루이엘과 만나면 자동으로 알게 될 줄 알았는데… 아닌 가 보다.
“그게… 실은 나도 잘 몰라. 하하하…….”
“문제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실레아에게 물어보는 건데. 아, 혹시 세릴은 알지도 몰라. 마스터의 기억 속에 그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자.”
“……?”
나는 차고 있던 팔찌에 살짝 마력을 불어 넣어 세릴에게 연락했다. 그러자 루이엘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신기하단 듯 그 팔찌를 바라봤다.
“우와- 이게 뭐에요?”
“아아, ‘마스터’가 만들어 준 통신팔찌야.”
“마스터요……?”
“응. 같이 여행을 다녔던 아이가 마스터더라고…. 하지만 굉장히 착한 애야.”
나의 말에 루이엘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입을 살짝 벌렸으나 곧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페릴과 바바라도 환생하여 자매가 되는 세상에 마스터라고 나오지 말란 법이 있나’ 라는 듯한 표정이다.
-로실리아 언니?
그리고 잠시 뒤 팔찌가 반짝이더니 세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여전히 활기찬 세릴의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안녕, 세릴! 라곤은 찾았니?”
-아니… 그 녀석, 기척을 완전히 숨기고 있어서 찾기가 어려워. 게다가 케인 오빠가 예전에 있었다는 곳 가보니 이미 옮긴 뒤고. 그런데 암살자 길드와 선이 닿아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 쪽을 찾아보려고.
“어쌔신 길드…. 맞을 지도 모르겠어. 케인도 그랬고 카인도… 그러니까.”
-아, 그 카인이란 사람 말이야. 암살자 길드에선 최상위급으로 엄청 비싼 암살자라던데? 통칭 ‘데스(death)’. 그의 검을 본 사람은 살아남은 자가 없대나.
“…….”
씁쓸한걸…. 모두 라곤이 시킨 짓이겠지. 그래, 라곤은 키메라 제작비용이나 여러 연구비용이 많이 필요했을 테니 암살자 길드에 관여하여 그 비용을 마련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확실히 암살자들은 레벨이 높을수록 고용 비용도 엄청 높아지니까.
-그런데 언니 쪽은 잘 되가? 그 같은 사명을 가진 자는 찾았어?
“아? 아, 응. 내 동생… 루이엘 드 윈더프야.”
-와우, 그럼 언니 윈더프 가의 장녀였던 거야?
“으응…. 아, 세릴. 혹시 전대 마스터들의 기억 속에 ‘나르실리온 제작방법’에 대한 기억은 없니? 룬-크리스와 룬-세피라가 모두 모였는데 합치는 방법을 몰라서…….”
-음… 잠시만.
세릴은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려는 듯 말을 멈추었다.
제작방법에 대한 기억이 있어야 할 텐데…. 루이엘도 걱정되는지 약간 어두운 표정이다. 그리고 잠시 후 세릴이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 그 때 생존했던 마스터가 아직 어린 나이였었나 봐. 그렇게 자세한 기억은 없어.
“…… 그렇구나.”
-다만…… 암호 같은 문장이 있어.
“응? 읽어줄 수 있겠니?”
암호 같은 문장……?
살짝 풀이 죽으려던 나는 다시 기가 살아 눈을 크게 뜨며 세릴에게 말했고 루이엘 역시 팔찌에서 세릴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기다리는 듯 팔찌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나 빛의 신 샤이로렌스와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는 아직 완전히 소멸하지 않아 언젠간 부활할 나다네델을 우려하여 이 글을 남긴다. 나르실리온의 뜻은 태양과 달의 ‘슬픈 노래’이다. 그 힘은 업보 위에 세워진 최강의 힘. 반드시…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그것을 이겨낼 자신이 있는 자만이 나르실리온을 사용할 수 있다.」
‘태양과 달의… 슬픈 노래?’
-「태양과 달이 공존할 때 최강의 힘을 가진 자는 교활한 어둠과 가식의 빛으로 둘을 가리려 할 것이나 붉은 눈물이 땅을 적실 때 비로소 태양과 달의 노래가 천지에 진동할 것이다.」이게 제작방법 같아.
대충 이해가 되는데… 희생이 따른단 것과 붉은 눈물이 뭔지 모르겠다. 그 둘, 관련이 있는 걸까…? 희생과 붉은 눈물이라…….
“으응, 잘 모르겠지만… 고마워, 세릴.”
-뭘…. 더 자세히 알려주지 못해 미안해. 그럼, 나는 길드에 정보를 수집하러 이만.
“응, 건강히 지내!”
나는 팔찌에 부여하던 마력을 다시 거둔 뒤 루이엘에게 말했다.
“루이엘, 아까 그 말, 노트에 옮겨 적을 수 있겠니?”
“아아, 이미 적어 두었어요.”
나의 말에 루이엘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양피지 조각을 나에게 내밀고 나는 내심 그녀가 철저하단 생각이 들어 놀랬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것을 받았다. 글씨체가 꽤 촘촘하고 예쁘네. 루이엘은 나와는 달리 굉장히 섬세하고 여성스러울 것 같다. 나야… 항상 털털했던 의 성격을 많이 닮았지만. 아. 이제 양부모님이라 불러야 하는 건가…. 뭐 어때, 나에게 있어선 친부모 같은 분들인데.
“…… 나다네델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아니?”
나의 물음에 루이엘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하긴 나도 실레아에게 들어서 아는 거니까.
“아주 오래 전, 인간에게 마법이 보급되기 전의 일이야. 그 당시엔 특정 신들을 제외하곤 신들이 모두 지상계에서 인간족과 천족, 악마족을 다스렸기 때문에 굉장히 평화로웠데.”
“특정신……??”
“대표적으론 주신 엘리아나님과 세 남매 신이 있는데 첫째가 달의 신 루이어스, 둘째가 빛의 신 샤이로렌스, 셋째가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였데. 그런데 샤이로렌스와 아르케렌스 사이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데.”
“…… 왜 싸운 건가요?”
“그건 알려지지 않았나봐, 천계의 일이라.”
실레아에게서 재밌게 들었던 이야기를 내가 직접 하게 될 줄이야.
나는 실레아에게서 들었던 말들을 열심히 떠올리려 노력했다. 그래도 내가 재미있게 들었던 이야기라 다행이지… 만약에 재미없었던 이야기였다면 거의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싸움 도중 아르케렌스가 나다네델을 만들어냈데. 그런데 샤이로렌스를 소멸시키려고 만든 괴물이 폭주하여 천계는 물론이고 온 세상을 파괴하려 하기 시작했데. 그래서 아르케렌스와 샤이로렌스는 나다네델을 막으려 했으나 둘의 분산된 힘으론 절대 무리라 결국 화해하고 나르실리온을 만들어냈데.”
“그런… 그럼 결국 나다네델이 희생된 거군요…….”
쓸쓸해 보이는 루이엘의 표정에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까… 세릴이 그랬지? 나르실리온은 최강의 힘을 갖고 있지만 업보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그래서 그것을 만들기 위해선 업보의 대가로 희생이 지불되는 걸지도 몰라…….”
그런데 그 뒤에 종적을 감추었다는 샤이로렌스와 아르케렌스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자신들의 업보를 견디지 못하여 숨은 건가? 아니면 소멸한 것?
“…… 나다네델의 힘은 너무나도 비극적인 것이에요. 하지만 라곤은… 자신의 사욕을 위해 그것을 다시 깨우려 하고 있어요…. 절대 그것을 막아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르실리온을 깨워 또 다른 희생을 낳아야 하니까…….”
“…… 그래. 네 말이 맞아. 대체 그 희생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럼 일단 세릴이 라곤이 있는 곳에 대해 실마리를 알아낼 때 까진 기다려야 하는 건가?”
“그럴 듯해요. 라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말짱 꽝이니까….”
“아아… 아악! 깜빡했다! 아버지에게 가 봐야 하는데! 루이엘, 그럼 나 이만 아버지께 가 볼게!”
“네.”
아, 아버지에게 가야 하는 거, 완전히 잊고 있었어. 하지만 뭐, 여러 가지를 알게 됐으니까 괜찮겠지. 나는 서둘러 루이엘의 방에서 나와 같은 층에 있는 아버지의 방으로 달려갔다.
뭔가 급전개로 가고있습니다...
100화로 어떻게든 맞춰보려했는데
도저히 불가능이로군요 ㅡ.ㅡ
그냥 포기 ...
100화 특집으로 외전을 하나 더 쓸까 말까 하고있습니다-ㅅ-
외전.. 한 두번썼다가 지워버렸는데 -_;;
써지면 올릴께요<<
[배너는 아는 동생이 만들어줘서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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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째 딱 오니... 쪽지가 날라온... 재밌게 잘 봤습니다... 희생이라...또 골치아프네요.
억...그런거였습니까..?!
에메로도 언니 [<- 언니라니... 본인은 남자이옵니다. 어허허허허허;;;] 100화 달리는거야!!! [덧. 그리고 100화 빵을 맞는게야 클클클 +_+] 사실 제가 미쳐가고 있습니다.
...저보다도 나이 많으신걸로 알고있답니다< 이님... 99화에서 바로 101화로넘어가야지..ㅋㅋㅋㅋㅋㅋㅋ
진실은 저 너머에 ~ [먼산...] [제 나이는 잡담 및 댓글에 올린것으로 기억됩니다. [으흠. 아마 카린님과 동갑이려나.. 으흠.]
엥?-ㅁ- ... 카린님이 저와 동갑으로 20세이신데 .....
저도 20살입니다만... -_-... 전.. 늙은 거로군요.. 네네..
헉.. 이상하다.. 제가 글을 잘못봤었나봐요 ㅠㅠ... 죄송죄송 동갑이었군요!
[14살이라는 나이를 가지고 있던 한 여중생은 할말잃음]
.... 늙은이들의 대화였나<
<<29세. (...) 덤벼요. (...)
님이 형님하세요[..]
어랄라. 우연히 보니... 갑자기 왠 제가 언급이 되나 했더만.
쪽지가 갑자기 와서 놀랐어요 ㅠ ㅋㅋㅋㅋ 여튼 이번편두 재밌게 봤어요 !! 외전 ! 기대할께요 /ㅅ / !!
>_< 감사해요!!
최초에 연재하실때에 좀 보다가 여유가 안 되어 못 보았더니 어느새 베소에 입성이십니까. 그런데 아직도 글에 자신이 없으신 것 같군요. 말줄임표가 여전히 좀 과하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줄인다면 독자들도 읽기 편해질 것 같군요. 건필하세요~.
말줄임표가 많은가요..?! 줄여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ㅇㅅㅇ!!
잘 읽었습니다 ♬ 좀 늦었지요, 용서해주세요 ㅠ 읽으려고 할 때마다 엄마나 아빠가 쳐들어오셔서는 "꺼라" 하시는바람에..
헉, 아니에요, 읽어주신것 만으로도 감사드려요 ㅠ.ㅠ!!
잘 읽었어어어어~ 저 수수께끼 말을 열심히 해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혀 모르겠다.
언젠간..나오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