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숲에서 으름덩굴을 만나다
정말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무슨 고무풍선을 찍은 모양처럼 되어버렸다. 모양으로 보아서는 제법 무거워 보이는데, 달려있는 꼭지와 덩굴 사이의 꼭지자루가 제법 굵어보인다.
달려있는 모양이 꼭 고릴라가 매달려 있는 모양새다. 집의 정원에 저 덩굴이 있어서 열매의 크기가 저리 보인다면 정말 대단하다고 여길만하고 달려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도 즐겁다.
이제야 제법 근사하게 찍힌 것같다. 꼭 모양이 고구마와 모양이 썩 닮았다. 밤을 주우러 갔다가 이 으름덩굴을 보고 위로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괴물같은 모양새로 으름이 달려있음을 보게 되었다.
손에 든 도구는 없고 겨우 등산용 지팡이만 있어서 달려있는 높이까지는 닿지도 않았다. 할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작물 지지대를 갖고 ㄱ자 나무꼬챙이를 꼽아서 빠지지 않게 꽉 끼워서 으름덩굴의 으름을 걸어 당겼다.
역시 아직은 머리를 굴리는데는 조금 소질이 있는 것같다. 현장에서 쓸 도구를 임시방편으로 주위에서 구하는 실력은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인 것이다.
엄청 굵다. 무게가 제법 나갈 것같다. 보기에도 그렇게 보이지요? 큰 것은 다섯개가 한꺼번에 달려있고, 적은 것은 네개가 달려있는데 무게감이 있어보인다.
으름덩굴의 잎은 이렇게 여섯개에서 일곱개씩 한 눈에 달려있다. 뻗어나간 줄기는 아주 가느다란 조금 굵은 실처럼 가는 줄기인데, 달려있는 으름열매의 줄기는 제법 굵었다.
저 무게를 달고 견디었으니 으름덩굴의 줄기가 그만큼 질기고 오랫동안 자라서 그만큼 줄기도 굵었다는 것이다.
대단하다.
대한민국의 야생 바나나라고 해야 할 것같다.
얼마나 좋았으면 내리 3장을 찍었겠는가?
요즈음은 주위에서 참 보기가 어려운 덩굴이고 열매가 달려있는 것을 보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오늘 제가 본 것은 행운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러니 내리 석장을 찍은 것은 그리 흠이 되지 않는다. 정말 잘한 일이다.
와이리 존노?
춤이라도 추어야 하겠지만, 80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듣기에는 거리가 좀 너무 멀다.
으름덩굴의 열매를 먹어본 기억이 없는 것같다. 있다면 아주 어렸을 적엔 몰라도 커서는 어떤 맛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걸보면 언젠가는 먹어보았을 것같다.
아님! 그 맛을 알겠는가?
무슨 곤충을 보는 느낌이다.
박속에 들어있는 것이 꼭 송충이 같고, 깨벌레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바나나와는 달리 안에 검은 색의 씨앗이 엄청 많이도 들어있다. 정말 먹을 것은 별로 없을 것같다.
실제로 먹어보아도 씨앗을 함께 씹지 않고 마구 목구멍으로 넘기면 몰라도, 씨앗을 벹어내면 먹을 건 별로없다.
달큰한 우유를 먹는 느낌이나, 바나나의 살이 여러번 씹으면 물이 되듯이 뭐 그런 느낌의 맛이랄까?
씨앗을 벹어내느라 한참동안 벹었다.
아주 많이 달지를 않아서 당수치가 높아질 것같지는 않아보였다.
등산을 하다가 이런 으름덩굴을 만나는 행운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으름을 처음본것이 20년쯤 된것 같아요
그때까지는 으름이란 열매도 이름도 몰랐지요
포항 오어사에 갔다가 오어사입구에서 처음보는 열매를 판매하길래 물어보니 할머니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요즈음도 오어사엔 으름이 있다네요.
보통은 줄기가 제법 굵어도 달려있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열매가 꽃이 되었네요
먹어보니 맛은 별로였어요
산행을 하다 만나는 곳에 달려있어도 채취하기는 어렵고 맛도 볼 수가 없지요.
그래도 맛을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익는 시기와 지역적인 토질에 따라서 맛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요.
우리도 며칠전에 다 따서 먹었습니다.
달큰하고 맛나지요.
씨앗을 씹으면 맛이 고약해 집니다.
그냥 우물우물 삼켜야 합니다.
우리 으름덩굴은 이제 칼자루 보다 굵어 젔습니다.
칼자루의 굵기정도면 대단한 세월을 보낸 아이네요.
대구의 어느 골짜기에도 딱 한그루가 나무를 타고 올라간 것을 보았는데, 그 정도의 굵기였습니다.
그런데 열매를 단 모습은 못보았습니다.
@밀대 한덩굴만 있으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큰보물01 그건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집에서 키울려면 명심해야겠습니다.
@밀대 우리도 10여년을 꽃만 피다가 다른품종 3년전에 심고 올해 처음 열매가 맞혔습니다.
@큰보물01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를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