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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처님의실천!팔정도! 원문보기 글쓴이: 오로지팔정도
제1부
제1장 저주받은 가정
사회의 한 구석에서
예전에는 흔히 저주받은 집안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곤 했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남의 마음이나 신앙에 쏠려 있었기 때문에
그런 집안이 오늘날보다도 눈에 더 띄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대는 어떨까?
이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현재는 과거보다
신앙의 형태가 내용보다는 형식으로 많이 치우쳐져서,
신앙은 단순한 의식적인 면으로 바뀌어지고
옛날보다 그와 같은 화제나 문제가 훨씬 적어졌으며,
또한 병이나 재난이 생겼을 경우에 신앙이나 마음의 문제보다는
병원 의사에게 달려가면 해결이 된다고 생각함으로써,
정신적인 이야기는 스스로 멀리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실은 어떠한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저주받은 집안은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그와 같은 가정은 사회의 한구석에서 끊임없는 재난과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3대에 걸쳐 일어난 이상한 죽음
이시다 하루 여사는 53세로서 그녀의 가정은 실로 3대에 걸쳐,
늘 좋지 못한 사건에 휘말려들어 비탄과 괴로움 속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인 가메따로오는, 결혼한 지 3년만에 자동차 사고로 급사했다.
덤프 트럭이 느닷없이 앞차를 앞지르려다가 중앙선을 벗어나
그가 운전하고 있던 차의 정면으로 달려나옴으로써
핸들을 꺾을 겨를도 없이 덤프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해 버렸다.
그의 작은 차는 덤프 트럭 밑에 깔렸고,
가메따로오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끔찍한 형상으로 죽어 있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가메따로오의 죽은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현장검증에 입회한 경찰관도 기겁을 할 지경이었다.
며칠이 지나자
이와 같은 사고가 언제 일어났었느냐는 듯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며칠 전이었다.
이시다 부인은 불길한 예감이 밤중에 갑자기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
어둠 속에서 홀로 가슴을 쓸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은 한밤중에 가슴이 눌렸는지
괴로운 듯이 몇 차례나 몸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남편을 흔들어 깨웠으나,
남편은 그녀의 얼굴을 보자 살려 달라고 소리 소리치는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잠꼬대를 하는 걸로 알고,
"여보, 여보! 왜 이러시는 거예요?"
하고 두 손으로 어깨를 잡고 흔들자 그녀의 손을 뿌리치듯 하며,
방에서 나가려고 하는게 아닌가.
그녀는 서둘러 남편의 잠옷자락을 잡고,
"여보, 저예요. 하루예요, 하루란 말예요."
큰 소리로 타이르며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남편은 겨우 제정신이 들었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어휴! 지금의 것은 꿈이었군. 휴-꿈이었군...
이렇게 말하고 깊이 숨을 내쉬자,
무엇과 격투를 벌인 다음인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촛점을 잃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사고는 바로 그 일이 있은 지 며칠 뒤에 일어났으나
사실 전에도 같은 일이 자주 있었다.
그때는 가슴이 짓눌린 다음 날인데
자전거로 아는 분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옆에서 승용차가 달려나와,
가메따로오는 방향을 바꿀 겨를도 없이 길에 나가 떨어졌었다.
자전거는 핸들을 쓸 수 없을 만큼 휘었으나
이때는 기적적으로 허리를 조금 다쳤을 뿐 별 이상은 없었다.
그녀는 남편이 이런 사고를 한 차례 당했던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가메따로오에게 특별히 조심하도록 당부했다.
하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아무 일이 없었다.
가메따로오는 가슴이 눌린 밤의 일을 깨끗이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래도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만 같아서
남편이 집을 나서면 돌아오기까지 가슴을 조여야만 했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남편의 처절한 죽음과
저주받은 이시다 집안을 공양하기 위해
그녀는 그로부터 15년 동안 도인이나 신흥종교 단체를 찾아다녔으며
소아마비를 앓는 애를 데리고, 한결같이 염불과 공양으로 살아온 것이었다.
저주받은 이시다 집안의 사정을 돌이켜 보자.
가메따로오의 아버지인 고오는 현회의원으로까지 나설 정도로 정치를 좋아했다.
남의 일을 돌봐주느라고 집에 있는 일이 드물었으며,
집으로 돌아올 때는 술냄새를 항상 풍기고 있었다.
그는 술을 좋아했다.
아내인 기미에는 남편이 술을 좋아하는 게 교제상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을 했으나,
세번에 한번쯤은 술로 인한 싸움이 벌어져서 집안이 항상 시끄러웠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에는 분별 있는 남편이었으나,
술이 몸에 들어가기만 하면 사람이 달라지고 난폭해지는 것이었다.
남편의 주정부림을 알고 있는 아마모또라는 후원자가 늘 고오의 시중을 들고,
그가 고오의 곁에 있을 동안은 별 일이 없었다.
기미에에게 있어 야마모또는 다시없는 구세주였으므로
밖에 나가서도 하나에서 열까지 고오의 시중을 들게 했던 것이다.
고오의 주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었다.
그와 함께 그의 난폭성도 더해만 갔다.
어느 날 밤 반대파 의원들과 연회가 있어,
술자리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싸움이 시작됐다.
야마모또가 화장실에 가고 없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고오는 술상을 뒤엎고, 반대파 의원이 있는 사이로 끼어 들어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난동을 부렸다.
반대파 의원 중의 한 사람이 참다못해 마침내 싸움이 맞붙고 말았다.
두 사람은 마루에서 굴러떨어졌다.
그때 고오는 떨어질 때 머리부터 마당에 있는 연못 속으로 박히게 되었다.
모두들 놀라 고오를 연못에서 건져 냈다.
급소를 맞았는지 아니면 심장마비를 일으켰는지 연못 속에서 건졌을 때는,
고오는 이미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내인 기미에(가메따로오의 어머니)는 남편인 고오가 급사를 하자,
어찌된 일인지 술을 마시게 되었다.
또한 외아들인 가메따로오 앞에서 곧잘 저녁반주를 즐기곤 했다.
이따금 생전에 고오의 시중을 들던 야마모또가 자리를 같이 하곤 했다.
기미에의 주량은 급속히 늘었다.
친척들이 와서 주의를 주었으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불과 얼마 사이에 아침부터 술을 마시게 되었고,
그러는 사이에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지더니 미치고 말았다.
고오가 급사한 지 1년이 지났다.
가메따로오는 이제 겨우 열 두살이 되었을 뿐이었다.
이시다 집안은 대대로 내려오는 명문으로,
큰 집안이었으므로 기미에의 병간호와 가메따로오를 돌보기 위해
한가한 일가친척이 와서 돌봐주고 있었다.
가메따로오의 일상생활은 집안문제 때문에 조금도 지장을 받지 않았다.
기미에의 정신이상은,
남편의 주벽과 비슷해서 곧잘 난폭해지기도 했으나 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얌전했다.
술로 인한 정신이상이라는 것을 알고는 집안에 술은 일체 두지 못하게 했다.
정월 초사흩날은 아침부터 큰 눈이 내렸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한랭한 저기압이 동북 일대를 에워싸고,
모진 눈보라는 밤이 되어도 그치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 아침이 되어 기미에가 방에서 사라진 것을 알고,
소동이 벌어져 팔방으로 손을 써서 찾아보았으나, 어딜 갔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파출소 순경을 오게 하여 의논을 했다.
그 결과 어제 밤 계속 내린 큰 눈으로 1미터나 눈이 쌓였으므로
어쩌면 이 눈 속에 파묻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집 부근 일대의 눈을 샅샅이 치웠다.
몇십명의 인원을 동원하여 눈을 치운 결과,
마당 가운데에 있는 큰 매화나무에 등을 대고 쪼그린 채 얼어죽어 있었다.
그것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채로 눈은 어느 한 곳을 노려보듯 하며 죽어 있었다.
아마 깊은 밤, 혼자서 살며시 집을 빠져 나간 것까지는 좋았으나
추위때문에 집으로 돌아올 수 없어서 동사했으리라는 것이었다.
이시다 집안의 저주스러운 전통은 조부의 대에서부터 생겼다.
가메따로오의 조부인 겐노스께는 대대로 내려오는 면장직을 이어받아서
동네사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었다.
그런 겐노스께가 어느 신흥종교에 미치기 시작하면서 성격이 하루 아침에 변하고 말았다.
종교라고 하지만 신앙의 교리에 심취되었다거나 자신의 성격을 고치려고 하거나,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여자 교조에 반했다고 하는게 적절했다.
그는 원래 말 주변이 좋아
어떤 사람이건, 그에게는 말로는 상대가 되지 못했던 터였다.
술도 센 편이었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더우기 여자관계가 복잡했었다.
여자 교조는 단순한 숭배대상이었으나,
살갗이 희고, 서른 세살의 한창 나이어서, 마흔을 넘은 그는 거의 밤마다 그곳에 다녔었다.
어느새 교조와 동침하는 사이가 되었고, 교조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교조의 집에 다니게 된 지 1년째 되던 해 교조는 폐렴에 걸려 어이없이 죽고 말았다.
겐노스께의 행실은 그로부터 눈에 띄게 변해 갔다.
술을 한없이 따시게 되었으며 술을 마시면 여자를 원했다.
상대가 소작인의 아내이건 의리가 있는 친구 사이이건, 기회만 있으면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그에게 희생된 여성의 수는 수십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누구 한 사람 겐노스께를 처벌할 수 없었다.
구변이 좋고 완력도 세었으며 그는 이런 자신의 행실이 표면화 될 것 같은걸 눈치챈 경우에는,
"잘못했어, 미안하이! 술 기운에 그런 것이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게."
이렇게 사과하고는 돈으로 해결을 짓곤 했다.
소작인들의 생활이란 언제나 넉넉할 까닭이 없고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는 겐노스께이고 보면 하는 수 없다고 체념하고는 그를 용서해 주곤 했다.
소작인들은 생활이 곤란해지면 딸을 팔아서 집안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도 꽤 있었으므로
겐노스께가 쉽게 돈을 잘 쓰는 것으로 인해서 복잡한 문제가 표면화 되는 일은 없었다.
60이 넘어도 겐노스께의 병은 좀처럼 덜해 갈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그의 병은 집안에서도 사고를 저지르고 있었다.
결국 미쳐서 죽은 기미에(고오의 아내)에게도 접근하여 아들이 집에 없는사이에
폭력을 써서 범하고 말았다.
고오는 정치에 빠져서, 늘 집을 비우기가 일쑤여서,
그것을 기회삼아 겐노스께는 기미에를 마음대로 했던 것이다.
겐노스께의 아내인 도매는, 남편의 추행으로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
만일 이 사실이 아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큰 일이 벌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기미에와 마찬가지로 도매도 괴로웠다.
다행히도 이 비밀은 고오를 제외한 세 사람만이 안 채 끝나고 말았다.
까닭인즉 겐노스께가 불의의 죽음을 당해 버렸기 때문이다.
큰눈이 내린 겨울 밤, 그는 술이 몹시 취해서 난로 옆에 눕자 잠이 들고 말았다.
도매와 기미에는 그 큰 몸집의 겐노스께를 방으로 옮기고 자리에 누인 뒤에
그들도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이 깬 도매는 옆에서 자고 있을 겐노스께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화장실에라도 갔으려니 생각하고 별로 마음에 두지도 않은 채 잠을 청했으나,
남편이 돌아오는 기색은 없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기미에의 방으로 건너가서 기미에를 깨우고
집안을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간 것일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마당으로 나간 두 사람은 기겁을 하게 놀랐다.
마당 한가운데에 있는 매화나무에 매달려서
겐노스께의 몸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닌가.
겐노스께는 목을 메어 자살한 것이었다.
경찰의 조사는 장기간에 걸쳐 행해졌으나 자살한 원인을 알아내지 못하고 말았다.
겐노스께가 죽은 뒤 도매는 70세까지 장수했으나,
그 이후로는 어쩐지 집안에 검은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모습 없는 목소리
이시다 하루가 가메따로오를 알게 되어 결혼하게 되었을 때는
대대로 살아오던 큰 집은 낡아서 허술해졌고, 그들은 도쿄로 이사를 했었다.
이시다 가문의 재산은 가메따로오의 아버지인 고오가 정치를 한답시고
다 날려 버려 그녀가 가메따로오와 살림을 차렸을 때에는,
작으마한 집 한칸을 장만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녀가 이시다 가문의 저주받은 가계를 알게 된 것은
가메따로오와 같이 살게 된 뒤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일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
전후의 민주주의 사상으로, 대가족제도는 분해되고,
어버이와 자식은 원래 독립된 주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가계에 대해 신경을 쓰는 편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결혼이란 남성과 여성의 뜻이 맞아서 성립되고,
가메따로오와 즐거운 가정을 이룩한다면, 그것으로서 그녀는 만족할 뿐이었다.
하지만 가메따로오가 교통사고로 죽고
남겨진 소아마비에 걸린 아들인 다께오를 보자 이시다 집안에 얽힌 저주 비슷한 것이 느껴져
그녀는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녀 자신도 가메따로오와 함께 살게 된 뒤로는,
사소한 일에도 자칫 화를 잘 내게 되었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는 것이지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했다.
그리고 항상 다리가 무겁고 기분이 좋은 일은 드물었다.
이런 일이 있게 되면서 이웃사람의 권유로 어느 도인을 알게 되어
조상을 공양하기 위해 염불을 올리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메따로오가 남겨 놓은 다께오의 병은 좀처럼 차도를 보이지 않고,
모자 두 사람의 앞날은 암담하기만 했다.
그녀는 손수 돈을 벌면서 의사에게 다께오를 데리고 다녔을 뿐더러
용하다는 신흥종교 단체는 모조리 찾아다녔다.
하지만 어디를 가나, 자기를 납득시키고 자신의 마음과 아이의 병을 고쳐 주는 곳은 없었다.
교단에서는 어디서나 같은 말을 했다.
조상을 공양하는 정성이 부족하다,
당신은 아집이 지나치게 강하다,
남편을 소홀히 했다,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그런 말들 뿐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반성해 볼때,
교단에서 말했듯이 자기는 남을 속이거나 나쁜 짓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보다 제멋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건강하고 집안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모순을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신자가 되면, 으례 의문을 품지 말라고 말한다.
의문이 생기는 것은 믿음이 부족한 탓이며, 그만큼 당신의 업보는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의문이 생길 경우에는 염불을 올리라고만 강요당했다.
신자들의 체험담은 한결같이 효험을 보고 기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와 같은 기적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염불을 올리면 한때는 평상시의 괴로움을 잊을 수는 있었으나,
염불을 그치면 아들과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지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의 믿음이 부족한 탓으로 불행이 계속된다고 자신에게 타이르고,
어느 종교단체의 신앙생활로 접어든 지 5년째 되던 해에
마음을 가다듬어 지성으로 염불을 올렸었다.
그러자 어느 시점에 이르자 몸이 가볍게 진동을 일으키고,
귓가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잘 했다. 잘 했어!
너는 앞으로 행복해진다. 이제 걱정할 것 없다.
나는 이나리 대명신이다.
앞으로는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너의 불행은 깨끗이 사라진다."
그녀는 비로소 신의 음성을 들었다.
그녀로서는 천지가 개벽을 한 것 같은 심정이었다.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의지할 곳이 없는 여자의 생활처럼 비참한 것은 없으며,
15년이란 세월을 홀로 소아마비 아들인 다께오를 데리고
희망에 찬 생각을 해본 일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우렁찬 음성은 15년 동안의 괴로움을 한꺼번에 씻어 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녀는 감격한 나머지 그날 밤은 잠을 이를 수 없을 만큼 흥분했다.
그녀는 그 뒤로 교단에 가는 일을 그만두었다.
자기에게 있어 백만대군처럼 든든한,
모습없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홀로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날마다 계속 모습없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일을 잘 맞추었고, 빗나가는 일도 있기는 하였으나,
이제 와서 의지할 것은 그 목소리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다께오가 잠이 들면 신의 음성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으나,
두 달 석 달이 지나는 동안, 신의 음성에 통일성이 없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침에 한 말과 저녁에 한 말이 전혀 달랐고,
그런 탓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가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의문을 품으면 으례히 신은 화를 냈다.
그리고 마침내 다께오를 없애 버리라는 말까지 하게 되었다.
그녀가 그런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하자,
신은 버럭 화를 내면서 다께오가 있기 때문에 너는 불행한 거라고 불호령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귓가에서 속삭이는 신에 대하여 비로소 크게 의문을 품게 되었다.
다께오를 죽이고 자기가 행복해질 까닭이 없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다께오는 여느 애들과 달랐다.
다께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앞날은 캄캄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께오를 죽이고 자기가 살아 있을 수는 도저히 없으며,
그것이 어째서 행복해지는 길과 연결이 된단 말인가.
그녀는 신에 게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모습을 보여 주세요.
당신이 말하는 건 모두 엉터리입니다.
나는 속지 않습니다."
그러자 신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날 밤은 그대로 잠자고 말았다.
어느 날, 여학교 시절의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녀는 가까운 다방으로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지난날의 추억에 잠겼었으나,
그때 친구에게서 영적인 현상에도 실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그 이야기를 꼭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자기에게 일어나고 있는 영적인 현상은 납득이 가지 않는 점이 너무나 많고,
이대로 나가다가는 미치고 말 것만 같이 생각되었다.
하지만 친구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다음부터는
어찌 된 일인지 모습도 없이 들려오는 목소리는 그녀를 몹시 협박하는 것이었다.
"넌, 그런 곳에 가서는 안된다.
가면 죽여 버리겠다."
"아들이 사랑스럽지 않느냐.
애는 미치광이가 되고, 너는 가메따로오처럼 자동차 사고로 죽는다."
"가서는 안된다. 넌 내 것이니까,
너는 내 것이란 말이다."
그녀는 도저히 밤에 잠을 이를 수가 없었다.
밤마다 가슴이 눌리고 낮에는 잠이 부족해서 의식이 몽롱해지고,
일을 하러 가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용기를 내어, 내가 주최하는 강연회장에 나타났던 것이다.
지배하고 있던 마왕
강연회장은 어느 절의 넓은 방을 쓰고 있었고, 150명 가량 모여 있었다.
강연회장에는 사람이 가득차 있었다.
그녀는 뒷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이에 그만 꾸벅꾸벅 졸고 말았다.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건만
눈이 자꾸만 감기면서 잠이 오는 것이었다. 빙의현상의 특징인 것이다.
나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의 의식을 보니
본인은 열심히 이야기를 .들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나는 타력신앙의 무서움을 특히 강조했다.
그녀는 귀를 기울여, 정신을 통일시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것이었으나 곧 졸음이 쏟아져 왔다.
한 시간 남짓 걸린 이야기였으나,
그녀에게는 굉장히 긴 것도 같고, 짧은 것도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녀를 가리키며, 이리로 오라고 권했다.
그 까닭인 즉 빙의령을 제거시키고 저주받은 가정에 종지부를 찍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연단쪽으로 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녀는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를 일이고,
무엇보다도 오늘이 처음이었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날 용기조차도 일어나지 않는 젓처럼 보였다.
자존심이 강한 그녀로서는, 오늘의 자기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드는듯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눈초리가 자기에게 쏠려 있다는 것을 알자
그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서도,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연단을 향해 왔다.
나는 얼굴표정이 굳어져 있는 그녀를 향해 말했다.
"당신은 고생도 무던히 많이 하셨군요.
고생을 면하려고 이리저리 신앙을 구하러 다니기도 하였었군요.
이상한 신앙은 결코 믿지 말아야 합니다.
신은 건들이지 않는 한, 화를 주지 않는다는 속담을 알고 있을 겁니다.
섣불리 신앙생활을 하면 무서운 결과가 옵니다.
마음도 몸도 잃게 됩니다.
지금 당신의 뒤에 있는 이나리 대명신이라는 여우를 당신에게서 떼어 내겠습니다.
몸이 무겁지요? 어떻습니까?"
나는 강연회장의 분위기에 따라서 말투가 몹시 강력해질 때가 있다.
이날도 그랬었지만, 그녀의 개인적인 문제에 관여했던 탓이었는지,
그녀의 공포심은 어느 정도 사라지고 마음이 안정된듯 했다.
"네, 몸이 무거워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요 며칠 동안은 밤에 잠도 잘 이를 수 없습니다."
"그럴 겁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계속 이상한 종교를 믿어 왔기 때문입니다.
몸을 편히 하고 눈을 감으시오."
그녀는 말하는 대로 눈을 감고, 몸의 힘을 뺐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의 의식이 자기 몸에서 빠져 나가
앉아 있는 자기의 몸을 밑으로 내려다보는 형편이 되었다.
제3자에게는 보이지 않으나, 나는 알 수 있었다.
그와 함께 그녀의 몸은 저승의 여우가 그녀의 의식을 지배하고 이 야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는 강연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센 말투가 되었다.
"그대는 누구요? 이름을 대시오."
"나는 말야, 나는 말이지."
"나만으론 알 수 없다. 이름이 무엇이냔 말이다?"
"누구건 상관없잖아..."
"여러분! 이 여성의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여우입니다.
저승의 여우가 이 여성의 육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더우기 한 족속을 데리고 수십 마리나 되는 여우들이 이 사람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몸이 무거워서 견딜 수 없을 겁니다.
신경통도 걸리게 됩니다."
나는 우선 회장의 여러 사람에게 설명을 하고,
"그대들은 이 사람의 마음에 집을 짓고,
조화되지 않은 원인을 여러 가지 만들어 왔다.
이대로는 용서를 받을 수 없는 거다.
자, 이 사람의 몸에서 떠나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떠나지 않겠는가?
어떻게 하겠느냐?"
"..."
"내가 지금 이나리 대명신을 부를테다.
그렇게 하면 대명신을 따라 가서 하늘의 이치를 잘 배우도록 하여라.
알아 듣겠지?"
이렇게 말하고 빛을 보냈다. 빛을 보내고 있을 바로 그때였다.
시커멓고 큰 그림자 같은 것이 반대쪽에서 그녀의 몸 속으로 획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녀 자신의 육체는 순간 강한 충격파를 느꼈으나
그녀의 육체에서 빠져 나온 의식은 가만히 있었다.
"그대는 누군가? 마왕인가?
그대는 이 여성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내가 이렇게 말하자,
와하하하! 와하하하! 강연회장이 쩌렁쩌렁 울려퍼질 듯한 커다란 웃음소리가
그녀 자신의 입에서 흘러 나온 것이다.
회장에 모인 사람들은 한 순간 웃음소리에 넋이 빠진듯 했다.
"마왕! 잘 들어라,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뭐야, 뭐냔 말이야!"
큰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너는 지금 이 사람에게 빙의가 되어 있지만
이 사람의 가정에 3대에 걸쳐 불행을 안겨주고 말았다.
그 죄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거다.
그대 자신도 전생에서는 이 지상계에서 육체를 지니고 인생을 배워 온 일이 있었을 게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의 마음을 어지럽히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너도 잘 알고 있을 게 아닌가.
그런데도 너는 이 여성에게 빙의되어,
아니 이시다의 가문 3대에 걸쳐서 많은 사람들을 불행의 구덩이 속에 빠뜨려 왔다.
어때, 이만하면 너도 죄에 대한 의식을 알 수 있겠지?
인도에 있었을 때에도 너는 내 앞에 나타났었다.
그때, 너는 죄의식을 깨닫고 사람들을 구원하겠다고 약속했었지 않았느냐?
그런데 어떻게 했지?
이게 무슨 꼴이냐 말이다."
그녀의 의식은 이 말을 위쪽에서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녀의 입장으로 볼때
검고 큰 그림자는 그녀의 몸을 통해 앞뒤로 흔들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빛을 보내 주자 마왕은,
"으윽! 으윽!"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조금 전의 마왕의 위세는 어디로 갔는지 방법을 바꾼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하겠느냐?
그대도 신불의 자식이 아니겠느냐?
신불의 자식인 이상 죄의식을 깨닫고 ,
사람들을 구원할 마음을 왜 지닐 수 없느냐 말이다."
이때 마왕은 그녀의 몸에서 뛰쳐 나갈 시늉을 하고 도망치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대가 아무리 도망치려고 해도 도망칠 수 없는 거다.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도망쳐 봐라."
마왕의 그림자는 크게 흔들리건만 하루의 몸에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빛으로 그대의 몸을 싸고 있는 탓이다.
어떠냐?
진정으로 사과를 하겠느냐?
그렇지 않으면 같은 잘못을 다시 계속할 셈이냐?
만약 잘못을 계속 저지를 생각이라면 나는 너를 여기서 봉인하고 말테다.
어찌하겠느냐?"
그녀의 의식은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앞으로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까지 이나리 대명신인가 하던 모습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현재 자기의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악마라고는
그녀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으리라.
또한 이시다 가문에 얽힌 악마라는 말을 듣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두려운 생각이 앞서 그녀는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나와 마왕이 주고 받는 말을 듣고서
그녀는 자기의 입장을 발견하고 언제 자기가 자기의 육체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마왕! 어찌 된 거냐?
말을 해봐!
자 이제 말을 할 때가 됐을 게다."
"음, 그때 나는 다시 온다고 말했다.
그 일을 잊었나!"
"그것은 네가 지은 죄를 속죄하고,
사람들을 구원하는 사람이 되어서 온다는 뜻이 아니었었느냐!"
"..."
"사실 너는 그 다음에 일본에 태어났던 게 아니냐?
마왕인 채로는 인간으로서 태어날 수 없었다. 그랬었지?
일본에서 태어난 너는 많은 고생을 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모진 고생을 해왔고 네가 겪은 고생은, 나도 알고 있는 터이다.
하지만 그 고생을 원수로 여기고 마음 속에 악귀가 도사리게 되었다.
마음 속에 악귀가 도사리고 있어서는 인간은 구원을 받을 수 없는 거다."
"그렇지, 그때는 고생 많이 했지."
"자, 너도 신불의 자손이다.
동물이라 할지라도 하느님의 자손이다.
네가 와서 두려워 하고 있는 여우들을 데리고 이 여성의 육체에서 순순히 떠나가는 거다."
"나는 동물이 아니야. 나는 마왕이란 말이야,"
"마왕일지라도 동물 이하의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느냐?
마왕이라면 마왕답게 전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람들을 인도하는 하느님의 아들인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알았어, 알았다니까.
말한대로 할께.
아! 지쳤다, 지쳤어."
검은 그림자는 기진맥진한 형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의식은 마왕이 가냘픈 한낱 모습으로 되어 가는 것을 바라다보고,
저승이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
마왕은 처음에 검고 큰 그림자처럼 보이더니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입은 귀 있는 곳까지 찢어지고,
눈은 번들번들 빛나고, 머리에 뿔 같은 것이 돋아나 있었다.
그런 모습이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입도 눈도 머리도 보통 사람의 모습처럼 되었고,
마치 요술이라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이상한 일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나리 대명신을 부를테니, 우선 그곳에 있는 여우들을 내보내도록 하라."
"노여움을 살텐데 정말 야단났군.
지난번에도 대명신에게 심한 꾸중을 들었는데, 큰일났다."
"걱정하지 말아, 괜찮아 내가 잘 말해 줄테니."
"예, 예."
마왕과 여우들은 그녀의 몸에서 팔로,
다시 손 끝을 지나 그녀의 육체에서 나가고 말았다.
하루의 육체는,
마왕이 들어와 있었을 때에는 책상다리를 하고 몸을 뒤로 젖히고 있었으나,
육체에서 빠져 나가자 두 손을 머리보다 높이 쳐들고,
서서히 상체가 앞쪽으로 기울어지듯 하더니 쓰러지고 말았다.
이때, 그녀 자신의 의식은 그때까지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만 있었으나
마왕이 육체에서 떠나는 단계에 이르자,
누군가에게 의식이 끌려가는 듯하여 갑자기 괴로워지면서
어딘가 먼 곳으로 끌려가는 듯한 기분이 되고는 그대로 무의식상태로 빠져 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는 그와 같은 무의식 상태 속에서 이윽고,
따뜻한 산들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어느 공간을 무언가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여 이윽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어느덧 자기의 육체에 자기 자신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자기의 육체로 돌아온 그녀를 향해 세차게 에너지를 보급했다.
그녀는 육체에서 의식이 나가 있을 때에는 피곤을 조금도 느끼지 않았으나
막상 육체에 자기의 의식이 돌아오니 온몸에 피로를 느끼고,
마치 중노동을 하고 난 뒤처럼 맥이 빠진 것만 같았다.
말없이 잠자코 있으려니까,
피곤한 느낌이 차츰 사라지고, 이윽고 몸이 가벼워졌다.
예전의 무겁고 답답한 상태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상쾌해졌다.
"기분이 패 가라앉은 것 같군요. "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곧 바로 대답을 할 수는 없었으나 마음을 가라앉히더니
자기가 느꼈던 일을 그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예, 감사합니다.
지금까지의 저와 지금의 저를 비교할 때 전혀 다릅니다.
이것이 내 몸인가 생각될 정도로 가벼워졌습니다. "
"정말 다행입니다.
이상한 종교 같은 것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는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해 나가야 합니다.
반드시 생활도 정리가 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는 우선 사물을 올바르게 보고, 옳게 듣고, 옳게 생각하고 말한다는 것을
늘 명심하십시오.
자기의 입장에서만 사물을 보게 되면 아무래도 욕망이 강해지고, 남을 비난하게 됩니다.
남을 저주하거나, 미워하거나, 화를 내는 마음은
모두 자기라는 자아욕망에서 생긴 것입니다.
당신의 배후에는 마왕과 여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당신 스스로가 남을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마음이 강했던 탓입니다.
그와 같은 마음으로 믿음을 갖고 있었으므로 갖가지 빙의령을 당신이 불러들인 것입니다.
모든 원인이 당신 자신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에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당신은 항상
'나는 불행하다, 나는 불행하다'
고만 생각하여 자기의 처해진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바깥쪽만 바라다보고 부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이래가지고는 언제까지나 행복해질 수 없는 겁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밖에서 얻는 게 아니라, 자기의 마음 속에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아무리 풍족한 환경에 처해 있어도 남을 욕하고 불평만 늘어 놓는다면 불행한 것입니다.
까닭인즉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은 마음이 평안한가 평안하지 못한가,
하는 것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육체를 지니고 있으면 이 점이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물질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사실 이런 사람이 많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사람은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혼자입니다.
살아있는 동안도 물론 혼자입니다.
자기의 괴로움이나 슬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란 사실은 자기뿐인 것입니다.
결코 남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이 땅 위에서, 지금 이 시각에 살아 있는 사람은 자기 혼자라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살아 가는데 필요한 갖가지 도덕교과서 정도라고 알면 됩니다.
당신이 밤에 잠을 자고 있을 때에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렇죠?
당신은 아침에 잠이 깨어서 비로소
'자, 나는 지금 여기 있구나, '
하는 것을 알게 되고, 남편의 일, 아이들의 일을 생각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당신이 있고 남편이나 애들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신이라는 존재가 없다면 아이들의 일도, 남편에 대한 일도 생각할 수 없을 겁니다.
애들이나, 남편이나 부모나 형제나 이웃들은 당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훌륭한 교과서 인 겁니다.
불평이나 질투나, 노여움에 불타는 사람들의 괴로움,
그와는 반대로 사람들과 조화되고, 애정이 풍족하게 살아가는 마음이 평온한 사람을 볼때,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아마도 후자를 택할 겁니다. 그러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모두 사랑의 그늘에서 살아 가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남에게서 좋은 것만 본받고, 서로 도우며 살아 가는 곳에
보다 나은 행복이 빛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행복은 우선 자기의 마음에서 만들어 내도록 합시다.
남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식으로 인간은 되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은 이 대우주를 삼킬 만한 포용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 대우주 안에는 동물도 식물도 광물도 선도 악도 없습니다.
악은 원래 사람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만,
그런 모든 것을 사람의 마음은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생각하는 것, 마음속에서 소원하는 일은 즉시 나타나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현재의 당신에게는 확실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시다 집안의 3대에 걸친 불행은
3대의 자기 보존, 자기의 욕심, 위장된 자기에게 희롱당한
사람들의 생활의 기록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남편이었던 가메따로오씨는 온순한 사람이었으나,
남에게 대해서는 몹시 냉정했고 늘 고독했었지요.
어두운 가정 환경에서 자라나 어렸을 때부터 술주정뱅이인 아버지가 무섭고,
늘 겁을 집어먹고 있었습니다.
고독과 공포심이 자기의 마음을 더욱 더 움츠러들게 만들어 불행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남편을 영계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당신의 마음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생활을 하는 일입니다.
아드님의 소아마비도 당신이 변하면 틀림없이 기적이 일어나고,
어른이 된 다음에는 웬만한 일은 다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 오늘부터 용기를 내서 힘껏 사는 겁니다. "
그녀는 강연회장에 모인 사람들의 눈초리도 아랑곳없이 큰소리로 엉엉 울고 있었다.
감격의 눈물
그녀는 그로부터 원래의 강한 성품으로 모습없는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그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면,
그것을 부정하고 착한 자기의 본래의 마음으로 자기의 생각이 돌려지도록 했다.
말할 것도 없이 주문도 그만두게 되었다.
정신통일을 위한 생각의 방향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방향을 바꾸고,
건강하게 일에 열중하고, 집에서는 열 여섯살이 된 소아마비 아들 다께오와
명랑하게 이야기를 나누도록 노력했다.
하루 하루가 이상하리만치 즐겁게 지나갔다.
마음의 방향을 어두운 면에서 밝은 면으로 바꾼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상쾌해지리라고는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녀 자신이 명랑해지자 아들 다께오도 명랑해졌다.
모자 두 사람의 가정은 조촐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다리가 부자유스럽던 다께오의 몸에 약간 회복되는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리가 부자유스러운 몸으로 걸음을 걸을 때는,
으례 좌우로 몸이 흔들렸으나, 그 흔들리는 게 전보다 훨씬 덜해졌다.
그녀는 아들인 다께오에게 이 사실을 말해 주었다.
다께오도 그것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학교에서는 되도록 운동장으로 나가서 달리고 뛰곤 하여 허리와 다리 운동을 하고 있었다.
다께오는 열 여섯살이지만 중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소아마비를 앓은 몸이어서 진학이 늦어졌고, 그 때문에 늘 고독했으나,
지금은 자진해서 체육시간에도 참가하고 있었다.
가을철 운동회날 불꽃놀이가 시작되고,
학부형들이 줄지어 지정된 곳으로 모여 들었다.
그녀는 해마다 운동회는 빼놓지 않고 보러 갔었다.
이유인 즉 운동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다께오를 위로하고,
함께 교정한 구석에서 김밥을 먹기 위해서였다.
방학이 되어도 영화나 연극을 구경하러 다께오를 데리고 갈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병원에 갈 생각이 있어도, 병원비를 생각해 보면,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운동회 때만이라도
모자 두 사람의 유일한 리크리에이션이라고 생각하고 빼놓지 않고 갔던 것이다.
하지만 다께오의 친구들이나 부모형제들이 웃어대는 즐거운 광경을 흘낏 볼때
그녀의 마음은 늘 슬픔에 젖곤 했다.
"지지 않는다,
나는 지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게 스스로 타이르고, 다께오와 김밥을 먹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운동회에서는
그 다께오가 두 사람이 한 다리씩 함께 묶고 뛰는 경주에 출전한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은, 하늘에라도 오를 듯한 기분이었다.
야마시다군이 다께오와 짝을 지어 주었구나 생각하니 고맙기 그지 없었다.
상대에게는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경주에 참가할 수 있는 아들의 건강한 모습을 상상하니,
그녀는 전날밤 한 잠도 잠을 이를 수가 없었다.
푸른 하늘에 번져 가는 불꽃들은 그대로 그녀의 기분을 알려 주는 듯했다.
다께오의 순서가 되었다.
준비 탕! 하는 신호로 5조가 일시에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두 한 줄로 서서 달렸으나, 차츰 거리가 생겼다.
그녀는 다께오가 열심히 달리는 모습만을 뚫어지게 바라다보더니 느닷없이,
"다께오! 다께오! "
하고 목청이 터지도록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했다.
출발점에서 결승점까지의 거리는 1백 미터였다.
그녀가 보고 있던 장소는 결승점에서 15미터 근처의 지점이었다.
다께오와 짝을 지은 야마시다군은 숨을 헐떡이며 어깨를 흔들면서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이 맞고 있었는지 다께오 조는 다른 조를 제치며 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응원하는 목이 메어 왔다.
주위에서 지르는 함성도 그녀의 귀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결승점에 골인한 다께오의 1등 입상에 엉엉 소리를 내고, 그 자리에 쓰러져 울고 말았다.
감격과 흥분된 감정에서 겨우 자신을 되찾은 그녀의 앞에
온통 웃음 띄운 얼굴로 다께오가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마음껏 웃었다.
그녀에게 있어,
올바르게 사는 사람의 행복감을 이때처럼 강하게 느낀 적은 예전에는 한번도 없었다.
이렇게 하여 이시다 집안에 얽힌 저주에서
그녀는 스스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자기를 마음 속에서부터 신에게 감사하는 것이었다.
악령 --다카하시 신지---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_()_
감사합니다 _()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글 올려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도 울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