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운영에 대한 불만을 빼고 순전히 '선수단 전력'만 가지고 얘기 해보면, 지금 한화가 기대할 수 있는 반전 요소는 로저스-안영명-이태양의 복귀입니다. 어쩌면 1~3선발을 다시 갖추게 되는 것이므로 무너진 투수력을 다시 세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세 선수의 건강과 멘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얘기겠지만 말입니다.
5번타자가 누구냐, 유격수가 누구냐, 왜 번트를 대느냐, 이런 것들이 저는 어쩌면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용병술이 쌓이고 쌓여 결국 승패를 나누겠지요. 하지만 결국 야구는 [어느 팀 투수진이 더 훌륭하고 많으냐]의 싸움인데 로저스를 중심으로 선발진에서 힘을 내면 패가 줄어들 수 있는 확률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슈퍼에이스 류현진을 가지고도 [류현진승패패패패] / [류현진승패패패패] 페이스를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불펜 듀오를 가지고도 그들의 구위가 하락해 나오는 족족 정타와 장타를 허용해보기도 했지요. 결국 선발과 불펜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데, 암흑기 시절과 작년 후반기에는 그 밸런스가 무너졌거나, 한 기둥이 힘을 잃었기 때문에 승패표가 나빴습니다. 지금도 선발이 안 채워져서 승패표가 나쁘죠. 그런데 문제는 선발이 채워져도 뒤에서 힘이 빠지면 결국 또 암흑기 그 시절처럼 [로저스승패패패패] 같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로저스가 매경기 완투할 수는 없습니다. 안영명 이태양도 매경기 이길 수 없고요. 실제로 이태양은 부상 전에 로테이션을 돌아 보았으나 시즌 전체 기록은 평균자책 5점대였고, 안영명은 비교적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제 몫을 해내겠지만 타구단 토종 에이스만큼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승리조 불펜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들이 저 투수들과 정우람 사이를 잘 연결해주어야 합니다. 권혁과 박정진, 그리고 최근의 구위라면 장민재같은 투수들이 말입니다.
[선발들이 돌아오면 이길 것]이라는 믿음은, 현재 한화이글스 투수진의 강점인 '승리조 불펜'의 승리 기대치가 높아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로저스 안영명 이태양이 매경기 완봉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그들이 잡아놓은 승기를 뒤에서 꽉 잡아 묶어 이기겠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죠. 그런데 지는 경기에 자꾸 박정진 권혁을 써버리면, 나중에 선발들이 돌아와서 좀 많이 이길 것 같아도 결국 뒤에서 힘 빠져 집니다. 로저스가 괴물같이 공을 던졌지만 결국 후반기 성적 10위였던 작년처럼 말입니다.
로저스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테니 지금 있는 투수들이 온갖 힘을 짜내서 다 던져야 하는 게 아닙니다. 로저스가 돌아오면 그때부터 착실히 이길 수 있도록 승리조 불펜들의 페이스가 조절되어야죠. 팀이 2승 11패를 하고 있으면 박정진 권혁 장민재가 자꾸 나오고 송창식이 벌투를 하면 안 됩니다. 이재우 같은 투수가 더 던져야 하고, 김재영 같은 신인이나 송은범 같이 한바퀴는 그럭저럭 던지는 투수가 (점수를 좀 주더라도) 지금보다 길게 던져야 됩니다. 송창식을 중간에 올려보내 여기저기 틀어막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선발로 내보내서 5회까지 기다려준 다음 5일을 쉬게 하고 또 내보내야 하는 겁니다. 그렇게 운용했어도 3승 10패는 했을 것입니다.
선발이 돌아와도 불펜이 필요합니다. 급하다고 지금 눈 앞에 있는 불펜 자꾸 돌려 쓰면 나중에 선발 3명이 와도 결국 똑같아집니다. 그러니까 제발 좀 현명하게 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지금 당장 못 이길 것이라면 말입니다.
첫댓글 감독님도 멘붕인것 같습니다. 잠 안자고 날 새우며 생각해도 악수만 두시니.. 이기고 지는 것은 스포츠家之상사지만 선수가 망가지는 것은 절대로 막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송창식 벌투를 보고 어떤 기대도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로저스같은 에이스가 아무리 자신의 공을 잘 던진다하더라도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연이어 발생시키면 로저스 역시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안영명, 이태양도 마찬가지고요!! 모쪼록 투수나 타자들이 자신을 믿고, 팀 동료를 믿는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는게 무엇보다 우선시 되야할 것 같네요!!
5인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만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현상황에 대해 이야기면 그사람은 급한데 아무나 쓰면되지요...라고 말할겁니다.
5일 로테는 지켜져야합니다. 그리고, 필승조,추격조,확실히 나눠서 역활분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합니다~~ 이런글 읽고싶어 카페에 들어오게됩니다
경질이나 사퇴게시판이 따로있어야하지않을까 싶을정도였는데...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