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제주대학교 낯선철학하기
2021104071 윤리교육과 박찬문
선풍기. 이제는 에어컨에 많이 밀려 내 주변에서는 보기 힘들다. 내 나이 30 기억에 남아있는 선풍기는 항상 비슷한 모양이다. 날개 없는 선풍기가 그중에 가장 신기한 모양이었을 뿐이다. 선풍기 날개가 없어 아이가 있는 가정은 좋아할 법도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건대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의 내가 바란 선풍기는 날개가 없는 선풍기가 아니다. 내가 바라던 선풍기는 나에게 끊임없이 바람을 불어주는 선풍기였다.
지금도 대형마트나 전자기기 마트에서 보이는 선풍기는 대체로 모양이 비슷하다. 그러나 내 오랜 바람을 이루기에 회전기능만 달린 선풍기는 부족하다. 나와 내 친구들의 바람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풍기는 적어도 전방 120~150도의 각도로 바람을 끊임없이 보낼 수 있는 선풍기일 것이다.
이를 위해 내가 구상한 선풍기는 매우 단순하다. 하나의 축에 3개의 날개를 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케로베로스의 머리들처럼 하나의 몸통에 좌, 우로 선풍기 날개를 추가하는 것이다. 각각의 선풍기가 조금씩 회전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밑의 그림은 선풍기 머리 하나의 대략적 구상이다.
하나의 축에 세 개의 머리가 달린 선풍기는 무게중심을 맞추기 힘들 수 있고 공간을 과하게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교실과 같이 학생이 에어컨이 있지만 직접 바람을 쐬고 싶은 사람들은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나와 선풍기 사이의 거리가 먼 경우를 상상해봤을 때 (예를 들면 나는 저 멀리 소파에 앉아있고 선풍기는 텔레비전 옆 콘센트에 꽂아놓았을 때) 선풍기 머리의 각도를 세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귀찮을 때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기술적으로 될지 모르겠지만 유리도 접는 세상에 아래의 그림과 같은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날개없는 선풍기를 써본 적이 없어 바람이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지 소음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선풍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선풍기에는 날개가 하나만 달려 있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넘어서려고 한 점이 돋보이네요. 그런데 이걸 생각한 이유는 무얼까요? 회전하지 않고 동시에 광각으로 바람을 불게 한다고 한다면 선풍기 사이즈를 더 키우면 될 것이고요. 회전 반경을 최소화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날개의 간섭 때문에 커브드 모니터 형태로 나오기는 곤란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바람은 한 방향으로만 부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방식으로 분다고 할 때 스탠드형 선풍기 가운데 수직으로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작은 날개가 달린 것도 있기는 해요. 익숙한 선풍기를 낯설게 보려는 의도를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림 그리고 올리느라 고생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