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륙 최초의 인류로 여겨지는 클로비스인보다 약 2천년 앞서 지금의 텍사스주 해안지대에 자리 잡고 살았던 인류의 흔적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텍사스 A&M 대학 연구진은 텍사스 중부 버터밀크 크리크 개울가의 1만5천500년 전 퇴적층에서 석기를 비롯한 약 1만6천점의 유물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발굴품 중 상당수는 석기를 자르거나 날을 세우는 과정에서 나온 부스러기들로 보이지만 창촉과 칼 등 절단용 면이 있는 약 50개의 석기도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발굴품들로 미뤄 사용자들은 버터밀크 크리크 주변에서 야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이들이 살면서 일상 활동을 했던 장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품들이 모두 크기가 작고 가벼운 점으로 미뤄 이들 고대 인류 집단은 이동하는 생활 방식을 갖고 있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늘 같은 곳으로 돌아온 것으로 추측된다. 유물들이 낡고 닳은 흔적을 보면 어떤 것들은 동물 가죽 같이 부드러운 물체를 자르는 데 사용됐고 어떤 것은 돌 등 단단한 물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 유적지의 연대가 1만5천500년에서 1만2천800년에 해당한다면서 이 유적지는 수백년동안 인류의 거주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유물에 식물의 성분과 같은 유기 화합물이 들어 있지 않아 탄소-14를 이용한 금표준정량법으로는 유물들의 연대를 밝힐 수 없어 유물 주변 흙의 연대를 조사하는 방법을 사용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연구진은 이곳에서 발굴 작업을 계속하면 탄소 연대 측정이 가능한 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물들의 연대가 정확한 것으로 판명되면 이를 사용한 사람들의 연대는 지금까지 미대륙에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로 추정됐던 1만3천년 전을 훨씬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최초의 미 대륙 인류로 알려져 온 클로비스인 들은 버터밀크의 유물보다 큰 날과 도구들을 사용했다. 한편 이 연구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큰 잠재력을 가진 발견이긴 하지만 유물 발굴층이 빗물에 씻겨 온 진흙과 홍수로 인한 퇴적물 등이 섞여 있다면서 퇴적층의 맨 윗부분은 클로비스 층 유물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클로비스라는 이름은 1932년에 최초로 조사된 뉴멕시코 클로비스 근처에 있는 중요한 유적의 이름에서 나왔다. BC 10,000 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일반적으로 후대 폴섬 문화복합의 조상격으로 생각된다. 폴섬 문화복합과 마찬가지로 클로비스 문화복합은 고대의 대형 동물사냥 문화전통에 속한다. 애리조나에서 발견된 클로비스의 투사촉(投射鏃)은 분명히 매머드의 뼈를 재료로 한 것이다.
클로비스와 관계되어 가장 문제가 많은 것은 텍사스의 한 유적에서 발견된 투사촉이다. 화덕자리에서 발견된 이 투사촉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으로 3만 7000년 전으로 연대 측정되었다. 이것은 클로비스 투사촉이 2만 7000여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채 존속되었음을 뜻하지만 고고학자들은 이 가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동쪽 지역에서 발견되는 클로비스 투사촉의 변형은 발견지에 따라 오하이오·컴벌랜드·스와니라고 불리는데, 대략 물고기 꼬리 형태이며 길이에 비해 폭이 좁다. 클로비스와 연관된 도구로는 뼈연장[骨器]·망치돌·긁개[搔器]와 홈이 없는 투사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