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나
명절이되면 제일 어려운 게 하나 있으니 바로 일기 쓰기다
남들이야 그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이놈의 일기를
쓰는 입장에서는 조용히 쓸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거던
산중이라 모기도 없고 문을 열어놓고 잤더니 밤부터 춥다
열 한 시에 동무를 만나기로 했으니 얼른 일어나 일기를 쓰는데 전화
벌써 다 와 간단다
알았다 기다려 진상역에서 기다려 곧 갈 께
갔더니 먼저와서 기다리더니 진상역사 안으로 들어가 본 모양이다
분명히 역이라는 간판이 달려있는데 들어가 보니 역처럼 안보이거던
진상역은 역 내부에 음식점이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는데 고기가 맛
있다고 소문이나서 장사가 꽤나 잘 되는 곳이다
시골 간이역들을 이렇게 개발하면 좋을텐데
백학동 구석을 찾아서 올라갔다
진상에서 하동으로 가는 국도 2호선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왼 쪽에 큰
바위가 하나 서 있는데 거기로 올라가도되고 아니면 어치 골목으로 들
어가도되는 길이다
어치 계곡은 이름이 나 있어서 여름이면 사람이 앉을 곳도 없지만 이 쪽
계곡은 이름도 나 있지 않지만 동네 뒤라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서 계곡에 들어가면 이 곳이 선유경임을 알게된다
좁디 좁은 농로를 따라서 올라가니 곳감을 깎고 말리기 위해서 지은 막
곳감막이 홀로 서 있다
냉장고를 뒤지니 풍산개가 잡아온 것을 장만 해 놓은 멧돼지 고기
아내들에게 점심을 만들라 하고 둘이 계곳으로 갔다
한 켠에는 아침에 잡아논 것이라며 노루가 한 마리 다리를 뜯긴 채 덮여
있었는데 비위가 약해서 못 해 먹었다
풍산개라 하는데 순하디 순한놈이 짐승을 보면 달라진단다
그러니 풍산개 세 마리면 호랑이를 잡는다는 말이있지 않던가
아무도 없는 별유천지
맑디 맑은 물
언제나 푸르름을 더해주는 깊은 밀림
둘은 옷을 다 벗어버리고 이 바위 저 물 구덩이를 오가며 놀았다
어린 개구장이 시절 같은 기분이 절로들었다
물 속에 둘이 발가벗고 누워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물고기 떼가 몰린다
이것들이 앞 뒤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입으로 톡톡 물어뜯는다
좀 가릴데는 가리고 물어야 하는데 거기도 이것들이 물어뜯는다
그러데 참 웃기는게 이 놈 고기들이 동무한테는 거의 안 가고 나만 물어
이것들이 사람을 구별하는지 아니면 히히히히히 뭐라허것노,,,,,,
그 때 동무가 다 벗은 몸 위에 칡 넝쿨을 감고 나타났는데 이거 원시인?.
그러면서 사진을 한 장 찍어달란다
휴대전화로 한 장
나도 한 장 찍어라
그런데 이게 뭐냐고
나는 다행히 그 곳이 안 보이게 찍혔는데 동무는 다 보여
이것을 컴퓨터에 올리면 혹
컴퓨터에 올릴 까 말 까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 갔더니 멧돼지 백숙이 잘되어 있어서 맛 있게 먹
고 오후에는 여자들도 같이 물가로 갔다
남녀칠세 부동석이라
여자들은 저 아래에서 놀고 남자 둘은 위에서 노는데 동무 아내가 부르
러 오는 것 아닌가
얼른 바위 뒤에 숨었는데 동무는 당당하게 일어서서 저들끼리 뭐라하네
뭐라 하거나 말거나 오후 네 시가 넘도록 둘이서 놀다가 갔더니 여자들이
없어 아니 아예 아래로 내려가 버리고 말았네
사실 더 놀고 싶어도 햇볕이 쨍쨍 하는데도 추워서 더 못 있겠어서 나왔다
폭포가 크지는 않지만 높이가 2미터가 넘다보니 물보라가 여간 아니라
동무하고 벗은 채 바위에서 낮 잠도 한 숨 잤다
그러거나 말거나 냉장고에 있는 잡아놓은 오골계를 가지고 갔다
오골계를 삶으라고 줬더니 여자들 입이 열자나 튀어나왔다
남자들끼리만 놀았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오골계가 익어 갈 즈음 전화
광양시 중마동 시장에서 참장어를 사 온다는 전화였다
그래 이 곳까지 참장어 먹으려는 목적에 온 것 아닌가 사 와라
닭이 읽을 동안 참장어를 싸 먹을 쌈을 준비했는데 방아잎과 들깻잎에
부드러운 취나물을 골고루 따서 씻었다
이게 상추로 싸 먹는 맛 하고는 천양지차가 날 정도로 맛이 있엇다
술도 한 잔
중마동에 놀러가자
여자들에게는 노래방 간다고 해 놓고 사실 우리동무를 만나고 싶어서
간 것이었고 마침 있어서 만났다
늦은 시각이었고 이미 술을 먹었는데 또 술집은 그렇고 국수집
한 사십여 년 만에 만난 두 동무
저들끼리 이야기 하느라 옆에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더만
밤이 더 야심해지면 남녀가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시각
가자
대리운전
동무는 갔고 취침
이렇게 또 하루의 휴가는 흘러갔다
항상 건강 해라 浮 雲 書
첫댓글 그날의 흘러간 시간들을 녹화해 보는것보다도 뚜렷한 표현이로군...~~ 정말로다 넘 좋은곳이더구만... 우리들끼리 놀았으니 동무들께 약간은 죄송한 생각도 들기는 해... 헌디 놀다와서 뒷날 들렀더니 벌써 여기는 쫙 퍼져 있더군....~~ 계곡에 놀면서 목촌모습 찍을때 카페 올릴걸 예상하고 상반신만 찍은 것 둘 ... 그사진은 올려도 될것 같은디..나머지는 좀 그래...^ㅠㅠ^
무조건 올려 보시우!~~~ 구경하게!!! 카페에 소문이 좍 퍼지긴 무슨--ㅎㅎ 목촌이 안 보여 계곡에 가서 아랫도리 물고기에게 맡긴다는 글이 있어서 안 보이길래 외국에서 들어왔다는 bess에게 다 뜯겼나? 싶어 쓴 글인데...순진한 bess가 지 보고 카는줄 알고 낚싯밥에 딱 걸리드만---
그리고 호랭이 물어갈 넘들아!~~ 즈그끼리 만나서 아담과 이브 흉내를 내었단 말이지....칡넝쿨 걸친 모습 공개 해 보게나. 날도 더워 죽겠는데 어디 구경이나 좀 하자
하나는 괜 찮은데 다른 사람 것은 실으면 문제 돼 .그리고 사실 실을 줄 몰라 .휴대전화로 전송을 해 줄거나 .완전히 다 보여 .그것을 그 사람 마누라에게 보여주니 웃던데.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씩 하고 웃었어.
휴가 넘 재밌게 보낸 것 같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