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8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인제터미널(06:30-08:16)
한양쉐르빌아파트(08:45)
548.0봉(09:37)
임도(11:23)
851.7봉
984.8봉(12:43)
임도(13:32)
908.2봉
1005.6봉
한석산(15:09)
임도(16:02)
지계곡
피아시임도(17:22)
31번국도(17:58)
인제터미널
동서울터미널(18:35-20:36)
◈ 산행거리
17.37km
◈ 산행시간
9시간 42분
◈ 산행기
만원 버스를 타고 인제 터미널에서 내려 일용할 먹거리를 챙겨 국도를 걸어 소양천과 인북천이 만나는 합강교를 건너 급경사 도로를 지나 말로만 들었던 한양쉐르빌아파트에서 산으로 들어가 너무 오래되어 형체가 사라지고 있는 벙커와 참호들들 건너 공터에 삼각점(인제316/1995재설)이 놓여있는 548.0봉으로 올라간다.
부실한 몸을 탓하며 막걸리 한 컵으로 흐르는 땀을 달래고 몰려드는 파리 떼들을 쫓으며 은근히 기다렸던 노루궁뎅이들이 참혹하게 말라 있는 현장들을 지나쳐 벙커들이 놓여있는 암 능 들을 넘어서 기억에 없는 임도를 만나 곤혹을 치르며 절개 지를 타고 능선으로 붙는다.
요새 급격하게 떨어진 몸을 생각하며 조심해서 바위들을 넘고 전에 없던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험준한 암 능들을 우회해 851.7봉을 통과해 잡목들을 헤치며 멀리 보이는 정상을 향하면 2005년 눈이 잔뜩 덮여있던 겨울에 홀로 얼어붙은 바위들을 엉덩이로 밀며 내려갔던 기억이 아스라하게 떠오른다.
지루한 능선을 지나 선바위봉 안내판이 떨어져 뒹구는 984.8봉에 올라 3번 만에 만나는 낡은 삼각점을 확인하고 사방으로 펼져지는 조망을 둘러보고는 잘못된 표지기 따라 남서쪽 지능선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조망이 막혀 답답하기만 한 잡목 숲을 힘겹게 따라가면 언뜻 이제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자괴감이 들고 다음 주에 공룡능선은 갈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한심한 현실에 절로 기운이 빠진다.
다시 신설 임도를 건너 엇비슷한 높이의 908.2봉을 어렵게 넘어 백두대간 저서의 주인공인 현오 님의 표지기들을 만나서 울창한 잡목들을 뚫고 1005.6봉을 지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험준한 암 능들을 우회해서 너른 공터에 정상석과 승전비가 서 있는 한석산(1116.5m)으로 올라간다.
통신 탑 옆의 삼각점(설악25/1987재설)을 확인하고 기진맥진해 그늘진 도로 턱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하나도 쓸모없는 지난 기억을 떠올리다 시간이 너무 흘러 매봉으로 올라 지능선을 타고 피아시로 내려가려던 애초의 계획을 변경한다,
정상 오른쪽에서 표지기들을 만나 바로 꺾어지는 지능선으로 들어가 농장의 연두색 그물망이 쳐져있는 흐릿한 산길을 긴장해서 따라가 다시 임도 삼거리를 만나 피아시 방향을 겨냥해 잘생긴 주목을 보며 정비가 잘된 구불구불한 임도를 마냥 내려가면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와 일상에 지친 산객을 달래준다.
갑자기 끊어진 임도에 당황해서 사방을 둘러보다 지계곡으로 떨어져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인적도 없는 물길을 한동안 따라가 지도에 표기된 임도 입구로 내려가니 그동안 안 보였던 표지기들이 서너 개나 걸려있어 놀라게 되고 공사가 중단된 양옥집 두 채가 황량하게 서 있어 산객을 반겨준다.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비포장임도 따라 펜션과 식당들을 지나 피아시 입구의 31번 국도로 내려가 택시를 부르고 먼지만 잔뜩 쌓여있는 휴게소 한편에 앉아있으면 한겨울철 산우들과 힘겹게 걸었던 원대리의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 합강교에서 바라본 소양천과 인북천
▲ 말라죽은 노루궁뎅이(?)
▲ 신설 임도
▲ 984.8봉
▲ 984.8봉에서 바라본 설악산
▲ 가리산
▲ 대암산
▲ 임도
▲ 한석산 정상
▲ 매봉 능선
▲ 임도
▲ 피아시골 상류
▲ 피아시 날머리
첫댓글 984.4봉 삼각점만 기억이 나네여~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젠 다가오는 모든걸 받아 들여할 나이임다. ㅠㅠ
그렇지요... 나이 먹으며 몸이 아프니 서글픈 생각이 듭디다...
그 노루궁뎅이 버섯은 묘하게 소나무에 붙어 있네요.
예전에 오지에서 한석산 계곡을 오르다가 표고를 무더기로 보았는데...
먼길 장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만하면 청년 못지 않습니다.^^
올해는 버섯이 대흉년입니다ㅏ...
제가 본 것은 노궁이 아니었나 싶네요. 소나무에 살리가 없지요.
거긴 능이 송이 있을텐데요 혹시 못보셨어요
ㅎㅎ 그걸 보는 눈도 없어요...^^
소나무에도 놀궁이붙네유...
참나무종류에만 붙는걸루 아는디유.,..^^
결론으로 노궁이 아니라는 뜻...
확대해 보니 침향버섯이 아닌가 싶네요
노궁은 말라도 그물모양이 안나오쥬...^^
어제 약수산능선에서 실한 노궁을 여러개봤는데...
넘 높아서 그림의떡이었다는...ㅠㅠ
어제도 도봉산 구광터에 갔는데 하나도 없었다는...
@횡지암 짬푸
한석산 정상~임도~피아시골 집있는 곳가는 길이 거칠었던 기억이 납니다.선명한 가을에 임도따라 내려갔었는데 너무도 멋진 하늘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전에 없던 임도가 2023년에 개설되어서 없어진 등로 찾기가 어려워젔습니다...
한석산은 미답이라 궁금합니다. 날이 참 좋네요.
먼거리 힘든 산행에 수고하셨습니다.
올핸 버섯이 꽝이더군요.. 유튜엔 넘쳐나던데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