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노사분규 없이 올해 임금협상을 최단기간 합의한 기록을 세우면서 노사 상생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의 노사관계가 대부분 대립과 투쟁의 관계였다면 이번 SK이노베이션 임금타결 협상은 진정한 상생 동반자 관계가 어떤 것인지 모델을 제시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김준 총괄사장과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정목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임금단체협상 조인식을 가졌다. 올해 정유업계 첫 타결소식이다.
SK이노베이션지난달 18일 상견례를 열고 그 자리에서 30분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은 임금인상률을 지난해 소비자물가수인 1.5%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조합원(전체 2467명) 찬반투표에서 투표 참여자 2170명(투표율 87.64%)중 1901명이 찬성(87.6%)해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이 회사 교섭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이었다. 관행이 되다시피 한 밀고 당기며 몇 달을 끌던 협상을 최단 기간에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7년 9월 임금단체협약에서 임금인상률을 국가가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합의안은 조합원 73.57%라는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후 노사는 약속을 깨지 않고 신뢰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임단협에서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 물가지수와 동일한 1.9%로 타결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올해 임단협 역시 최단기간에 마무리 했다. 여기서 기업 노사 관계가 반목과 대립을 넘어 얼마든지 상생의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면에서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이날 조인식에서 김준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상견례 자리에서 곧바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국내외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다. 선진 노사관계는 향후 100년, 200년 기업으로 성장ㆍ발전하는 주춧돌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안팎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럴수록 노사가 똘똘 뭉쳐야한다. 험난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 대립관계를 청산하고 SK이노베이션 사례에서처럼 상생을 위한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드는데 올인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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