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과 익숙함의 변동성
2023101057 영어영문학과 주가영
나는 예전에 같이 다니던 친구와 다퉜던 적이 있다. 무엇을 하든 둘이 같이 다니는 것이 익숙했기 때문에 다투고 난 뒤 따로 다니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 때 바로 말해주지 못하는 것도, 쉬는 시간과 하교 시간에 함께 붙어있지 못하는 것도, 밥을 따로 먹는 것 하나하나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렇게 친구와 항상 같이 다니던 것이 당연하고 익숙해진 상태에서 친구와 따로 다니게 되니 낯섦을 느꼈고 친구의 가치도 알게 되는 ‘익숙한 낯설음’을 겪었다. 사실 이러한 익숙한 낯섦은 흔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익숙함과 낯섦에 대한 나의 생각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 이 이후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나는 원래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고 변화하는 것을 싫어하여 익숙한 것이 좋고 낯선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친구가 아닌 다른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것이 익숙해졌을 때쯤 그 친구와 화해를 하게 되었고, 그 친구와 다시 함께 다니기 시작하였다. 같이 안 다닌 지는 좀 됐지만 원래 같이 다니던 친구니까 낯설다는 느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의 내가 익숙한 대상이라고 느꼈던 그 친구는 낯선 대상이 되었고, 낯선 대상이라고 느꼈던 다른 친구가 그때의 나에게는 익숙한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즉, 다른 친구들과 다니는 것이 익숙해진 나의 생활 속에 다시 친구라는 낯선 존재가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그 친구와 다시 다니기 시작하니 또다시 그 친구와 다니는 것이 금방 익숙해졌다. 이를 통해 나는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기에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이 분할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익숙하다고 느끼는 것과 낯설다고 느끼는 것이 계속 바뀌는 나 또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낯섦은 부정적 익숙함에서 화해를 제공해 주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고 익숙함은 변동성이 커 익숙한 일상에서 변동이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익숙했던 친구 사이가 멀어지면서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걸 소재로 삼았네요. 친구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부재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이럴 때 친구의 가치가 새롭게 다가온답니다. 그리고 혼자인 일상의 가치도 새롭게 다가오지요. 하나의 사건이 하나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다양한 것에 영향을 끼친답니다. 그래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들기 마련입니다. 친구, 곧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여기서 한 걸음만 더 안으로 들어가보면 좋겠어요. 친구의 부재, 그리고 재회 과정에서 친구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는가도 중요하게 다루어볼 수 있겠지만, 한 걸음 더 자기 자신으로 들어와 보면 나의 일상, 관계 등에 대한 생각들이 깊어질 수 있답니다. 그 친구와 다투게 된 것이 나의 문제인지, 아니면 친구의 문제인지, 둘 다 문제가 없었는데도 멀어지게 된 상황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다보면 그 친구와 다음의 관계에서, 또는 다른 친구와의 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