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간만간만 간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짧고 굵었던 어학연수 기간이 끝나가고 캐나다 동부 이곳 저곳을 여행다니던 도중 뉴욕에 지금 안가보면 언제 가보나 싶어서 뉴욕 여행을 결정하였습니다. 육로 코스는 세인존(캐)->벵골(미)->보스턴->뉴욕->벵골->캐나다 로 이루어지는 코스였고 아카디안 버스와 그레이하운드 등을 이용한 꽤 긴 여행이었죠.
주변에 지인들이 추천한것 처럼 보스턴 뉴욕은 정말 환상적인 도시였고 너무너무 좋았던 기억만을 안은채 다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었습니다. 국경에서 미국에 입국할 당시 south korean 이라는 말에 절차도 꽤 간단해지고 (물론 캐나다 시민권자들에 비하면 복잡하지만) 거의 아무런 제지없이 입국한 터라 캐나다로 다시 돌아오는 루트는 더 쉬울거라고 마음을 푹 놓고 있었었죠.
미국에서의 출국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구입품목이나 세금여부등을 검사합니다) 대략 500m 정도를 가면 캐나다 입국심사장이 나옵니다. Guard 들이 올라와서 한명 한명씩 여권과 신고서를 확인하던 중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먼저 여권을 쭉 읽더니 학생이냐고 묻더군요. 학생이라고 답했죠. 그랬더니 스튜던트 퍼밋을 요구하더군요. 뭐 차근차근 나는 3개월 코스기 때문에 퍼밋없이 관광비자로 들어왔다...... 그랬더니 한동안 생각하더니 버스에서 따라 내리랍니다...헉! -_-;
건물안에 들어가니 여러 Guard 들과 몇몇 외국인들이 안에서 심사를 받고 있더군요. 제 가드가 한 심사관에게 가더니 상황을 설명하였고 심사관이 저에게 이것저것 퍼밋있냐, 언제 한국 돌아가냐, 항공권 있냐, proof가 없는데 어떻게 믿냐...등등....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겁니다..;;; 여행으로 미국에 왔는데 항공권 당연히 지금 없다, 한국 이제 곧 간다, 나 비자 연장할 필요 없다 무슨 문제 있냐 등등.....점점 제 등뒤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뭔가 잘못됐나? 라는 생각이 들 찰나.....
한 심사관이 오더니 3개월짜리 코스는 퍼밋이 필요없다고 ok 라는 겁니다. 간단히 홈스테이 주소만 확인하고 버스로 가도 좋다고 해서 버스로 룰루랄라 하면서 돌아왔더니 왠걸....아까 그 guard가 짐 수색좀 하자네요.
미국에 입국할 당시 범죄자/부랑아 처럼 생겼던 한 아저씨가 지금 제가 받고 있는 똑같은 절차 겪고 거부당하는 것을 한번 본지라 또 가슴이 덜컹...어찌되었건 최대한 웃으면서 ok! 짐가지고 따라내렸죠.
가드 두명이 열심히 제 캐리어와 배낭을 수색하려는 찰나 제가 웃으면서 "절차가 쉬운줄 알았는데 나한테는 너무 어렵다. 나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라고 가벼운 투정아닌 투정을 얘기했습니다. 가드 한명이 웃으면서 "너 아무런 문제 없어, 이건 다 하는거니까 너무 걱정마" 라고 얘기하네요. 다른 캐나다, 미국인들은 안했으면서 니미......-_-+
어찌되었건 가드 들 마음이 풀려서 였을까요? 대충 한번 ㅤㅎㅜㅀ어만 보더니 ok everything is ok! 라고 하더군요. 캐나다는 어때? 영어는 많이 늘었어? 등등 질문도 하고요..... 너네땜시 캐나다 인상 안좋아질뻔했다 이 자식들...ㅡ,.ㅡ;.... 하지만 웃으면서 캐나다 너무 좋아, 영어는 는거 같애...라고 얘기했죠 물론....ㅋㅋㅋ
버스로 돌아오니 버스드라이버랑 캐나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웃으면서 문제없이 끝났냐고 다행이라고 반겨주더라고요. 캐나다에 들어오고 다시 debit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뭔가 다시 고향에 돌아온 느낌..ㅎㅎㅎ 미국도 재미있고 친절하고 너무 좋긴 했지만 캐나다도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나라에요..ㅎ
항공으로 입국시에는 그렇게 많은 준비를 했었으면서 단지 육로라서, 여행이라서 편하게 생각했다가 꽤나 까칠한 심사를 받으니 가슴이 조금 콩알만해졌었다고나 할까요...ㅋㅋㅋ
여하튼, 미국여행 만큼이나 기억에 남을 입국심사 경험담이었습니다...ㅎㅎ
첫댓글 님께는 황당한 경험이었겠지만 글을 넘 실감나고 재미있게 잘 쓰셔서 웃으며 봤습니다 ^^
네 ㅎㅎ 불쾌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황당한 경험이었습니다 ㅋ
ㅋㅋ 재밌게 잘 읽었어요~ 저도 빨리 꼭 가서 이런 에피소드 올리고 싶어요~
아...1분 늦었네요~
그러게요. 개네들이 이래저래 불쾌하게 하는것도 언짠치만 쫄리는 마음은 모고,, 왜 눈치까지 봐가야 웃어줘야하는지,, 약소국가국민이라는걸 내가 인정하는걸까요...쩌비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지 마세요^^ 미국국경 넘어갈때는 south korean 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절차를 줄여주던데요. 이번에 나가 돌아댕기면서 국력의 한계도 봤지만 우리나라가 이정도까지 왔구나 싶은 일도 많이 겪었어요.. 그냥 너무 긴장안하고 웃으면서 대처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황하지않고 차근히 대처 잘 하셨네요.. 세관은 여전히 무서워요. 긴장 100배..^&^
그러게요..ㅋㅋ 심지어 앞에 앉았던 캐나다 인 조차도 말 더듬던데요 ㅋㅋㅋㅋㅋㅋ 비단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님ㅋㅋ
역시 학생비자 받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도 편도로 끊어서 와서... 비행기표도 없고, 룸렌트 하고... 덜덜... 학생비자 없었음 이분처럼 수색 당했을 듯... 여튼, 수고하셨세요
저는 오히려 캐나다에서 미국갈 때 어찌나 뭣같이 대하는지, 이제는 기회가 있어도 가기 꺼려질 정도예요, 글 읽다가 '니미-' 에서 완전 빵 터졌네요.
오우, 저도 예전에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캐나다 -> 미국 넘어갈때가 떠오르네요 ㅎㅎ; 세관의 포스는 무서웠더랬죠 ㅠㅠ 어떻게 보면 기분 나쁠수도 있는 상황인데 유쾌하게 쓰셨네요. 그런 마인드라면 어딜 가서도 잘 사실겁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