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의 꿈을 꾸는 꿈 많은 청년 윤희]
춘천에 위치한 모 뷔페. 한식 코너에서 요리사 모자를 쓰고 음식을 조리하고 있는, 이제 막 소녀티를 벗어난 강윤희씨(20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96년 생, 친구들이 대학교의 중간고사와 싸우고 있는 시기. 윤희는 쉴 새 없이 빈 음식통을 채우기 위해 열기를 뿜어내는 화구 앞에서, 주방의 열기를 온몸으로 이겨내고 있는 윤희 씨를 보며 참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고 겨우 짬을 내어 윤희 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스무 살 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말투로 말해 준 윤희 씨의 이야기는 참 스무 살 청년이 견디기엔 너무 무거운 현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스무 살의 나이에 천애고아가 되다]
가족사부터 어렵게 말을 꺼낸 윤희 씨. 윤희 씨를 낳자마자 집을 나와 버린 엄마는 그 후로 아무 연락이 없었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아빠 또한 집에 들어올 수 없는 신세가 되어 윤희 씨의 양육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윤희 씨의 첫 돌 사진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윤희 씨만 남겨져 있습니다.. 2003년 엄마와 아빠는 정식으로 이혼했다는 소식만을 남겼고, 친권이 있었던 아빠도 윤희 씨가 자라는 데 아무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할머니, 할아버지와 셋이서 가정을 이루어 살길 19년 째 되던 지난 해 겨울, 할아버지가 뇌에 문제가 생기셔서 돌아가셨습니다. 그 이후 치매와 심장질환으로 고생하던 할머니를 6개월 간 윤희가 고등학교를 다니며 돌봐 왔고, 결국 올해 초여름 할머니도 병을 이기지 못하시고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 아빠가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찾아왔지만, 윤희에 대한 걱정 보다 아빠의 머리 속에 있던 것은 할머니 명의로 되어 있던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이었습니다.
[가족에 이어 보금자리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 윤희씨]
아빠가 상속 포기를 하면 자연스레 윤희 씨가 살 수 있는 집이 갑자기 나타난 아빠 때문에 더 이상 살 수 없는 집이 되었습니다. 올 12월 재계약이 이뤄져야 하지만 20년 만에 겨우 얼굴을 본 아빠는 윤희 씨의 안부보다는 12월에 보증금이 자기 수중에 들어오는지가 더 궁금했고, 결국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아 12월이면 윤희 씨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길바닥에 내앉을 상황이 되었습니다. 세상과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아직은 모르는 윤희 씨는 아빠를 원망할 틈도 없이 가장 추울 12월과 1월 사이에 집을 나와야 할 걱정에 하루하루가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할 뿐입니다.
[슬픔 속에 찾아온 질병과 떨어지는 자신감..]
할머니,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20년 만에 겨우 얼굴을 본 아빠의 매정함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탓인지 윤희 씨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질환을 앓게 되었습니다.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자고 일어나면 불어있는 몸무게, 점점 살이 붙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잃었던 윤희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8월까지 취업하지 못하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춘천시청 담당 공무원분들로부터 꾸준히 지지와 격려를 받은 윤희 씨는 지난 9월부터 당당히 조리사로 취업하였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한식 조리에 적성을 느끼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윤희 씨는 아직 불어난 몸이 불편하고, 고된 주방 일이 힘들지만 언젠가 주방장으로서 당당히 설 자신을 상상하며 최대한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윤희 씨의 새출발을 위한 소중한 보금자리를 선물해 주세요]
만약 글을 쓰고 있는 저였다면 가족에 대한 원망으로 일할 생각 보다는 그저 좌절감에 빠져있을 만도 한 상황이었지만, 윤희 씨는 어떻게는 나쁜 생각보다는 좋은 생각을, 그리고 스스로 자립하려는 의지가 강한 청년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조리복을 입고, 열심히 일하는 자신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추운 겨울 집을 나올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고, 새로운 집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심정이라고 합니다. 20살,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행복한 상상만 해도 모자란 나이. 윤희 씨가 화구 앞에서 흘리는 구슬땀이 더 희망찬 미래로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자리에서 따뜻한 겨울,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윤희 씨의 보금자리 마련에 누리꾼 여러분의 많은 희망을 모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