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197
범망계본094
동봉
십중대계
04) 망어계妄語戒2
포살하는 불자들은 귀기울여 들을지라
몸소남을 속이거나 남을시켜 속이거나
방편으로 주술로서 거짓말을 한다거나
속는것을 바라보며 좋아하지 말지니라
거짓말의 질료인과 거짓말의 보조연과
거짓말을 하는법과 거짓말을 하는행위
어떤것도 서슴없이 행해서는 아니되니
거짓말은 눈덩이라 구를수록 커지니라
직접보지 아니하고 보았다고 한다거나
현장에서 목도하고 못보았다 얘기하여
표정으로 마음으로 거짓말을 말것이요
삼업으로 거짓말을 아예짓지 말지니라
보살들은 모름지기 스스로나 남에게나
정직하게 얘기하고 바른견해 일으키어
일체모든 중생들을 구원하고 건네주되
바른말과 바른견해 익혀야만 하느니라
그렇거늘 불자로서 일체모든 중생에게
삿된언어 삿된견해 삿된행동 일으키면
정직함이 없는자요 서원력을 어김이라
보살계를 받았으나 바라이죄 되느니라
-----♡-----
거짓말은 말言language입니다
참말이 아닐 뿐이지 말은 말입니다
침묵沈默silence이 아닙니다
거짓말은 일단 언어로 표현되었기에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만
침묵은 진실과 거짓으로 가를 수 없습니다
묵비권默祕權은 거짓이 아닙니다
'옳可다 그르否다' 표현하지 않을 뿐이지요
이왕 내친 김에 말言에 대해 살펴보고
침묵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말씀 언言 자에는 말씀을 비롯하여
말, 견해, 의견, 말하다
글, 언론, 맹세, 호령
하소연, 딱한 사정을 간곡히 호소하다
건의, 계책, 허물, 잘못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이에, 요컨대, 다시 말하면
여쭈다, 묻다, 기재하다, 적어넣다
소송하다, 알리다, 예측하다
이간하다,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조문하다, 위문하다 따위가 들어있습니다
혹은 '언言'을 '은言'으로도 읽는데
화기애애和氣靄靄하다든가
화기애애하면서 삼가는 모양이거나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으로 새길 때입니다
한자는 같으나 '은'으로 발음하고 새기지요
그러니까 '화기애애할 은言' 자입니다
화기애애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을까요
온화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넘쳐흐름입니다
애靄가 '아지랑이 애'로 새겨지듯
온화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안개처럼 구름처럼 매우 자연스러움입니다
말씀 언言 자를 파자하면
매울 신辛 자와 입 구口 자의 만남입니다
매울 신辛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 모습이고
입 구口는 맹세盟誓의 뜻입니다
쥘손이 무엇일까요
손잡이입니다
날붙이가 무엇일까요
칼 낫 도끼처럼 날이 있는 연장입니다
다시 말해 '언言' 자에 담긴 파자의 뜻은
만약 '못미더움不信'이 있을 때는
죄罪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입니다
'말을 삼가다'와 '삼가 말하다'의 뜻입니다
좀 어려운 말인가요
사람은 말 한 마디에 따라
때로 목숨이 왔다갔다할 수도 있으므로
그만큼 말口은 신중辛해야 합니다
혼신辛을 다해 입口을 열어야 하지요
그래서 그런 말이 있습니다
'침묵보다 어려운 게 말'이라고 말입니다
정말 침묵보다 말이 더 어려울까요
말이 하고싶어 근질거리는 이에게
침묵은 가장 큰 고문입니다
말하고 싶은데 말을 못한다는 것은
어떠한 고문보다 커다란 고문일 것입니다
침묵沈默은 '고요默 속에 잠김沈'이라
언어와는 완벽하게 다른 것일 수 있습니다
침묵은 언어의 반대개념이 아니라
침묵 그 자체로 하나의 현상現象입니다
따라서 말의 반대 개념은 묵언默言입니다
우리는 보통 침묵과 묵언을 같이 보지만
어떤 경우도 묵언이 침묵일 수 없듯
침묵도 묵언일 수 없습니다
침묵은 명상의 범주이고
묵언은 언어의 범주에 속합니다
묵언默言이란 곧 잠잠한默 언어言며
말言을 안으로 꾹꾹 삼킨默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묵언默言을
하나의 수행으로 삼는 이들은 있으나
침묵을 수행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잠잠할 묵默 자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개犬는 밤黑을 지키는 가축입니다
밤黑은 칠흑漆黑처럼 어둡黑습니다
개는 시각보다 후각이 발달한 동물이지요
후각세포 수가 사람의 500배에 달하며
냄새를 맡는 능력은 사람의 100만 배에서
심지어 1억 배에 달한다고도 합니다
개가 한 밤중에 주인을 알아채고
나아가 인연 있는 이들을 식별하는 것은
눈으로, 시각으로 알아보는 게 아니라
냄새로, 후각으로 알아챕니다
물론 청각도 사람의 청각에 비하면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발달되었습니다
아주 가느다란 호흡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로만으로도
그가 주인인가 아닌가를 알아챕니다
그런데 청각보다 후각에 많이 의존하지요
어디, 사람 뿐일까요
주인이 모는 자동차인지 아닌지
또는 같은 주인의 자동차라고 하더라도
운전습관에 따라 주인인가 아닌가를
개는 정확하게 판별해냅니다
따라서 주인이 자신의 차를 운전할 때는
당연히 알아차리고 반가워합니다
하지만 주인이 엉뚱한 차를 몰고 오더라도
운전습관으로 인해 주인을 알아봅니다
그만큼 개의 후각, 청각은 발달되어 있습니다
한밤중黑 개犬가 짓지 않을默 때는
반드시 거기에는 어떤 까닭이 있습니다
첫째 주인을 비롯하여 아는 사람이거나
둘째 평소 좋아하는 냄새 때문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냄새가 뭘까요
고기의 뼈다귀도 그 범주에 들어가겠지요
사람의 냄새를 상쇄시킬 수 있는
그만이 좋아하는 냄새가
낯선 사람의 체취보다 우선하기에
개는 꼬리를 흔들어가며 짖지 않습니다
가령 수행자가 묵언한다고 할 때는
말할 줄 몰라서가 아닙니다
모든 기능은 완전하게 갖추고 있으면서도
쓸 데 없는 말을 하지 않으려 함입니다
보통 '묵언默言'이라 하면 '말 없음'이지요
그런데 진짜 묵언은 '말 없음'이 아니고
'쓸 데 없는 말을 줄일 뿐'입니다
사람은 때로 '자신이 하는 말'이
쓸 모 있는지 없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묵언수행에서는
'쓸 모 있는 말'까지도 아예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혹 어떤 묵언수행자는
법당에 들어 예불禮佛하고 염불할 때도
아예 입을 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묵언수행'이니까요
진정한 묵언수행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오직 중생의 속된 언어를 줄여나갈 뿐
부처님의 참된 진리를 전합니다
불전에 예불하고 독경하고
부처님의 고귀한 법을 설하는 것
이보다 더 좋은 묵언수행은 없습니다
40여년 전 해인사 강원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인도 서북부 간다라 폐샤와르에서 태어난
무착無着Asanga(310~390)보살과
세친世親Vasubandhu(320~400)보살은
삼형제 중 맏이와 둘째로 알려져 있습니다
형 무착보살은 대승불교를 익혔고
동생 세친보살은 소승불교를 익혔습니다
소승불교를 배운 동생 세친보살이
끊임없이 대승불교를 비방함을 보다못해
형 무착보살은 어느날 전보를 보냅니다
"너의 대승불교 비방이 극에 달하여
그 죄를 다 갚을 수 없구나
내가 대신 짊어지고 먼저 갈테니
부디 더 이상 죄 짓지 않았으면 싶구나"
형 무착보살의 전보를 받아들고
동생 세친보살은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로부터 대승불교를 배우고 난 세친은
대승불교의 엄청난 스케일에 감동했습니다
'아! 이것이 곧 대승불교였구나!'
그는 형님에게 진심으로 참회하였습니다
"아! 그리운 형님 무착보살이시여!
대승불교를 비방한 저의 이 죄를
어떻게 하면 다 갚을 수 있겠나이까?
당장 저의 이 세 치 혀를 자르겠나이다"
그 때 귓전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아우 세친이여!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너의 그 세 치 혀를 자를 게 아니라
그 세 치 혀로 대승불교를 찬탄하고 전하라!"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 형 무착보살이 서 있었습니다
형제는 서로 얼싸안았습니다
세친보살은 깨달았습니다
"업을 지은 세 치 혀를 자를 게 아니라
세 치 혀로 대승불교를 펼치라"는 말씀의
그 대승적 차원을 온전히 이해한 것입니다
소승불교에서는 업을 지으면
업의 뿌리를 싹뚝 자르라 가르치는데
대승불교에서는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가령 그간 악구업惡口業을 지었다면
선구업善口業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지요
묵언으로 쓸 데 없는 말을 줄일 게 아니라
입을 열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이
묵언보다 더 큰 수행이 되지 않겠는지요
망어계妄語戒에 얽매일 게 아니라
진실어眞實語를 펼칠 일입니다
삼보를 비방한 죄업이 있다면
마음을 돌이켜 삼보를 찬탄할 일입니다
이미 한 번 살생한 죄는 되돌릴 수 없지요
그 대신 방생을 통해 공덕을 쌓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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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블로그 - http://m.blog.daum.net/tea-zen/8728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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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로 대각사 정기 법회
매월 음력 초하루~초사흘 10시 화엄법회
매월 음력 보름 오전10시 미타재일 인등법회
매월 음력 열여드레 10시 지장재일법회
매월 음력 스무나흘 10시 관음재일법회
매주 금요일 10~14시 대비주기도
매주 토요일 18~21시 천자문 강좌
2. 곤지암 우리절 법회
매주 일요일 10:30~13:00 일요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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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라타너스 나무 밑둥이 애처로워]
04/24/2018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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