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공부할 때, 독일인 친구들이 이렇게 말한 적 있었다. "너는 민주주의가 몸에 밴 것 같진 않아..."
기분 나빴다. 그런데, 좋은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니 이유가 궁금해졌다. 친구들이 친절하게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작은 일에, 일상에서 민주주의 자세가 생활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소 삶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옳은 지적이었다. 내 생각은 민주주의를 향하는데,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군사정권 아래 청소년기 살았고 군대 생활 영향이 남아있었다. 설교 실습할 때, 교수님은 내 표정, 몸짓, 언어에 파쇼 느낌이 많다고 정확히 지적하셨다. 반성하고 고쳐야겠다고 결심했다.
남미 엘살바도르에 살 때 여러 충격을 경험했다. 독재정권과 싸우는 사람중에 아내를 손찌검하는 사람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투신하는 신부중에 신자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민주주의 위해 애쓰는 사람중에 파쇼(독재), 마초(남성우월주의), 엘리트주의에 빠진 사람도 적지 않았다.
나처럼 종교물 많이 먹은 사람들에게 평등 의식이 특히 부족하다. 목사신부, 신학자들도 평등 의식이 많이 모자란다. 지금 나는 꼰대 아닐까. 파쇼 아닐까. 마초 아닐까. 엘리트주의에 빠진 사람은 아닐까.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않는가. 계속 나 자신을 반성하고 고치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