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향 소꿉친구들 5명 회원 오삼밭회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유년시절 아래 윗집에 살던 벗들이다. 어머니들 끼리도 친구, 아버지들 끼리도 친구, 그 자손인 우리들 끼리도 친구로 한 동네에서 자라왔다. 일 년에 3, 6, 9, 12 둘째 주 목요일이 정기 모임날이다. 이번에는 12월 8일 목요일이 모임날인데 내가 충남보령문협 출판기념회가 그날 있어서, 보령문협 출향문인인 내가 대천에 가야해서 한 주를 당겨서 오늘 모인 것이다. 장소는 소래포구다. 대전, 수원, 부천, 안산에서 온다. 그래서 각자 소래포구에 와서 전철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제일 먼저 와서 소래포구 역 주변을 돌아보았다. 11시 경 벗들이 모두 모여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소래포구 바닷가 쪽으로 이동했다. 일제시대 염전이 있었고 거기서 나오는 소금을 실어나르기 위해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협궤열차가 지나던 곳이다. 두 아들을 기를 때 협궤열차를 탔던 기억이 난다. 1937년에 개통되어 1995년 12월 31일 폐선될 때까지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서민들의 애환과 연인들의 추억을 담았던 수인선 협궤열차는 사라졌지만 소래포구의 철길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바닷길을 건너는 다리로 이용되고 있다. 다리를 건너면 어시장으로 연결되는데 새우와 젓갈, 꽃게로 유명하며 노천횟집 100여 곳이 성업 중이다. 횟감을 떠서 포구로 다시 나가 선착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먹을 수도 있다. 또한 멸치젓, 꼴뚜기젓, 밴댕이젓, 게젓 등 젓갈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로 각종 젓갈이 풍성하다. 1960년대 실향민들이 어선 10여 척으로 근해에 나가 새우잡이를 하면서 만들어진 포구는 썰물 때는 갯벌 위에 올라 있는 어선들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내며 이 어선들은 밀물 때가 되면 다시 바다로 나가 그날 잡은 싱싱한 생선들을 어시장으로 실어 나른다. 매월 음력 보름 3일 전부터 3일 후, 그믐 3일 전부터 3일 후에 찾으면 좀 더 풍성한 어시장 나들이가 된다. 김장철이면 젓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걸음 옮기기도 힘들 정도가 되며, 해질녘 풍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과거 염전이 있던 자리에는 해양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염전 창고를 개조해 만든 생태전시관과 염전학습장, 갯벌체험장 등이 즐거운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바다 건너의 시흥과 다리로 연결되어 한층 교통이 편해져 휴일 전날이면 더욱 불야성을 이룬다.
소래포구 해변을 따라 길게, 넓게 어시장이 늘어서 있다. 곁의 오붓한 바다는 바닷물은 다 빠져 갯벌만 드러나 있다. 아파트들 건물이 오롯하게 보이고, 갯벌이 있고, 어시장이 있다. 도시와 바다와 어시장이 연결된 멋진 풍경이다. 어시장을 구경하고 횟집에 들러 회정식으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했다. 그리고 어시장에 다시 들러 건어물과 조개젓, 새우젓 등을 샀다. 치구들은 무거운 해물 꾸러미를 들고 화사한 웃음으로 시가지를 걸어 소래포구역으로 다시 왔다. 날씨도 춥고, 해물이 무거워서 오늘은 그만 집으로 가기로 했다. 만나면 많이 웃고, 헤어지기는 아쉬운 시간이다. 내년 4월 마지막 주에는 목포 쪽으로 철도여행을 가기로 했다. 오이도행을 모두 함께 타고 곳곳에서 하차했다. 바다 향기, 해물 향기 그윽한 소래포구의 나들이로 어린 시절의 우정을 더욱 다지며 참 흐뭇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