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겨울 2월 쯤에 우연히 스마트폰으로 '오다리'를 검색했다.
여러 개의 사이트가 떠서 그걸 찾아서 읽어보니
이것도 수술해서 고칠 수 있었다니!!
나는 왜 여태껏 그것도 모르고 이렇게 한많은 다리로 살아왔던고?
갑자기 내가 바보스러웠다.
이 좋은 세상에 나는 왜 여태껏 이렇게 살았을꼬? 싶어서
이때부터 마음이 갑자기 급해졌다.
당장 서울가서 수술하고 싶었다.
남들에겐 말 못해도 나는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2월 16일 수술 전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에 올라갔을 때
나는 당장 다음주라도 수술하고 싶었는데
날짜가 다 잡혀있어서 3월 6일로 정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3월 6일까지 기다리는 게
내 인생의 가장 긴 시간 같았다.
겁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걱정거리가 한가득 생겨났다.
그래도 나는 '잘될거야' 하며 나를 다독였다.
3월 6일에서 3월 13일까지의 이야기는
'수술후기&경험담-수술 8일간의 이야기'에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수술을 하게 된 건 물심양면 전적으로 신랑의 도움 덕분이다.
수술비용을 대주고 퇴원 후 지극정성으로 나를 돌봐줘서
세상에 이런 신랑이 어디 있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퇴원 후 한달여간 바쁜 와중에도 매일 집에 들러서
점심으로 전복죽을 해주었고 저녁에 고기와 야채를 마련해줘서
나도 빨리 회복할 심정으로 주는 대로 잘 먹었다.
원래 내가 식성이 좋은 것도 있었고,...
그래서 삼시세끼 꼬박 잘 챙겨 먹는다고 '삼식이'가 되었네~
홍화씨환과 암웨이의 칼맥도 매일 챙겨먹고 두유도 매일 두개씩 마시며..
집에 와서 처음엔 화장실 가기가 힘들었다.
턱도 있고 잡을 게 없어서 벽을 짚고 용을 쓰며 일어나
목발 잡고 조심히 나와야 해서..
큰방 화장실은 바닥에 물기가 없어야 해서 나만 사용하였다.
이것도 며칠하니 나름 적응도 되고 요령이 생겼다.
퇴원 후 이틀 지나 새벽에 통증이 오는데
병원에 있을 때 받아둔 진통제 한 알 먹으니 좀 나아지네.
(퇴원 시에 진통제 처방 꼭 받으세요.
전 퇴원 시 먹는 약에 포함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말 안 하면 진통제 안 주거든요.)
집에 와서 진통제 2번 먹었네... 병원에 있을 때 받아놓은 거.
퇴원 후 이틀째 혼자 잠깐 서기가 되고
세면대 부여잡고 혼자 머리 감았네.
이틀에 한번씩 퇴원세트 가져온 걸로 소독하고
병원서 가르쳐 준 운동 매일 조금씩 하며 매일이 그렇게 지나가고
3월 20일(수)
아침에 퇴원 때 주는 먹는 약이 끝났다.
3월 22일(금) .. 퇴원 후 10일째 되는 날
소독하고 압박스타킹 착용, 난 붕대보다 나았다.
처음에 신을 땐 힘들었는데 이것도 요령이 생기고
3월 23일(토)
침대에 앉아 발톱깎고
보조기만 한 상태로 뒤뚱거리며 걸어본다. 잠시~
한결 좀 나아진 기분이 든다.
3월 24일(일)
수술 후 처음으로 샤워해본다.
20일만이네. 화장실 욕조에 걸터앉아서
난 수술 전에 매일 사우나 다니던 사람이라
못 씻는 것에 대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네.
나도 못 씻으니 허연 각질이 일어나는데
어쩜 이럴수가~ 헉ㅜ 꺅!!
씻으니 살 것 같네.
갑갑해서 신랑이 드라이브 시켜주네.
보조기 착용하고 목발 잡고~ 아직 계단 턱이 높게 느껴진다.
3월 25일(월)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3월 26일(화)
혼자 화장실 욕조에 걸터 앉아 샤워함.
3월 27일(수)
심심해서 집에 있는 사이클 1에 맞춰 놓고 타보니 잘 되네.
10분 정도 페달을 밟아 본다.
이제 매일 해봐야겠다.
3월 28일(목)
소독 후 여전히 매일의 일상으로.
아침 점심 저녁으로 10분씩 사이클 타기도 가능.
3월 29일(금)
목발없이 보조기만 착용하고 뒤뚱거리며 집안을 돌아다니다
집이 엉망이라 목발 한쪽만 끼우고 반대 쪽으로 청소기 돌리며 집 청소.
3월 30일(토)
따뜻한 햇살이 좋은 날이다.
우리 동네 근처 강정보 드라이브 가서
보조기 없이 목발로만 한바퀴 운동장 돌았다.
압박스타킹 위에 살색 팬티 스타킹 신고 미니스커트 입고 다녀옴~
다른 사람이 보면 웃겠지?
저녁에 잠 잘오라고 샤워했는데 왜 이리 밤마다 잠이 안 오는지...
잠 안 오는 병에 걸린 것 같다.
3월 31일(일)
오늘은 쌀쌀하다.
벚꽃 구경하러 두류공원도 가보고 성당못도 가봤는데 사람들로 북적북적.
보조기 없이 목발로만 좀 걷다 옴.
4월 1일(월)
매일의 일상이 갑갑해서 아파트 현관 계단 잡고
올라가고 내려가기 연습해봄.
4월 2일(화)
목발 보조기 없이 집안을 걸어다녀 본다.
무리하지는 않으며...
4월 3일(수)
매일의 일상과 목욕, 운동.
욕조에 물 받아서 몸 좀 담그고 나오면 시간도 잘 가고~
4월 4일(목)
매일의 일상과 운동.
4월 5일(금)
매일의 일상과 목욕, 운동.
4월 6일(토)
목발, 보조기 없이 미장원 염색하고 옴.
신랑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안전을 위해서~
우리 신랑이 살 빠졌네. 간병이 만만찮은 가보다.
4월 7일(일)
아울렛에 목발, 보조기 없이 쇼핑 갔다옴.
마음처럼 몸이 잘 움직여지지는 않아서 대충 보고만 옴.
4월 8일(월) .. 수술 후 34일째 되는 날
목발, 보조기는 집에 놔두고 등산스틱 집고 혼자 동네 은행 다녀옴.
햇살도 쬘 겸 천천히 다녀옴.
4월 9일(화)
아직 운전은 안 된다며 신랑이 잠깐 드라이브 시켜주네.
음악 들으며 잠깐 드라이브 하고 오니
콧구멍에 바람 들어갔다고 좀 덜 답답하네.
4월 10일(수)
꽃샘추위가 시작 됐는지 쌀쌀하다,
오늘도 오후에 신랑이 드라이브 시켜주네.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4월 11일(목)
새벽에 눈 왔다네~ 아침에 보니 도로가 젖어 있네.
매일 똑같은 일상과 목욕, 운동.
오후에 또 신랑이 드라이브 시켜주고~
4월 12일(금)
오늘은 혼자 내 차를 운전해보니 가능해진다.
그래서 치과 스케일링도 가고 속눈썹도 붙이고 오고
아는 동생 샵에 가서 좀 놀다가 오니
이렇게 하루가 금방 가는거였나? 싶은 생각이 드네.
10시에 나가서~ 6시에 오니 하루가 다 지나간 느낌.
4월 13일(토)
뉴본 재진일이라 신랑이랑 서울 다녀옴.
보조기 반납하고 목발없이 다녀옴.
306호실에 가서 키 크는 수술한 동생(아직 병원에 있어서) 만나고
308호실에 가서 간병인도 만나고.
후기올리신 분도 직접 뵙고 모두모두 반가웠어요.
그리고, 병원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었는데
KTX 타고 가면서 음악 듣는 바람에 배터리가 다 나갔어요.
번호를 몰라 연락을 못해 결국 못 만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배터리를 하나 더 챙겨왔어야 하는데 새벽에 나오는 바람에 깜박했거든요.
수술 잘 될거니 걱정마시고 뉴본 임창무 선생님께 꼭 받으시길 권합니다.
적극 강추합니다.
이제 걸음걸이랑 더 예쁘고 건강한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병원서 내준 프린트 보고 운동 더 열심히 해야될 거 같아요.
선생님이 저는 회복 빠르다고, 수술 잘 됐다고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 수술이 저 20대 때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내 지나간 청춘이 아까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녀 때 오다리 교정 '맞춤 보조기' 제작해서 착용해보고
20년 전에 XX 체형미 오다리 교정 다녀보고
예전에 서울의 XX 재활의학과 다녀봤는데
다 소용없었어요.
지금이라도 선생님이 계셔 수술을 받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제가 복 많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평생의 은인, 임창무 선생님!
선생님은 행복을 주는 '신의 손'이니
전생에 나라를 몇 개나 구하셨는지요?
선생님! 이 은혜는 두고 두고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우리 남편! 정말 고맙습니다.
두고두고 잘할게. 사랑해♥♥♥
수술 후 40일째의 사진
첫댓글 다리의 라인이 참 고우시네요~^^
회복도 많이 빠르신것같구요.
쓰신 글을 읽다보니 제 입원기간이 생각나요~넘 생생하게 잘 쓰신것같아요~ㅋㅋ
전 회복도 늦고,겁도 많고..해서므넹 8주가 넘었는데도 바깥 외출은 거의 안하고있는데,역시 회복 빠르신분들은 저와 많은 차이가 나시네요~##;
아무쪼록 뉴본걸님도 재활치료 잘 하시구요,
예뻐진 두다리로 인해 더더욱 행복한 봄이 되시길 바랄께요~*^^*
토리맘님~고맙습니다~수술 선배시네요~아직은 저도 안전을 최우선시해서 무리하지는 않으려고해요~님도 곧 더 좋아지실꺼에요~맘이 너무 예쁘세요~종종 소식 전해주세요^.^~즐밤 보내시구요~.^
정말 예쁘게 잘 되신것 같아요 전308호 환자입니다 재활 잘하시고 관리도 잘 하세요
40대‥님~고맙습니다~님도 재활 열심히 하시고 빠른 회복하시길 바랄께요*^^*
죄송하지만~ 사진찍으실때 무릎 앞으로 살짝 구부리시고 찍으신건가요?^^
아뇨~아직 회복중이라 그렇게 되네요~시간이 지나면 점점 일자다리로 된다네요~ 재활운동많이 해야해요~
신랑분 넘 멋지시네요 ㅎㅎ
다리라인더 너무 예쁘게잘되셧네요 축하드려요~
망디님~고맙습니다~ 신랑한텐 평생 잘해야할것같아요^.^~제 오랜 소원을 이루게 해주어서요~ 저도 착하게 봉사하며~ 살려고 결심하고 노력중입니다^^모두 원하는 일~성취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_()()()_
전 수술 20일째입니다 후기보고 용기가 생기네요 전 혹시나 보조기 목발없이 몇발걷다가도 수술부에 타격이 생길까보 겁났는데 더 열심히 움직여 봐야 겠네요~~~용기주세 감사합니다 글구 명품다리 넘 이~~~뻐용^^
아름이님~감사합니다~지금 한참 갑갑할때죠? 저도 그땐 집에 콕 박혀 지내서 드라마를 얼마나 봐댔던지?!?! 전 그전엔 tv에 관심도 없었는데~ㅎ~몸에 좋다는거 많이 챙겨 드시고 재활 잘 하길 바래요~전 지금 수술후57일 째인데 미니스커트나 짧은 반바지입고 매일 나가요~~집 잘나가는 병 생긴거같아요~ㅎ~다가올 여름 생각하며 화이팅!!
진짜 부러우세요~다리도 너무 이쁘시구여^^~
게다가 신랑님께서 너무 멋지신것같아요~~ 예쁜 모습으로 평생 옆에서 함께 하시면 남편분도 행복할꺼예요~~*^^* 며칠전에 이 카페 알고 들여다보는데~ 다리가 휘어 본 사람만이 아는 그 행복감을 저도 빨리 느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