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진 날씨, OO간염 주의보..."익혀먹고, 위생수칙 지켜야"
바이러스성 간염인 E형 간염 더워지면 위험↑
1% 수준서 간이식 요하는 '급성 간부전' 발생
손 자주 씻고 음식·물은 익히거나 끓여서 섭취
날이 더워지면서 위생과 관련된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으로 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E형 간염 바이러스(HEV) 간염은 A·B·C형 간염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주의할 필요가 있다.
16%가 급성 간염...2015년 4만명 사망
8일 의학계에 따르면 E형 간염에 대한 인식이 낮은 만큼 한국에서 E형 간염은 지난 2020년에야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관리가 시작됐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E형 간염으로 목숨을 잃는 환자가 많다. 2015년에는 4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2000만명 이상이 E형 간염에 감염되고, 16%가량이 급성 간염을 겪는다.
국내 환자는 2020년에는 191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494명, 2022년 528명으로 집계됐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월에 가장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질환은 여러 가지 발생 원인이 있다. 환자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해서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동물의 덜 익힌 담즙, 간, 와인 안주인 하몽이나 살라미와 같은 육가공 식품, 고기, 조개류 등을 직접 섭취하거나 기구 등 매개물을 통한 교차 감염이 주요 전파 경로다. 주사기, 수혈, 임산부·태아 수직감염으로도 감염된다.
더운 날씨에 생간, 육회, 어패류 주의해야
한국에는 여러 식재료 등을 날 것으로 먹는 문화가 있는데, E형 간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 요즈음에는 소의 생간, 육회, 어패류를 먹으면 감염 우려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간염원인 바이러스가 대장과 소장 등을 통해 내장 혈류로 들어가 간으로 진입하고, 간세포 안에서 증식하게 되면 간에 염증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잠복기는 15∼64일로 이 시기가 지나면 발열, 구토, 복통, 황달, 관절통, 피로감, 식욕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 감염도 많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감염을 전파할 수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E형 간염 환자는 증상 치료와 더불어 충분한 휴식 및 영양 섭취를 병행하면 관련 증상이 호전되고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E형 간염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증상이 심해져 후유증이 발생하거나 만성간염 및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1%는 간 이식 필요한 급성 간부전 발생
E형 간염 환자 중 1% 정도에서 간 이식이 필요할 정도의 중증질환인 급성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민간요법이나 한약재 등을 임의로 복용하다가 간에 무리를 주고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의원을 찾아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처방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술, 담배, 과식, 무리한 운동은 자제하고 고른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
또 손 씻기의 생활화,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 먹기 등을 통해 감염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위생적인 조리환경을 정비하고 설사 등 증세가 있다면 혹시 모를 E형 간염 전파를 막기 위해 조리를 피해야 한다.
임태원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을 통해 본인도 모르게 감염이 될 수 있는 질환이므로 평소에 안전한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날씨가 점점 더워질수록 바이러스성 간염은 물론, 음식물 섭취로 인한 식중독 등 소화기계 질환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E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이 없으므로 일반적인 예방법으로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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