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서해 태안으로의 낚시휴가를 출발했다.
이틀간의 야영낚시를 계획했으므로 짐이 많아져버렸다.
찾아가는 길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휴가철이라지만 귀경차량이 더 많아선지
차량정체는 찾아볼수 없을 만큼 상쾌한 여행길이었다.
애당초 신진도를 택한 이유는 해수욕장이 없어서 야영객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1.5 제곱킬로 정도로 아담한 섬인데다 방파제와 항구등으로 진정한 꾼들이
예전부터 많이 찾는 명소로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사진에서 본 한적한 방파제에는 10M간격으로 낚시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고
등대가 있는 목좋은 곳은 낚시대를 드리울 곳조차 없었다.
의외로 야영객도 많아 왠지 고기가 잡힐 것 같지 않다는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
어쨌든 계획한데로 텐트먼저 설치하고 먼길을 달려온 피곤을 잠재웠다.
8월 8일 AM 9:30
두시간이나 늦잠을 자버렸다.
텐트에서 나와보니 이미 해가 중천이다.
어제 봐두었던 갯바위와 붙어있는 테트라포트엔 이미 다른사람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낚시인파가 방파제인근으로 거의 30명은 족히 되어보인다. 재미삼아 원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갑자기 낚시하기가 싫어졌지만 낚시장비를 챙겨두었다.
참치죽을 끓여 공복을 채우면서 내가 점찍은 명당의 낚시꾼이 다른곳으로 이동하기만을
기다렸다.
결국 그곳에서 채비를 하였는데 신진항에서 크릴 사온다는 걸 빼먹었다.
다시 갔다오려면 시간도 문제지만 자리도 문제였다.
바로 옆 수퍼에선 청갯지렁이만 팔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지렁이를 미끼로 흘림채비를 하였다.
밑밥도 없고, 감성돔 전용크릴바늘에 갯지렁이 하나 길게 늘어섰지만
이미 나의 모습은 강태공의 진지함 그 자체였다.
방파제쪽에선 이따금씩 학꽁치와 놀래미가 올라오는듯 했지만 이자리를 고수했던 건
반유동 흘림낚시를 연습하기에 더 없이 좋아보여서 였다.
오른쪽 갯바위쪽으로 들어오는 조류는 내 앞을 지나 방파제에 부딪힌다.
수심은 족히 5~8m는 되어 보였다.(실제로 나중에 들어가 확인함)
그곳은 우럭새끼들의 탁아소였나보다.
약 3~4시간동안 지긋히 채비를 흘렸지만 가라앉기도 전에 우럭새끼가 걸려나온다.
잡히는 족족 던져버렸지만 이내 올라오는 우럭새끼들...
아까 그녀석이 또 올라오는지 싸이즈도 다 고만고만했다.(엄지만함)
결국 우럭새끼때문에 낚시를 접고 다른이들처럼 원투대를 꺼내들었다.
10호줄이 150m 감겨있는 큰 릴에 가장길고 강한 원투대를 꺼내어 우럭채비를 하였다.
쉴새없이 항구를 빠져나가는 선박들,뱃고동소리에 유람선의 안내방송,
재미삼아 낚시하는 꾼들의 떠들썩함때문에 결국 신진도 낚시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원투대로는 손바닥만한 놀래미 한마리를 올리는데 그쳤다.
점심계획은 매운탕이었으나 조과가 없으므로 라면으로 때우고
장비를 챙겨 다른 지역의 포인트를 찾기로 했다.
오후엔 이동하던중 몽산포해수욕장에 들렸는데 지극한 썰물이었다.
오늘 낚시는 이쯤에서 접고 내일로 낚시를 연기해야만했다.
8월 9일
또 늦잠을 잤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나은 9시쯤에 기상했다.
텐트가 아닌 침대딸린 모텔이라 숙면이 가능했다.
가뿐한 몸을 이끌고 국도변으로 나왔는데 목적지가 없던 나는 큼지막한 낚시가게에 들렸다.
처음 사보는 크릴...
나는 마치 경력자인양 크릴두장에 파우더를 부탁하면서 은근히
이지역의 포인트를 물었다. 그랬더니 만리포쪽으로 가란다.
만리포도착 전 지방도로 우회전 하면 있는 파도리라는 마을인데
인파도 없고 갯바위가 완만해서 공략하기도 쉽다했다.
그곳에서 약 30분 가량을 달려 가게주인이 얘기한 파도리에 도착했다.
(사실 파도리 해수욕장은 근처에 따로있고 이곳은 이름없는 곳이었음)
언급한데로 인적이 드물고 매우 아늑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마치 여기서 낚시하라는 듯 갯바위들이 보기좋게 들어서있었다.
서둘러 장비부터 챙겼다. 아침식사를 걸른 이유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고기를 못잡으면 굶을 각오가 되있었기 때문이었다.
갯바위를따라 15분정도 이동하여 보기좋은 갯바위포인트를 찾아냈다.
채비를 하면서 나의 눈은 내내 바다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채비를 흘리면서 본격적인 낚시에 돌입했다.
TV에서 본 것처럼 밑밥을 뿌려대면서 대어를 기다렸다.
볼펜 심지만한 학꽁치떼들과 주먹만한 복어 한마리가 날 비웃기라도 하듯
밑밥주위를 순회한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이 서서히 녹기 시작할즈음 입질이 오는 듯 했다.
힘껏 챔질을 해보였지만 수중여에 보기좋게 걸리고 말았다.
결국 다시채비했지만 이내 또 걸린다.
들물이 되면서 멀리던진 채비가 되돌아 오다가 걸리는 것이었다.
목이말라 아이스밖스의 시원한 물을 꺼내려는데 아이스 박스가 물위에 둥둥 떠
있는게 아닌가! 예상보다 물이 많이 차 있었다.
순간 내가 이동해 온 길을 돌아보았다.오손도손 박혀있던 작은 갯바위들이 모두
물에잠겨 사라졌다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 벼랑만 남아있었고,잔잔하던 파도는 마치 강원도의 그것처럼
거세지고 있었다.아찔했다.
주섬주섬 장비부터 두서없이 챙겼다.
왜 이렇게도 널려 놓았는지 집어든 물건을 자꾸 떨구었고 소중한 바늘뭉치를 바다에
떨쳐버렸다. 대충챙긴후 뒤도 안돌아보며 그곳을 빠나오는데 물에 빠져야하는 상황이
빈번했고 미끌어져서 이곳저곳 상처도 생겼다.아픔도 잠시 물이 더 차오르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결국 백사장에 도착한 내 몰골은 우스꽝스런 낚시초보 그 자체였을 것이다.
주위에 쳐다보는 이들이 없음을 위안삼고 근처에서 잠시 쉬었다.
두장을 으깬 크릴이 아직도 시원했지만 근처에서 갯바위 낚시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원망스런 들물에 화라도 내듯 바닥에 쏟아버리고 장비를 대충 차에 실었다.
몸은 만신창이,천근만근인데 배가 고파왔다.
어제저녘에 카레해먹고 남은 당근을 씹으면서 나의 부족함을 되새겼다.
귀경길은 올때와는 달리 차량정체가 심해 나의 피로를 더욱 가중시켰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은 이미 다음 출조를 계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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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했습니다.
낚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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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궁 고생하셨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