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한파 몰아친다…작년 4분기 영업익 27% '급감'
증권사 6곳 합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35.79% 감소 추정
고금리·부동산PF 리스크 영향…"올해 수익원 대부분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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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가량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증시 하락장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미래에셋·삼성·키움·NH투자·대신증권 등 6곳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 전망치는 총 8437억원이었다. 2021년 4분기 영업이익(1조1587억원) 대비 27.18% 감소한 수치다.
6개 증권사의 매출액 전망치는 1조9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6% 줄었고, 순이익은 35.79% 감소한 6021억원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메르츠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에서, 순이익은 대신증권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오른 1970억원, 매출액은 19.1% 오른 3715억원으로 추정됐다. 순이익은 20.4% 줄어든 1510억원이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대신증권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62.8%나 급감한 250억원으로 추정됐고 매출액도 36.5% 감소한 1260억원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5.2% 감소한 1283억원, 키움증권은 36% 줄어든 1589억원이다. 삼성증권(-28.8%)과 미래에셋증권(-15.2%)은 각각 1355억원, 1991억원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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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올림픽파크포레온)의 모습. 2022.1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거시경제(매크로) 환경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대규모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 위탁매매수수료가 줄어들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에서 자기매매 관련 운용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중 내내 금리 상승의 피해를 보면서 채권의 금리 민감도를 크게 낮췄기 때문에 금리 하락 수혜는 적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증시와 부동산의 동반 부진으로 연말 자산 재평가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9월 이후 신규 PF 거래가 급감했고 거래대금도 감소세"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실적이 올해 조속한 반등 모멘텀을 잡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PF 관련 위험이 금융업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했다. 위험 부담 주체가 다양한 데다 실질 만기도 축소돼 신용 리스크·유동성 리스크 겹악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PF 유동화증권 만기는 내년 1분기에 집중돼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PF시장 연착륙 지원 방안과 주거용 부동산 청약 관련 규제 완화 발표 등으로 증권사 실적 변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지난 3~4년간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증권사 대부분의 수익원이 역성장할 것"이라며 "증권사 영업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1] 2023.01.25.